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답을 찾는 순례의 길 녹색생명

박호군 2009대한민국친환경대상 추진위원장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9-11-03 16: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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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의‘위영공’편에 보면‘子曰人無遠慮면 必有近憂(인무원려 필유근우)니라’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뜻은‘사람이 먼 앞날을 걱정하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시일에 근심이 생긴다.’라는 뜻이다. 학교에서 후학을 가르치던 때나 나라의 한 분야를 책임지고 운영했던 장관 시절에도 나는 늘 이 말의 의미와 중요성을 마음에 새기며 살아왔다. 나의 사색의 장소는
대부분 길이다. 새벽 공원길을 걷거나 뛰면서, 혹은 학교 교정의 가로수 길을 홀로 걸으며 현안 문제에 대한 답을 찾거나 고단한 인생살이에 대한 위안과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그래서 난 길이 인간에게 주는 중요성을 충분히 알고 있다.
요즘 어딜 가나‘길’에 대한 단어가 화두가 되고 있다. 제주도에서 시작 된‘올레길’에서부터 시작하여, 지리산의‘둘레길’, 광주 무등산의‘옛길’까지, 자연의 원초적인 생명이 살아있는 이 길들에 대해 사람들이 새롭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이 길들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녹색생명의 길들이다. 자연을 훼손시켜 만든 인위적인 길들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크게 변형시키지 않은 채 자연과 인간 모두에게 유익한 새로운 공간으로 재창조한 곳이 바로 이런 녹색생명의 길인 것이다. 녹색생명의 길을 찾아내고 발전시킨다는 것은‘녹색성장’이라는 단어와도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녹색성장은 1980년대부터 유럽에서 사용된 용어다.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뜻으로 사용된 이 용어는,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 서울에서 열린‘아시아 태평양 환경과 개발 장관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녹색성장은 환경과 성장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지속가능 성장(Sustainable Growth)'과 거의 흡사한 개념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속가능 성장은 성장세 둔화를 일부 감수하고라도 미래 세대를 위해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으나, 녹색성장은 환경보호를 통해 성장능력을 확충한다는 측면이 강하다. 따라서 녹색성장은 지속가능 성장에 비해 보다 적극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녹색성장이 왜 주목 받고 있는 것일까? 녹색성장이 부상하고 있는 배경으로는 첫째, 미국과 개도국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강
제하는 이른바‘포스트 교토 의정서 체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꼽을 수 있다. 미국이나 중국, 인도와 같이 의무감축을 하지 않고 있는 국가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 세계 배출량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은 개도국의 참여가 전제되어야만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으며, 중국을 비롯한 개도국들은 기후변화의 책임이 산업혁명 이후에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한 선진국에 있다는 이른바‘선진국 책임론’을 주장하면서 의무감축에 동참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최근 들어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포스트 교토의정서 체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도 전향적인 조치가 예상되기 때문에 이들 국가의 참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둘째, 에너지원 고갈에 대한 우려다. 원유와 석탄 같은 화석연료가 얼마 남아 있지 않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원유의 경우 앞으로의 사용기간이 39년 정도며 2047년이면 원유에서 생산되는 에너지 자원이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천연가스도 59년 정도 사용하면 그 끝을 맞이할 것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용어의 또 다른 부상은 기후변화라는 환경 위기와 고유가로 대표되는 에너지 위기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탄소배출권 시장이라든지, 신재생에너지 시장과 같은 녹색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유럽 기후거래소와 시카고 기후거래소를 비롯한 전 세계 10여 개의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탄소배출권 시장 규모는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0년에는 1,500억 달러이며, UNEP(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 국제연합환경계획) 같은 곳은 2012년에 탄소배출권 시장이 2조 달러 이상의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세계 1위와 2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과 미국이 의무감축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포스트 교토 의정서 체제가 시작되는 2013년 이후에는 탄소배출권 시장의 성장세가 더욱 가속될 것이고 풍력이나 태양광, 연료전지와 같은 신재생에너지 시장 규모도 2017년 2,545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녹색성장이라는 것이 학문적으로 정립된 개념은아니다. 녹색성장은‘저탄소화와 녹색산업화에 기반을 두고 경제성장력을 배가시키는 신 성장개념’이다. 여기에‘저탄소화’라는 경제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서 지구촌의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이를테면 ‘수비적인 녹색화’과정을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녹색산업화’는 온실가스 감축이나 에너지 효율 제고,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과 관련된 이른바 녹색기술과 환경 친화적인 비즈니스 모델 등을 통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함으로써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삼는 ‘공격적인 녹색화’를 말한다. 따라서 녹색성장은‘저탄소화’와 ‘녹색산업화’를 통해서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의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사람이 지나간 곳을 우리는 길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길이란 앞서간 사람의 발자취를 쫓아 많은 사람들이 뒤따라가 흔적을 남긴 곳을 길이라 부른다. 우리의 환경문제도 이제는 길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숨 가쁘게 달려왔던 경제 발전과 성장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지구
를 생각하고, 환경을 생각하고, 자연을 생각하는 공존의길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 지구는 인류가 정복하고 지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공존해야 하는 유기체임을 인식하고, 인류도 살리고 자연도 살리는 상생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요즘 나는 한 가지 사안에 대해서 가장 현명한 답을 찾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그것은 2009 대한민국친환경대상이라는 사업의 추진위원장으로 내가 처리해야 할 사안들이다. 이 사업은 환경보전과 지속적인 사회발전을 위해 힘써온 기업, 지자체, 공공기관, 대학, 특수분야를 선정해 시상을 하는 사업으로,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를 위해서 준비하고 고민해야 할 것들이 많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방법대로 해결책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선다.
작은 배낭 하나를 등에 매고 바닷바람이 시원한 제주도의 ‘올레길’과 계곡 물소리가 지친 마음을 편하게 달래줄 것 같은 지리산의‘둘레길’, 남도의 구성진 육자배기 가락이 들려올 것만 같은 포근한 무등산의 ‘옛길’을 걷고 싶다. 그 길을 걸으며 우리네 인간사에 얽혀 있는 모든 문제의 답을 찾고 싶다. 그곳엔 분명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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