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 장항제련소 오염부지 정화작업이 올 11월 첫 삽을 뜨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1999년에 오염사실이 밝혀졌지만, 13년간 방기돼온 것.
이에 오염부지 관리가 부실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현재 환경부에서는 토양오염 관리를 선진화하고 지속적인 관리체계를 갖추기 위해 ‘토양환경지도’를 구축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13년간 방치돼온 구 장항제련소, 연내 정화작업 착수
최근 환경부에서는 올해 11월부터 지식경제부 등 관계기관의 협의를 거쳐 구 장항제련소 주변 토양정화작업을 본격 시행함으로써 제련소 주변의 오염된 토양에 새 생명을 불어 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고시된 토양정화계획에 따라 토지수용, 오염토양 정화를 차질 없이 추진함으로써 토양정화에 대한 국가의 역할을 확대하겠다”며 “구 장항제련소 주변은 토양오염으로 인한 주민의 불안감이 해소되고 지역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토양정화를 위해 2009년부터 해당 토지를 사들이기 시작해 지난해 말 계획면적의 약 63%를 매입했고, 정화 작업이 끝나면 비매입구역은 현재 용도대로 사용하며, 매입구역은 개발사업 타당성조사를 거쳐 토양관리시범단지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충남 서천에 위치한 구 장항제련소는 1999년도 주변 농경지의 중금속오염이 토양환경보전법에 규정된 토양 오염우려 기준치를 상당량 초과하는 것으로 밝혀지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후 제련소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민들이 장기간에 걸쳐 카드뮴에 노출됐음이 밝혀졌고 그에 따라 신장이 손상됐다는 분석결과도 나왔다. 이는 한국판 ‘이타이이타이 사태’라는 오명을 남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토양오염 사례다.
책임공방=정화비용 놓고 대립각
구 장항제련소 토양정화사업이 연내 본격 추진되기로 계획되며, 복원비용을 두고 다수의 오염원인자들 간 갈등관계가 선명해지고 있다. 이 사건의 책임 소재는 정부와 지자체를 비롯해 다년간 회사를 운영해온 각 기업들에까지 걸쳐있다.
구 장항제련소는 일제강점기인 1936년 조선총독부 소유의 조선제련소로 시작해 그 소유 및 운영권이 광복 이후 정부에서 1971년 민간업체로 옮겨갔고, 1989년을 끝으로 제련시설은 폐쇄됐다.
50여 년 동안 운영주체가 여러 차례 바뀌어오며 오염에 대한 책임주체(오염원인자)도 더불어 모호해진 것. 이에 따라 대규모 정화작업에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는 2,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복원비용을 누가 얼마만큼 부담해야 하는지를 두고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더불어 어떤 수단과 방법으로 오염된 토양을 정화할지, 정화 후에는 또 어떤 식으로 활용할 것인지 등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들이 남아있다.
오염지 관리체계 부실 목소리↑
구 장항제련소의 토양오염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며, 오염에 대한 관리체계 부실이 또 다른 사회적 현안으로 떠올랐다. 제련소 건만 보더라도 책임공방 문제로 10여년 넘게 진척을 안 보이다 올해 11월에야 본격적으로 정화작업이 착수될 예정이다.
문제가 불거진 1999년 이전부터 오염돼 장기간 악영향을 끼쳐왔지만, 13년 동안 방기된 것. 오염부지 안팎에선 늑장 대응이라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환경부 ‘토양환경지도’ 구축, 지속적인 오염원 관리
최근 환경부에서는 단편적인 사후관리에만 치중해온 기존 토양지하수오염복원 체계를 바꾸고 지속 가능한 오염원 관리를 위한 적극적인 실천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전국을 대상으로 오염원 인벤토리를 구축하고 있다. 토양·지하수 오염원에 대한 일제 조사를 실시해 데이터베이스화한 다음, 오염 정도에 따라 정화우선순위를 매겨 오염 부지를 통합·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그에 따라 ‘토양환경지도’를 제작 중이다. 전국에 있는 토양의 제 정보를 담은 ‘토양환경지도’가 갖춰지면, 지속적인 오염 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토양오염원 인벤토리 구축을 위해서는 토양오염원의 유형, 규모, 위치, 오염물질 발생량 등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
현재 중앙정부가 관리하고 있는 오염원 외에도 작은 규모로 산재해있는 오염원에 대한 구체적인 현황자료를 파악, 그에 따른 오염우려지역과 가능성 정도를 진단하고 특성에 맞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토양오염 실태조사가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져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오염우려지역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정확한 조사지점 선정을 위한 토양시료채취와 그에 따른 분석이 요구된다.
이용형태 따른 오염원 분류 필요, 잠재오염원에도 관심을 선진국의 경우 국가적 차원의 토양지하수오염 인벤토리를 구축해 오염원을 확인·평가하고 우선관리순위를 설정해 토양정책과 정화전략계획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인벤토리 구축을 위해 우선돼야 하는 토양지하수오염원 분류체계조차 정립되지 않은 실정. 이에 미국·독일·뉴질랜드 등 선진국 사례를 참조해 오염원 분류체계를 확립하고, 토지이용형태에 따라 오염원을 분류, 목록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산업 활동에 의한 오염 외에도 자연발생·주거 등 다양한 오염원을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나라들은 석면, 묘지, 화장장, 공항 등 우리나라에서 오염원으로 잘 인식되지 않았거나 ‘토양환경보전법’, ‘지하수법’에서 정의된 잠재오염원에 포함돼 있지 않은 오염원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이제 오염원임을 명확히 구분 지을 수 있는 것 외에 잠재적으로 오염 유발가능성이 있는 오염원에 대한 관심과 조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각 기관별로 조사·수집되고 있는 기존자료를 최대한 확보한 후 잠재오염원 관리 목록을 만들고 분류해야 한다.
사전관리가 우선, 지속적 오염원 관리 체계 갖춰야 기존 시행돼 온 토양오염관리는 사후대책으로 오염지역을 복원하고 확산 진행을 막는 정도에 그쳤다. 이제라도 토양오염의 심각한 추후 피해와 막대한 정화비용을 감안, 토양오염관리를 사전관리 위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즉 사전관리를 위한 토양오염원 인벤토리 구축마련과 함께 기후변화대응과 녹색성장 측면에서 자원으로서의 토양환경을 적극 보전·관리하고 이용하는 정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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