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복원을 넘어 생물다양성으로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9-08-17 13:4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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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농학박사, 시민환경연구소 연구위원

■ 국가복지 60위, 생태복지 162위인 나라
우리나라의 현 상황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는 지표가 바로 인간복지, 생태복지, 국가복지 지표이다. 인간복지는 28위로 선진국과 어깨를 겨루고 있다. 그런데 생태복지는 162위로 꼴찌에서 맴돌고 있다. 이러한 극단적인 두 지표가 종합된 국가복지 지표는 60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밀레니엄 생태평가는 95개 국가 1,360명이 참여하여 위원회 성명, 개념 구조, 기술
평가, 종합보고서 4종을 발간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가 발생한 원인은 산업화를 위한 국토 이용에서 비롯되었다. 1970년대 산업화 과정 속에서 생물들의 서식지인 농지, 습지, 산, 강, 갯벌 등이 공업용지, 도시용지, 공업용수, 식수개발 등으로 개발되는 과정에서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었다. 강 하류지역 침수피해를 줄이기 위해 건설되기 시작한 하구둑과 공업용수와 생활용수, 식수를 공급하기 위하여 건설되기 시작한 댐은 하천의 종적인 연속성을 단절시키고 수질을 오염시키며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갯벌과 하천습지, 농지에 대한 매립과 간척은 생물다양성을 급격하게 감소시키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특히 사업규모가 크기 때문에 생태계에 대한 영향도 재앙적 수준에 달하게 되었다.

■ 토양오염 현실
토양은 생명을 지탱하는 근원이다. 토양은 물질이 순환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물질 순환이 단절될 때 토양오염이 심화된다. 토양을 오염시키는 요인은 매우 많고 다양하며 인간의 거의 모든 행위가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송유관과 저유소, 주유소 인근 토양이 기름에 오염되고, 매립장 주변 토양이 침출수 등으로 오염되고, 건축폐기물 등이 매립되면서 토양이 오염되고, 폐가전제품 등이 방치 또는 매립되면서 중금속 등이 흘러나와 토양을 오염시킨다. 특히 단위면적당 농업생산량을 늘리기 위하여 사용하는 비료와 농약이 토양을 광범위하게 오염시키는 주요인가운데 하나이다. 고랭지 재배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토양오염 사례는 단순히 경제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요인도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고랭지 채소재배지역에 과도하게 뿌려지고 있는 비료와 농약은 하천 수질오염 원인이 되어 하천내에 인 유입량을 증가시키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는 지역이 1급수가 있는 청정지역일 경우가 많고 그 1급수는 식수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는 것이 심각한 문제이다.
그럼에도 왜 비료와 농약을 과다하게 사용할까? 그것은 토지 주인이 재배하는 경우에는 토지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토지의 생명력을 손상시키지 않는 지대한 노력을 하면서 농작물을 재배하는데 반해 임대를 한 경우에는 일정 기간에 임대료를 포함하여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토양보존보다는 이익을 위해 비료와 농약을 퍼붓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토지소유관계를 둘러 싼 사회적 관계도 토양오염에 영향을 미친다.
화학비료가 토양에 사용되면 작물에 흡수되거나 흡수되지 않은 양은 토양에 체류하여 토양산성화 또는 염류집적, 그리고 물리성을 악화시키며 그 나머지는 자연환경에 유실되어 지하수를 오염시키거나 지표수를 오염시켜 인축 또는 하천 및 호수 등을 부영양화시키는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화학비료 과용시는 농토는 물론 인축에도 피해를 주므로 적절한 사용이 필요하나 작물별로 초과사용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2005년 세계경제포럼에서 평가한 결과 지속가능지수 비료사용량은 138위를 차지하였다.
한국의 농약 사용량은 1990년에서 2003년 기준으로 OECD국가 가운데 1위로 2위인 네덜란드 8.0kg/ha에 비해 헥타르당 사용량이 4.8kg이나 초과한 12.8kg/ha를 차지하고 있다.(표 참조) 일본 4.31kg/ha에 비해서도 약 3배 정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터키 1.0kg/ha에 비해
서는 12배에 달한다. 2005년 세계경제포럼에서 평가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지속가능지수 농약사용량 순위는 143위를 차지하였다. (표 참조, 29쪽)
강원도 고랭지 채소는 청정 이미지를 바탕으로 높은 가격에 판매가 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을 보면 심각한 문제를 지니고 있다.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식단에 관심이 많은 현대인의 요구에 맞춘 농작물이라는 점이 우리를 더 아연실색하게 만든다. 청정지대에서 길러낸 체소들이기에 비싼 값을 주고라도 아이들과 환자, 노인들을 위해 기꺼이 구매하는 이들이 고랭지 채소의 실상을 듣는다면 얼마나 기가 막힐까? 지력의 오염에 관심이 없다해도 단기간 임차한 임차인이기에 이익이 우선된다 해도 농약을 과다하게 살포하여 아이들과 노약자들에 독을 먹이는 상황을 만든다는 것이 한심하고 어이없는 현실을 느끼게 한다.
