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전 세계 사람들이 실제로 무엇을 먹고 있는지 보다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글로벌 식단 데이터베이스가 공개됐다. 비만, 심혈관질환, 식량 안보, 기후변화, 식품 가격 부담 등 오늘날 주요 사회·환경 문제 상당수가 식생활과 연결돼 있는 만큼, 이번 자료는 식품 정책과 공중보건 연구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UCL 글로벌보건연구소와 옥스퍼드대학교 환경변화연구소의 마르코 스프링만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Nature Food에 발표한 연구를 통해 ‘글로벌 영향 평가를 위한 식단 데이터베이스’(GDD-IA)를 소개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온라인 탐색기를 통해 무료로 제공되며, 사용자는 국가별·시기별 식단 패턴은 물론 연령, 성별, 도시·농촌 거주 여부에 따른 차이까지 살펴볼 수 있다.
연구진은 1990년부터 2020년까지 전 세계 식품 소비 양상을 추정하기 위해 식품 생산량, 음식물 쓰레기, 식이 조사, 인간의 에너지 필요량 등 다양한 자료를 결합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실제로 섭취하는 식품의 양과 종류를 보다 현실적으로 추정하고, 건강·환경·경제적 영향을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스프링만 교수는 “식품 정책과 관련된 많은 결정은 사람들이 무엇을 먹는지에 대한 가정에 의존한다”며 “그러나 기존 글로벌 데이터셋은 중요한 한계를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연구의 목표는 건강, 환경, 경제적 영향 평가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보다 완전하고 생물학적으로 현실적인 식품 소비 그림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람들이 실제로 무엇을 먹는지 파악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국가 단위의 식량 공급 통계는 생산·수입·공급량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나 손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실제 소비량을 과대평가할 수 있다. 반대로 개인 식이 조사는 세부 정보를 제공하지만, 응답자가 먹은 음식을 잊거나 잘못 보고하거나 섭취량을 과소 보고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새 데이터베이스는 이러한 두 접근법의 장점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식품 공급 자료와 식이 조사 자료, 음식물 쓰레기 정보, 인체 에너지 요구량 등을 함께 반영해 기존 자료보다 균형 잡힌 식품 소비 추정치를 구축했다. 이는 대규모 영향 평가, 특히 식단이 건강과 환경, 식품 경제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연구진은 데이터베이스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식단의 건강, 환경, 경제적 영향을 평가했다. 그 결과 식품 섭취량을 어떻게 추정하느냐에 따라 식단 관련 질병 부담, 환경 압력, 식품 비용에 대한 결론이 상당히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공정책과 연구에서 정확한 식단 데이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GDD-IA는 앞으로 영양과 공중보건, 식량 안보, 환경 지속가능성, 건강한 식단의 경제성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각국 정부가 국민 건강을 개선하면서도 식품 시스템이 초래하는 온실가스 배출, 토지 이용, 수자원 부담 등을 줄이려는 상황에서, 신뢰할 수 있는 식단 데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연구진은 인터랙티브 온라인 데이터 탐색기도 함께 공개했다. 이를 통해 연구자와 정책 입안자, 일반 사용자는 국가별 식단 변화, 인구집단별 차이, 도시와 농촌 간 섭취 양상 등을 시간 흐름에 따라 비교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식품 시스템을 둘러싼 정책 논의가 단순한 생산량이나 공급량 중심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실제로 무엇을 먹고 있는지에 대한 보다 정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GDD-IA는 전 세계 식단 정보를 일관된 방식으로 통합함으로써 식생활이 인간 건강과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새로운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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