환경관리부실 해군기지건설 제주 강정해안가 초토화

10일, 국회의원관서 동아시아 연산호 보호 위한 국제심포지엄
문슬아 | eco@ecomedia.co.kr | 입력 2014-06-11 10: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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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가 세계 평화의 섬으로 지정된 지 어언 9년. 그러나 제주의 작은 마을 강정이 심각한 갈등의 현장이 됐다.

 

2007년 해군기지 신축부지로 선정된 이후 2011년 기지건설 공사가 강행되기 시작하면서 지난 7년간 강정마을에서는 정부의 공사강행, 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대다수 주민들의 반대와 평화적인 저항이 지속돼 왔다. 특히 강정앞바다 인근의 환경오염문제는 끊임없이 도마에 올랐다.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부지 인근에는 붉은발말똥게, 맹꽁이, 새뱅이, 남방큰돌고래 등 각종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다. 해군기지 부지에서 2.3Km 떨어진 범섬은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보전지역인 동시에 천연기념물 421호로 지정돼 있다. 특히 강정마을 앞바다는 천연기념물 442호 연산호 군락지이다. 강정등대와 서건도, 범섬과 기차바위 일대는 종 다양성과 규모면에서 제주연안 연산호 군락지의 핵심지역이다.

 

그런데 2012년부터 제주해군기지 해상 공사가 본격화 되면서 연산호 군락지 훼손 우려가 여러차례 제기됐다. 하지만 공사현장은 환경단체와 국회, 언론은 물론 주민에게 조차 공개된 적이 없고, 관련 자료도 충분히 제공되지 않아 해군기지 건설이 주변 해양생태계 등에 미치는 영향과 이에 대한 저감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진지한 자리는 그동안 마련되지 못했다.

 

이에 군사기지가 산호군락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동아시아 연산호 보호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이 지난 10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렸다. 강정마을회,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와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주관, 국회 생활정치실천의원모임이(대표 이미경 의원)주최했다.

 

훼손된 오타방지막 부유물, 조류 변화로 인한 침전물 등

산호초 서식 위협에도 조사지점 여전히 엉터리

△  '동아시아 연산호 보호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이 지난 10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사진은 폼페이 해양환경연구소의 사이먼 앨리스 박사(좌) 심포지엄의 좌장을 맡은 최종덕 상지대학교 교수(우)

 

산호초는 세계 어장 형성에 매우 중요한 요건이다.

 

폼페이 해양환경연구소의 사이먼 앨리스 박사는 '동아시아 산호 분포 현황, 그 중요성과 위협 요인'이라는 주제의 발제를 통해 "산호초는 해양 어류의 약 25%의 산란장 역할을 하며, 잘 관리된 산호초는 연간 15톤의(km2)의 해산물 생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제주 인근 연산호 군락은 주요 어장과 양식 어장을 지탱해 주기 때문에 어장 생산성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주 강정 앞바다의 연산호 군락이 지역의 문화적 전통과, 해녀 등 어업산업의 생계, 해안지역사회에 중요한 추가 소득원인 관광 등 여러 부분에서 상당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공사가 강행되면서 부적절한 개간이나 토지활동으로 침전물이 산호초로 흘러 내려가거나, 산호초를 지탱하는 조수 및 해양 조류에 변화가 일어나는 등 잘못된 개발 관행으로 인한 연산호 군락의 환경 위협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해군기지 건설현장에서 자갈이 바다로 무더기 투기되고, 훼손된 오타방지막 부유물이 떠다니고, 조류가 멈춰 침전물이 가라앉는 등 공사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문제가 속출하고 있다.

 

△ 윤상훈 녹색연합 협동사무처장

윤상훈 녹색연합 협동사무처장은 "자체적으로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한 결과 강정등대의 경우 방파제 조성으로 인해 조류의 흐름이 막히면서 생긴 침전물이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산호초는 조류 흐름에 따라 팽창해야 하지만, 강정등대 주변의 산호초는 피지도 못하고 있고, 바닥에는 2012년 방조제 건설 전에는 보이지 않던 쇳가루 같은 침전물들이 발견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조류변화로 인한 생태계 위협에도 불구하고 조류변화 예측 지점에 모니터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현재 모니터링 지점에 더해서 침전물의 영향 받는 지점의 조사를 병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의 이영욱 활동가 역시 "강정등대 주변은 조류 변화도 심하게 나타나고 있고, 부유물질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어 이 지역에 대한 연산호 서식실태는 악화상태"라며 조사지점 재검토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이영복 한국종합기술 상무는 "조류변화 지점과 조사지점에 대한 차이를 인정한다"며  "강정등대나 서건도 지역도 중지를 좀더 정밀한 관심을 갖고 조사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실효성 있는 환경영향평가 재검토 불가피해