토양오염의 문제는 인간의 이기심과 직결되는 문제이지만 토양오염 문제는 돈에 눈이 멀어 양심이 마비된 사람들로 인해 건강이 마비되는 현실을 초래하고 있는 것 같다.

■ 토양 복원을 위한 환경농업의 현실
WTO가 주도하는 자유무역주의 도래와 FTA(한국-칠레, 한국-싱가포르, 한국-미국, 한국-유럽), 국제식품규격 강화, 국제 농산물 생산량 감소와 농산물 소비량 증가로 식량부족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한국에서 악화된 농업환경에 대응하는 방식은 ⅰ) 이농, ⅱ) 자포자기, ⅲ) 친환경/유기농업 등으로 구분될 수 있다. 2005년 정부의 농림부 예산은 9조 2,874 억원, 친환경정책과 소관예산이 3,226억원으로 농림부 예산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은 약 0.6%이다. 친환경/유기농업 정책의 새로운 접근이 시도되었다. ⅰ) 식량문제, 고용문제, 환경문제와 연계, ⅱ)교육부, 국방부, 농림부가 협력, ⅲ) 정부와 민간의 협력, ⅳ) 농민과 농민간의 협력, ⅴ) 지역공동체의 활성화, ⅵ)도시와 농촌의 지원조직, ⅶ) 현실적인 귀농정책, ⅷ) 유
기농업을 전 국민의 생활과제로 접근하는 시도가 되었다. 친환경/유기농업이 발전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첫째, 농민을 중심에 둔 사회시스템, 둘째, 정부정책과 생산, 인증, 유통시스템의 협력, 셋째, 정부와 민간, 민간과 민간, 정책과 기술 일치 등이다. 친환경 유기농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ⅰ) 안전한 농산물 생산기술 확보, ⅱ)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사람 확보, ⅲ) 사람과 자연자원 최대한 활용, ⅳ) 꼭 필요한 유기자재 개발 등이다.
유기농산물의 생산성은 벼 85%, 엽채류 56~87%, 과채류 21~51% 수준에 있다. 유기실천 농가의 애로사항으로는 병충해 방제가 31.3%로 가장 컸으며, 유기농가의 자재비용은 관행대비 2.9~4.7배 비용이 요구된다.

■ 토양 복원을 위한 일본 환경농업정책 시사점
일본에서 시행되고 있는‘환경보전형농업’이란, ①동일지역내 관행농업에 비해 화학비료 질소성분 투입량을 감축, ②동일지역내 관행농업에 비해 화학농약의 투입회수를 감축, ③퇴비를 이용하여 토양환원관리를 실시, 이 중에 어느 한 가지를 행한 농업을 말한다. 일본에서도 환경보전형농업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화학농약·비료투입량은 감소경향을 보이고는 있으나, 감소폭이 그다지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작목별 농약투입량을 살펴보면 농약투입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작목은 과수와 시설화훼이며, 시설채소의 경우 살충제의 투입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환경보전형농업이 실시되고 있는 재배면적은 2001년 기준 전체 재배면적의 16.1%이며, 환경보전형농업을 실시하고 있는 농가수는 전체 판매농가의 21.5%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환경보전형농업에 따라 생산된 농산물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쌀의 경우 17%에 지나지 않고, 나머지 83%는 관행농업으로 생산된 쌀이다. 화학농약과 화학비료 중 질소성분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환경보전형 농업이 전체 환경보전형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4%이고, 쌀의 경우 3.3%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가축배설물 또는 식품폐기물 등을 활용하여 퇴비를 생산하고 토양환원관리를 행한 면적을 살펴보면 상기의 비율을 전부 밑돌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 1998년「농업생산환경조사」결과를 보
면 환경보전형 농업 실시상의 문제점으로 복수응답결과를 보면 농업소득 저하 48.1%, 노동시간 증가 49.1%, 자재비용증가 26.0%, 수확량 불안정 54.0%, 판로 확보 곤란19.0%, 판매 가격이 생각보다 낮음 34.9%, 유기질 비료퇴비 등의 확보 곤란 11.6%, 기술 미확립 31.9 %, 기타
6.4%를 차지하였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2003년 12월 25일‘농림수산환경정책의 기본방침’을 발표하였다. 그 배경은 농업생산부분에 한정된 환경보전형농업의 추진만으로는 환경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에 있다. 또한 순환형사회를 형성 추진체계 확립,‘ 바이오매스·일본종합전략’이 결정, 온난화가스 삭감의무를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대책 결정 등이 정책전환의 배경으로 작용되었다.
