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에서 자연과 인간, 환경보전과 개발의 양립을 목표로 한 지구환경보전 기본원칙인 리우선언과 대기보전, 해양생물자원 보호, 유해화학물질 관리 등 각 분야별 실천계획을 담은 의제21을 채택했다.
또한 2002년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WSSD)에서 지속가능한 화학물질관리를 승인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3차례의 준비회의를 거쳐 2006년 2월에 개최된 국제화학물질관리회의(ICCM)에서 ‘국제적 화학물질관리를 위한 전략적 접근(SAICM)1)’을 채택했다.
SAICM은 화학물질에 대해 2020년까지 리우 선언에 명시된 사전 예방적 접근을 고려함과 동시에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기초에 근거하여 위해성 평가(Risk assessment)를 수행해 인체건강 및 환경에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용되고 제조될 것을 요구한다.
화학물질 관리는 화학물질의 제조에서부터 폐기를 포함하는 전 과정에 대한 위해성 감소는 물론, 화학물질 사용자에 대한 유해성 정보 및 적절한 위해성관리대책의 전달, 유해한 화학물질에 대한 대체물질 연구개발의 장려 및 폐기물의 재생과 재활용을 모두 포함한다.
요하네스버그에서 합의한 행동계획은 2020년까지 화학물질이 투명하고 과학적인 방법의 위해성 평가절차와 위해성관리를 이용해 인체건강 및 환경에 심각한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사용되고 생산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행동계획에 근거해 세계 각국에서는 화학물질 관련 새로운 법률을 도입하거나 기존의 화학물질관리제도를 개정하고 있다.
신규물질-기존물질 규정 통합하기 위해 도입
REACH는 지난 수십 년간 유럽에서 화학물질을 관리하는 데 있어 발견된 문제점을 보완하고, 화학물질로 인해 보건과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파악해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화학물질관리제도다.
REACH는 EU 정부에서 많은 기업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06년 12월 18일에 EU 이사회 표결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돼 공식적으로 채택됐으며, 2007년 6월 1일부로 시행됐다.
또한 화학물질의 등록, 평가, 허가 및 제한(Registration, Evaluation, Authorization & Restriction of Chemicals)에 관한 법령이다. 즉 유럽에서 연간 1톤 이상으로 제조되거나 수입되는 화학물질을 등록하게 해 평가한 후 위해성이 높은 화학물질에 대해 허가를 받아야만 쓸 수 있게 하거나, 필요한 경우 사용을 제한하는 제도다.
그렇다면 이미 오래 전부터 화학물질에 대한 관리체계를 갖추고 운영해온 EU 정부가 왜 이와 같은 새로운 REACH 제도를 도입한 것일까?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유해성 평가의 주체를 정부당국에서 산업계로 이전하기 위해서다. 유해성 평가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요구하기 때문에 정부당국의 주도로 유해성 평가가 이뤄진 화학물질은 현재 EU에서 유통되고 있는 10만여 종의 화학물질의 1%에도 못 미친다.
새롭게 도입된 REACH 등록 제도는 화학물질을 제조하거나 이를 이용한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이 위해성 평가 자료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함으로써 위해성이 높은 화학물질에 대해 EU 정부당국의 규제조치가 보다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둘째, 아무런 제한 없이 사용됐던 기존물질의 유해성 자료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기존의 EU 화학물질관리제도는 1981년 이후에 새롭게 EU에서 사용된 신규물질에 대해서만 등록을 요구했다.
즉 1981년 이전에 EU에서 상업적으로 유통된 약 10만여 종의 기존물질(EINECS)은 아무런 제한 없이 사용됐다. 이러한 신규물질과 기존물질의 등록요건의 차이로 인해 신규물질의 사용보다는 기존물질의 사용이 증가하게 됐다. 왜냐하면 신규물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유해성 자료의 생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1981년 이후 신규물질로 등록된 물질(ELINCS)이 4,000여 종 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EU 역내에 유통되는 화학물질의 99%를 차지하는 기존물질에 대해 현재의 비효율적인 관리체계는 EU 당국의 최대 근심거리였다. 이러한 관리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신규물질과 기존물질에 대한 규정을 통합하여 두 물질 간의 차별을 없애고 동등한 등록의무를 부여한 것이다.
셋째, 화학물질에 대한 관리기준을 유해성(hazard)에서 위해성(risk)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REACH는 단순히 해당 화학물질의 유해성이 높다, 낮다만으로 관리의 정도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화학물질의 용도, 노출조건 및 사용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간과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지를 판단하여 규제한다.
이는 곧 화학물질을 직접 사용하는 화학 산업 뿐만 아니라 화학물질의 용도와 노출조건 및 사용조건에 해당하는 타 산업까지 적용 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화학물질 약 280만 건 사전등록 완료
2008년 사전등록 기간에 대부분의 기업들이 사전등록을 완료했다. 전 세계에서 사전등록을 완료한 건수는 약 280만 건이다. 사전등록을 완료한 기업은 EU 수출량에 따라 최대 2018년까지 본 등록 유예를 받을 수 있다. 즉 2018년까지 본 등록을 하지 않아도 사전등록만으로 수출할 수 있다. 물질의 수출량 및 유해성에 따른 등록마감기한은 <표1>과 같다.