필요에 따라 건설중단 조건까지 포함해야 

△ 제임스 마라고스 박사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 관리국의 제임스 마라고스 박사는 '아시아태평양 사례, 군사기지와 산호 군락의 영향' 발제를 통해 팔미라북부 라인제도 미 해군기지, 마셜제도 미군 미사일시험기지 등 해군기지 건설이 인근 해양환경은 물론, 지역 주민의 생활전반에 미친 영향에 대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해군기지 건설로 인한 환경파괴 문제에 대해 사전조사와 대안을 제대로 세우지 않고 건설이 강행된 경우 얼마나 비극적인 일을 초래하게 되는지는 이미 여러나라의 사례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며 "기지 건설 전후는 물론, 건설 과정 중에도 환경 모니터링 및 사후조치에 관한 사전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환경영향평가서가 시방서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건설업체 소속이 아닌 독립적인 현장 환경 모니터링 담당자 선정부터 필요하다면 건설 중단까지 갈 수 있는 조건이 포함된 시방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상훈 사무처장은 "문화재청과 환경부의 법적 보호종 보호계획 및 다양한 훼손 요인이 재검토돼야 한다"며 환경영향평가의 재검토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또한 "야생생물 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해 인위적 요인으로 멸종위기가 있는 경우, 공사 중단 등의 권한이 환경부에 있다"며 "환경부의 재량으로 해군에게 공사중단을 명령하고 장기대책을 먼저 수립하는 등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송기판 영산강유역환경청 환경평가과장은 "협의내용의 성실히 이행되고 있는지를 꼼곰히 따지고, 변경이 필요하다면 협의내용변경 절차를 통해 시고하는 등 노력하겠다"며 "현재 사후 영향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부분들도 심도있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자연보존협회의 아베 마리코 박사는 '오키나와 사례, 군사기지와 산호 군락의 영향'이라는 발제를 통해 "오키나와에는 미군기지 상당히 많지만 운영함에 있어 실제로 해양오염에 대해서는 진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는 상당히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매일 군함을 세척하는 과정에 사용되는 세제, 또 소음으로 인한 공해. 최근에 발견된 '에이전트 오렌지'라는 제초제 사용 등 오키나와의 미군기지가 환경에 상당한 피해를 주고 있다"며 "비슷한 사례의 강정의 경우 미군기지 운영중 환경오염 피해에 대한 사전 검토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군사기지 건설 이후 제주도민 생활 변화

사회적 영향 등 사전 검토돼야 

△  '동아시아 연산호 보호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이 지난 10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제임스 마라고스 박사는 군사기지 건설과 관련, 환경오염 문제와 더불어 군사기지 시설이 앞으로 제주도와 주민 전체에 어떠한 사회적 영향을 끼칠지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사기지 건설에 앞서 관료나 국가의 의견을 먼저 묻는 것이 아니라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주민들의 견해를 먼저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강정의 경우 군사기지가 제주도민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한 연구가 잘 이뤄지지않은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세계 수많은 군사기지건설 사례에서 주민들을 어떻게 보호할것인가에 대한 노력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을 많이 봤다. 오키나와 등 여러 곳에서 사람들이 인권적, 생계적으로 끔직한 상황을 당면하고 있는 곳이 많다"며 "단순히 항구가 건설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변화가 크게 일 것이기에 진지한 고려와 사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이먼 엘리스 박사도 "실제 사회경제적인 측면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지역 주민들의 건설에 대한 시각이 어떤지, 실제 공사 중에 어떠한 영향이 있는지, 공사가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 강정마을 해안에 들어서는 제주해군기지 건설공사가 연산호 군락지 등 주변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수중조사가 이뤄진다.

 

11일 오후 제주 해군기지 공사현장 일대에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종보존위원회 산호초전문가 그룹위원인 제임스 마라고스 박사를 포함한 해외전문가 등이 해군기지공사장 오염저감 조치 상황과 오탁방지막 등 환경저감방안 설치 관리 실태를 살펴볼 예정이다.

 

△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12일부터 14일까지는 제주해군기지 공사현장 인근의 연산호 군락지인 강정등대와 서건도, 범섬과 기차바위 등 서귀포 해양 곳곳의 연산호 군락지 수중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포럼을 주관한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군사기지 건설과 관련해서는 소위 안보논리로 마치 치외법권처럼 환경관련법들이 사사로이 무시됐던 것이 사실인데, 국민들의 건강권과 환경권이 충분히 존중받고, 인간과 자연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적, 본질적 가치다"고 밝혔다.

 

그는 "군사기지 내 환경조사 실시하는 것이 매우 쉽지 않다. 국회와 시민사회 언론이 국내외 전문가들이 구성된 환경조사단이 공사장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는데 정부당국의협조 감사드린다. 우리 모두에게 의미가 있는 조사와 연구결과가 나올 거라 생각된다"고 덧붙였다.[환경미디어 문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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