일본의 정책전환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은 크게 4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째, 농업생산부문에 한정된 환경보전형농업의 추진만으로는 환경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한다는 점이다. 둘째, 농업뿐 아니라 사회전체적으로 지금까지의 대량생산·대량소비·대량폐기사회에서 지속가능한 사회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물질순환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다. 셋째, 바이오매스를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에너지를 획득할 수 있는 방법 모색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넷째, 식품산업과 농림수산업이 순환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 토양복원을 위한 EU농업개발정책의 시사점
농업이 중요한 기반산업이 EU에서는 농업에 대한 종합적이고 다면적인 시각에서 접근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째, 세계화가 진행되며 지역 간, 도농 간 발전의 공간적 불균형이 극대화되는 과정에서 농촌개발 관련기관 및 지방정부, 지역주민과 학계가 오랜 기간 동안 매우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성실하고 꾸준하게 진행시켜 EU 농업개발정책이 시도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생산기반 영역에서는 품질과 안전을 핵심가치로 서비스 기반 영역에서는 농업의 다원적 기능과 어메니티 자원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지방정부 등 개
발주체들이 지역차원에서 중장기 지역개발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각 행위자들이 정책목표에 부합되는 개발프로젝트를 수립할 경우 국가가 계약을 통해 지원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중앙정부가 일괄적으로 사업과 예산 계획을 수립하여 지방에 할당하는 것과는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 토양 복원을 넘어 생물다양성 농업으로
미꾸라지 농법은 벼를 이앙한 후 미꾸라지를 ha당 2,000kg을 넣어 무농약, 무화학비료로 벼를 재배하는 방법이다. 미꾸라지를 논에 넣게 되면 미꾸라지는 중국에서 제트기류를 타고 비산된 멸구류를 잡아먹기 때문에 벼를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한다. 미꾸라지가 멸구의 천적으로 역할을 한다. 또한 벼 수확 20일 전에 미꾸라지를 잡아서 판매하여 농가소득을 높이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여기에서 더 중요한 것은 비료와 농약을 살포하지 않기 때문에 논이 습지로서 기능을 온전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비료, 농약이 없기 때문에 물새 등
의 서식지로서 활용되며, 저서성 대형무척추 동물과 수서곤충 등의 생물 서식지로서도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생물다양성을 풍부하게 하는데 크게 기여를 하게 된다는 점이다.
미꾸라지 농법이 제시하는 것은 바로 생물다양성을 증진하면서도 농업소득을 높일 수 있는 길이 있다는 점이며, 현재의 관행농법을 극복한 대안을 제시해주고 있다.
미꾸라지 농법이 생물다양성 증진 농업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오리농법도 유사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최근 환경농업 생산물이 도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경로가 확보되지 못해 위기에 놓여 있다고 한다. 농업생산 과정에서 생물다양성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해도 그 생산물이 사회적으로 소비되지 않으면 그 방식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도 종합적이고 다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즉, 농촌이 지니고 있는 어메니티 자원을 보전하고 복원하여 농촌관광을 통하여 도시와 농촌의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며,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한계요인에 대해서는 직불제 등을 통하여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며, 시장실패 부분에 대해서는 사회적 보상체계 일환으로 접근이 되어야 한다.
토양오염은 토양이 지니고 있는 생명력을 훼손하는데 있으며 그 결과 사람과 자연생태계를 구성하는 무수한 생명체를 병들고 사라지게 만든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수질오염이나 대기오염과 달리 문제가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해온 것도
또한 사실이다.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단계를 보면 첫 번째로 수질오염, 두 번째로 대기오염, 세 번째로 토양오염이라고 한다. 그 단계는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정도에 따라 산업화 과정에 따라 오염이 나타나는 단계이기도 하다. 매체별로 이렇게 인식을 갖기 어려운 것이 토양오염이기 때문에 토양오염을 예방하고, 오염된 토양을 복원하고 나아가 토양의 생명력을 더욱 더 증진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토양 그 자체만을 바라보고 정책이 수립되고 집행되어서는‘end of pipe’방식이 지니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유럽사례에서 본 것처럼 다면적인 측면에서 토양오염 문제를 바라보고, 일본 사례에 서처럼 순환성과 지속가능성이라는 관점에서 토양오염 문제를 바라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각 주체들의 네트워크형 커뮤니티 구성이 매우 절실하게 요청된다. 그 과정에서 토양의 생명력을 증진할 수 있는 기술들이 개발되고, 지원되며, 실행되고, 평가됨으로써 지속가능성이 위협을 받는 현재의 문제를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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