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화의 기본조건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6-06-01 17:45:39
  • 글자크기
  • -
  • +
  • 인쇄




지난 반세기 동안 고속압축 경제성장으로 외형상 우리나라가 세계 140여 국가 중 GNP로는 11위, 무역액으로는 13위에 랭크되었다. 그러나 ‘삶의 질’을 나타내는 환경생태계 측면의 지속가능성과 사회경제적 지속가능성은 오히려 더 나빠졌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가 있다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나라별 환경지속가능성 지수(sustainablity index)는 부끄럽게도 우리나라가 세계 122위에서 136위로 최하위권을 오르내린다.
지난 반세기 고속경제개발의 이면에는 이렇듯 돌이킬 수 없는 환경생태계 오염과 파괴행위가 진행되어 어느덧 식량자급률은 세계 최하위권인 26%이고 마실 물의 전국적인 오염도는 20~40%, 서울의 대기오염도는 세계에서 첫째이다.
농약과 화학비료 남용에 의한 농업오염도 역시 세계 제1위권에 속하는 등 우리나라 환경생태계 차원의 삶의 질(quality of life)은 서울이 세계 89위, 여수 109위, 울산이 116위이다.
대한민국 환경시계는 바야흐로 종말에 가까운 밤 9시 29분을 가리키고 있다. 다른 한편, 우리나라의 사회·경제 지속가능성 지표 역시 형편없다할 만큼 심각하다. 국제투명기구가 발표한 우리나라 투명도(부정부패) 지수는 매년 떨어져 이제는 133개국 중 50위이다. 국제경쟁력 지수도 한 해 사이에 11위나 밀려나 29위 수준이다.
그런가 하면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자살 증가는 하루 30명으로 제일 높아졌고 그중에서도 65세 이상 노인들의 자살은 하루 10명꼴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혼율과 청소년 범죄율 역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교통사고율과 음주 사고율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들에 분류되고 있다.
우리경제가 몇 년째 침체의 늪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면에는 이렇듯 고질적인 지역간 계층간 빈부격차와 사회갈등, 특히 노사갈등과 기득권층의 도덕적 해이 및 가치혼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참여정부 들어서 녹색색맹(色盲)에 가까운 신개발주의 패러다임이 다시 살아나 정부·민간 정책에 판을 치고 있다. 골프장 230개 건설계획, 도시민의 절대농지 무제한 소유를 용인하는 농지법 개정, 수도권 규제완화, 전국적인 기업도시, 혁신도시 그리고 행정복합도시 개발 등 땅 투기와 난개발과 절대농지 및 그린벨트 해제를 부추기는 정책들이 즐비하다.
국민의 상위 1%가 국토의 43%를 소유하고 5%의 국민들이 83%의 땅을 가지고 투기놀음을 펼치고 있다. 이미 국토는 난개발로 산천이 오염되고 경관이 망가지고 있는데도 이렇듯 ‘신개발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부정부패 행위가 땅놀음과 건설·건축행위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해서 우리나라를 ‘토건(土建) 부패국가’라고 부르는 학자들이 늘고 있다. 선진국이란 도시와 농촌 어디에 살든 ‘삶의 질’에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국가를 말한다.
도시와 농촌의 삶이 지금같이 현저히 차이가 나는 현상을 그대로 방치하고서 선진국이 될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이다. 도농간의 균형발전 없이는 선진국에 도저히 진입할 수 없는데도 도시간의 균형개발정책만 추진하다보니 전국토의 균형적인 토지투기장화 만연한다. 그런데도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우리나라 언론과 학계와 정부당국자들은 입만 열면 신자유주의 시장경제의 좋은 점만을 부르짖는다. 시장경제, 무역자유화, FTA, 세계화가 좋다는 것을 누군들 모르는가. 더 중요하고 근본적인 사회적 경제적 그리고 생태학적 인간의 ‘삶의 질’ 문제와 도농간, 계층간, 산업간 불균형의 심화문제들이 먼저 해결되어야 2만 달러 선진경제 구호가 의미 있는 것이 될 수 있다. 현재 심화되고 있는 시장실패현상과 경제정의(正義), 사회정의 및 환경정의의 실종현상을 해소해야 참다운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뉴스댓글 >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