사전등록을 완료한 기업들은 동일한 물질에 대해 공동등록을 진행하기 위해 물질정보교환포럼(SIEF)를 구성한다. REACH에서는 불필요한 시험의 중복을 방지하고, 등록비용을 분담하기 위해 공동등록을 요구하고 있다.
SIEF 내에서 자율적으로 선도등록자가 선임되며, 물질의 분류 및 표시에 합의가 이뤄지고 공동등록에 필요한 활동과 업무를 위해 협약서를 체결하게 된다. 또한 선도등록자는 물질의 등록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 또는 생성하고, 등록서류를 작성하게 된다.
SIEF 내에서 공동등록에 소요된 비용에 대해 어떻게 분담할지 협의에 의해 결정되며 분담비용을 납부한 공동등록자에게 등록자료참조권(Letter of access)을 부여한다. 등록자료참조권 비용은 물질의 유해성, 등록하고자 하는 톤수, 기존에 이용 가능한 자료,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료, 공동등록에 참여할 기업의 수 등에 의해 차이가 있다.
국제환경규제기업지원센터의 자료에 의하면, 1,000톤 이상의 평균 등록자료참조권 비용은 약 4만 5,000유로다.4)
REACH 등록을 위해서는 등록자료참조권 비용 외에 등록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등록수수료는 기업의 규모와 등록하고자 하는 톤수에 따라 달라진다.
REACH에서는 중소기업에게는 등록수수료를 할인해 준다(중기업 30%, 소기업60%, 극소기업 90%). 본 등록 완료이후 유럽화학물질청(ECHA)은 중소기업에 대해 매출액 및 직원현황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여 표준기업에 해당할 경우에는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REACH의 등록수수료는 <표2>와 같다.

연간 100톤 이상 EU 수출할 경우 등록해야
2010년 1차 본 등록 마감기한까지 약 4,000개의 물질에 대해 약 2만 5,000건의 등록서류가 제출됐다. 이 중 81%가 EU내의 제조자 또는 수입자에 의해 제출됐으며 EU역외의 기업이 선임한 유일대리인(OR)에 의해 제출된 경우는 19%다.
국내에서는 54개 기업에서 188개 물질에 대해 본 등록을 완료했다. 1차 본 등록의 경우 EU 수출량이 1,000톤 이상인 물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대기업에서 주로 본 등록을 완료했다.5)
하지만 2차 본 등록의 경우 연간 100톤 이상 EU에 수출할 경우 등록이 요구되기 때문에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의 경우에도 등록해야 할 경우가 많을 것이다. 2차 본 등록 마감기한인 오는 5월 31일까지는 이제 몇 개월 남지 않았기 때문에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
우선 등록하고자 하는 물질이 이미 등록이 완료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등록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은 유럽화학물질청(ECHA) 홈페이지6)에서 검색하는 것이다. 검색은 영문 물질명 또는 CAS번호, EC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등록이 완료된 경우 선도등록자에게 등록의사를 밝히고, 등록자료참조권 비용을 지불한 후 공동등록에 참여할 수 있다. 등록이 되지 않은 경우 SIEF 내에서 선도등록자가 선임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유일대리인을 통해 SIEF 회원들에게 선도등록자가 누구인지, 등록을 준비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메일을 보내면 된다.
또는 REACH-IT 상에서 선도등록자 또는 공동등록추진자(Facilitator)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다. 선도등록자가 확인됐다면 2013년 본 등록을 위해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언제쯤 선도등록을 완료할 수 있는지 확인한 후 마감기한 내에 등록을 준비하면 된다.
등록해야 할 물질이 아직까지 등록되지 않았고 아직 선도등록자가 선임되지 않았다면(또는 선도등록자가 선임됐지만 아무런 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면), 2차 본 등록을 기한 내에 완료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등록을 위해서는 화학물질의 유해성자료, 화학물질안전성평가보고서(CSR), 노출시나리오 등의 작성 및 SIEF 내에서의 의사소통 등이 요구되는데, 여기에는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REACH에서는 등록을 완료한 이후에 수출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2013년 5월 31일까지 등록을 하지 않고, 연간 100톤 이상으로의 EU로 수출한다면 처벌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1) Strategic Approach to International Chemicals Management
2) 발암성, 돌연변이성 또는 생식독성 물질
3) 수생환경에서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유발하여 수생생물에게 매우 독성이 강한 물질
4) http://www.compass.or.kr/library/library_list_view.asp?idx=170&page=11
5) 2010년 12월 17일 REACH엑스포 지식경제부 발표자료
6) http://echa.europa.eu/web/guest/information-on-chemicals/registered-substances

양영길 선임연구원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환경규제대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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