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치유농업의 날' 동양대 세미나…기후위기·고령사회 해법으로 주목

"좋은 제도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이 직접 경험하는 것"
농지법 개선·국가 거버넌스 구축 한목소리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6-07-09 10: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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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치유농업은 더 이상 농촌 체험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국민의 정신건강과 생태 건강을 회복하는 국가 치유서비스가 되어야 합니다."

박민근 한국치유농업협회장의 이 한마디는 올해 '치유농업의 날' 기념 세미나의 방향을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 2026 치유농업의 날 기념 세미나 단체 기념촬영


지난 16일 경기도 동두천시 동양대학교 동두천캠퍼스에서 열린 '2026 치유농업의 날 기념 세미나'에는 전국에서 모인 치유농업사와 연구자, 대학 관계자, 공공기관 실무자 등 70여 명이 참석해 치유농업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했다.

동양대학교 산학협력단 치유농업연구센터와 한국치유농업협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세미나는 단순한 학술행사를 넘어 치유농업이 기후위기와 초고령사회, 지역소멸 시대의 새로운 사회적 인프라가 될 수 있는지를 모색하는 자리였다.

행사에는 경기도농수산진흥원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식품유통교육원, 농협대학교, 신한대학교 등 다양한 기관 관계자들도 참석해 치유농업의 정책 방향과 산업 발전 방안을 함께 논의했다.



기후위기 시대, 치유농업은 사회적 자산
축사에 나선 김완식 경기도농수산진흥원 농어촌활력부장은 치유농업을 "기후위기와 디지털 고립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적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김 부장은 "치유농업은 단순히 농산물을 생산하는 산업이 아니라 국민의 정신적·생태적 건강을 회복하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역할을 한다"며 "농촌의 새로운 소득 창출과 지역 활성화를 위해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기후위기와 사회적 고립, 정신건강 악화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자연 기반 치유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좋다는 말만으로는 산업이 되지 않는다
첫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박민근 한국치유농업협회장은 치유농업의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했다.

그는 "올해로 제1차 치유농업 5개년 계획이 마무리된다"며 "지금의 성과와 한계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면 앞으로의 5년도 같은 문제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대한민국은 치유농업 관련 법과 제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산업 생태계는 아직 충분히 구축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농업과 보건, 복지, 교육, 관광이 연계되는 국가 차원의 거버넌스 구축과 치유농업사의 전문성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제시됐다.

현재 국가자격을 취득한 치유농업사는 900여 명을 넘어섰지만 실제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전문인력은 많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박 회장은 심화교육과 경력관리 체계, 국가 차원의 서비스 인증제도 마련 등을 통해 전문성을 높여야 치유농업이 국민 건강은 물론 생물다양성 보전과 식량안보까지 연결되는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종합토론


도시와 농촌을 함께 살리는 미래산업
이어 발표한 전성군 전북대학교 교수(동양대학교 치유농업사 양성과정 책임교수)는 치유농업을 "도시와 농촌을 동시에 살리는 정책수단"으로 정의했다.

그는 "도시는 과밀과 스트레스로 지쳐 있고 농촌은 인구 감소로 활력을 잃고 있다"며 "치유농업은 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미래산업"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일본과 독일, 네덜란드 등의 사례를 소개하며 중앙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 구축과 부처 간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치매와 우울증, 자살 예방 등 사회적 비용이 큰 문제 해결에도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국민이 치유농업을 모른다
종합토론에서는 치유농업의 가장 큰 과제로 '낮은 국민 인지도'가 꼽혔다.

강동규 한국농업건강연구소 대표는 "치유농업의 가장 큰 문제는 국민들이 아직 치유농업을 잘 모른다는 것"이라며 "중앙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홍보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언론과 공공광고, 지역축제 등을 통해 국민들이 자연스럽게 치유농업을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정책 홍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승환 동양대학교 교수는 치유농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서비스디자인과 공간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가 융합된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현장 토론


현장의 걸림돌은 농지법
토론에서는 치유농장을 운영하는 현장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주차장과 편의시설 설치 등 치유농장 운영 과정에서 농지법과 치유농업법이 충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호소했다.

박민근 회장은 "현재 치유농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농지 이용에 특별한 예외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며 관련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치유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기반시설 설치가 농지 규제로 제한되면서 사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5년은 국민 속에서 답을 찾아야
약 4시간 동안 진행된 세미나는 치유농업이 단순한 농업의 부가가치 창출을 넘어 국민 건강과 지역소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로 성장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고민하는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대학, 의료·복지기관,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통합 지원체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날 세미나를 관통한 메시지는 분명했다.


"좋은 제도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이 치유농업을 알고 직접 경험하는 것이다."

치유농업의 다음 5년은 법과 제도를 넘어 국민의 삶 속에서 그 가치를 증명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 현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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