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오염 원인자가 복원 비용을 책임져야 한다는 기본 원칙에 어긋난 결정이니 사회단체나 환경단체가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최근 정치권을 보면 일반적으로 국가 정책은 야당에서 공세를 취하고 여당은 수세를 취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미군기지 토양오염과 관련 여당 국회의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부당성을 지적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모든 토양오염은 1995년 제정된 ‘토양환경보전법’에 의거하여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군기지도 당연히 예외가 아니다.
‘토양환경보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초과하면 그 사실이 확인된 이후 4년 이내 복원을 완료하여야 한다. 그러나 오염된 지역을 일시에 복원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비용 역시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발적 협약’과 같은 예외 규정을 두어 복원시기를 어느 정도 유예해주고 있다.
미군기지 역시 복원대상의 규모가 엄청나고, 국내 복원업체의 시공능력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복원 시기는 다소 융통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국에 반환될 예정인 주한미군 기지 가운데 최근 오염조사를 마친 27개 중 24개 기지가 국내 토양오염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미국은 이들 기지에 대한 환경오염 치유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으로 한국 측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연합뉴스>가 공개한 미군기지 환경오염 치유 관련 국방부 자료를 통해 드러났다. 국방부가 지난 4월 작성한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으로 끝낸 27개 기지에 대한 환경오염 조사에서 24개 기지가 국내 토양오염 기준치를 초과했고, 이중 15개 기지에서는 지하수가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이 자료에서 “24개 기지는 토양환경보전법 상 ‘가’ 지역의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오염 수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또 이 자료에서 미국이 ‘환경보호에 관한 특별양해각서’에 따라 ‘인간 건강에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KISE)’을 갖는 오염만 치유하며 조사 완료된 27개 기지에서는 그러한 위험이 없기 때문에 치유가 필요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히고 있다.
국회의원 오염실태조사 방문거절
환경관련 법규의 7대 원칙 중에 ‘원인자 책임의 원칙’이 있다. 오염을 일으킨 주체가 복원을 책임진다는 것이다.
미군기지 역시 ‘토양환경보전법’의 규제를 받고 있고, 오염의 주체가 미군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이상 미군기지의 토양오염에 대한 복원비용을 누가 부담하여야 하느냐 하는 것은 문제의 여지가 없다.
우원식 의원을 비롯하여 이기우 의원, 정성호 의원, 제종길 의원, 최재천 의원은 반환미군기지 환경오염이 심각하다는 결과에 따라 8월1일 미군기지를 방문하여 오염의 실태를 조사하고자 하였으나 방문이 거절되었다.
기지 방문 거부 이유로 국방부의 답변은 “현시점에서 반환되지 않은 기지를 출입하는 것은 반환업무 추진에 어려움을 초래, 기지 개방이 곤란함”이고 미군측 답변은 미측은 “이미 한국정부에게 반환되었고 (기지) 시설에 대한 접근은 한국정부의 범위내에서 조정 대상”이라고 통보하였다.
이에 대한 문제점으로
첫째, 이미 미측은 7월 26일 ‘미국방부 부차관보가 6월15일 보낸 서한에 따라 (방문하고자 하는) 캠프카일은 한국정부에게 반환되었다, 모든 시설에 대한 접근은 한국정부의 범위내에서 조정하기 바람’이라고 답변 반환여부에 대한 미군과 국방부의 견해가 다른 데 있다. 미군의 답변처럼 국방부는 반환기지 ‘시설에 대한 접근’을 ‘한국정부 범위내에서 조정’한 것으로 따라서 현재 국방부가 관리하고 있는 미군반환기지가 반환된 것인지 여부를 다시 한번 확실하게 규명해야 한다.
둘째, 미측과 협의도 하지 않고 국회의원의 현장 조사를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이미 반환된 기지라는 것을 국방부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설사 국방부 말대로 SOFA 규정에 따라 협의 절차가 남아 있다고 해도 미측과 협의도 없이 기지 방문을 거부한 것은 이미 기지반환 절차가 끝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이는 절차가 종료된 사안을 협의절차가 남았다고 계속 주장하는 것과 그러한 주장을 근거로 환경오염실태 조사를 거부한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반환기지 토양오염 현황
반환기지 15개 기지 중 13개 기지의 토양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며, 8개는 지하수오염까지 심각한 수준이다.
미군기지 반환 협상의 문제점
29개기지 대부분이 토양오염이 심각한 상태이며, 이 중 16개 기지의 경우는 지하수 오염까지 심각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오염 치유비용이 천문학적 숫자가 되며, 8개 항목 치유는 협상의 결과가 아니라 협상없이도 당연하게 준수해야하는 미측의 의무사항을 마치 양보라도 받아낸 것처럼 전면 수용함으로써 실질적인 반환기지 오염처리에 드는 모든 비용이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향후 반환예정기지 협상의 가이드라인(KISE+8개 청소항목+α)을 고착화시키는 데 있다.
조사중인 기지를 반환 받은 정부협상을 보면 반환 합의된 15개기지 중 화성매향리 사격장은 현재 환경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반환받기로 합의함으로써 이는 기지반환을 합의함에 있어, 조사결과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졸속협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또한 반환협의도 없이 미국 측의 일방통보로 정부가 관리에 들어간 4개기지 중 3개는 토양오염이 심각하며, 지하수상 부유기름층만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오염이 심각한 상태이다. 반환합의도 되지 않고 미측이 일방적으로 통보한 4개 기지의 열쇠를 넘겨받고 우리측이 관리를 함으로써 향후 반환 협상시 교섭력을 극도로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것이다.
8개 항목 치유내용은 주한미군의 ‘환경관리기준’(EGI)에 따라 평상시 주한미군이 준수해야하는 조치에 불과한 것으로, 이는 이사할 때 집 청소하는 수준의 처리이며, 8개 항목 치유내용이 확인된 상태도 아니고, 이견이 있을시 추가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방법도 없음에도 기지 반환을 합의 한 것이 문제이다.
이번 기지반환 합의내용은 환경부, 국방부, 외통부 합동발표 형식으로 알려졌고, 미국측은 별도의 기자브리핑을 하지 않았다.
최소한 대등한 국가간의 합의내용이 최소한의 양식조차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것은 그나마 최악의 협상결과에 대해서조차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에 대한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으로, 우리측 협상팀이 얼마나 졸속적이었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대목이다.
미군기지를 반환받기 위해서는 ‘소파의 미군/공여지 환경조사와 오염치유 협의를 위한 절차합의서’(’03년 5월 체결)에 따라 추진되어야 함에도 양측이 상호 합의한 소파규정조차도 준수하지 않고 한미안보정책구상회의(SPI)에서 미국의 요구를 전격적으로 수용해서 최종결정 되었다.
그나마 사회각계에서 미흡하다는 소파규정 조차도 정부협상팀은 이번 기지반환에 적용하지 않음으로써 최악의 협상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미군기지 오염과 관련 전면적인 조사를 통해 정부 협상팀이 최소한의 소파에 규정된 미군기지 반환 절차도 밟지 않고 졸속적인 협상을 타결한 전후 과정의 진실을 밝혀야한다.
그리고 그동안 미국이 비용을 부담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주장하며 국민을 기만한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하고, 또한 미군기지 오염실태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여 주한미군 기지 오염 현황을 둘러싼 불필요한 오해나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현재까지 조사된 29개 기지의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공개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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