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경쟁력 확보가 글로벌 시장 참여 첩경
각국에 알맞은 새로운 생명공학 기술개발 등 전략 수립 관건
국내 생물산업의 문제점
우리나라의 생물산업은 제약·식품·바이오소재 분야에서 1950년대 이후부터 기업의 설립과 시장 형성이 이루어져 왔다고 할 수 있으나 국내 독자적 기술개발보다는 외국 기술에 크게 의존하여 왔다.
한 사례로서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자본규모의 영세성 때문에 R&D투자가 극히 미약하였으며, 독자적 기술에 의한 독자 의약제품을 가져본 적이 최근까지 없었음은 물론, 현재도 우리 기술로 독자 개발·생산되어 세계시장에 진출한 의약제품은 전무한 실정이다. 그나마 크게 위로가 되는 것은 최근 몇몇 기업들에 의해 신의약물질이 개발되어 해외 기업에 licensing-out되는 사례가 보고되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SK(주), 종근당, 유한양행 등의 특허기술의 수출이 대표적 사례이다. (<표 11>참조)
현재 국내 생물산업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첫째는 기술력이고, 두 번째는 자본력이라고 단적으로 말할 수 있다. 국내시장의 영세성 때문에, 세계시장을 목표하지 않은 제품 개발은 의미가 없는 상황임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필요한 제품 생산을 위한 기술력을 확보하기에는 우리나라 전반적 과학기술 수준이 이를 따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발효생산기술 등 몇 분야에서 국제경쟁력을 확보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생명공학분야 전반적인 기술 수준은 아직도 선진국 대비 60~7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며 이 같은 상황은 좀체로 개선될 기미가 없다는 것이 솔직한 상황이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가 80년대 이후 꾸준히 증가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세계적 규모에서 보면 우리나라 전체의 투자규모가 해외 다국적 제약기업 1개의 연구개발 투자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보면 그 까닭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일례로서 미국의 DuPont사의 1998년도 총 R&D투자는 16억달러로 당해 연도에 우리나라 정부와 민간이 투자한 전체 2,400억원과 비교할 때 비교한다는 것 자체의 의미가 없을 정도이다.
또 미국의 거대 제약기업의 하나인 Pfizer사의 2000년도 연구개발비 규모가 47억달러(한국신약개발조합, 2001b)에 이른다는 사실과 2000년도 우리나라 과학분야 전반에 걸친 정부 투자연구비 규모가 5조원에 못 미친다는 사실을 비교할 때 이와 같은 투자규모의 열세를 만회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실제로 신의약물질 1개를 개발하는데 개발비용이 5억달러, 기간은 7년 이상이 소요된다는 통계를 보면 이 같은 투자를 독자적으로 과감히 시도할 수 있는 자본력을 가진 국내기업은 전무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2000년도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제약업계의 매출액 대비 순이익 2.63%에 불과, R&D투자의 여력이 거의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투자능력의 영세함도 문제지만 사실 더 큰 문제는 시장확보의 불확실성이다.
다시 말해서 세계시장에서 적정규모의 시장점유율(market share)를 확보하고 투자를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도지 않는 한 이러한 투자를 시도할 만한 기업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투자리스크를 줄인다는 차원에서 정부차원의 지원방안을 찾는다면 이는 민간부문의 투자를 유도하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또한 인력 문제도 심각한 사안 중의 하나이다. 특히 연구개발인력이 문제가 되곤 하는데, 1999년 현재 국내 생명공학분야 연구인력은 총 8,200여명 선으로 산업계에 2,100명, 학계에 4,600명, 정부연구소에 1,500여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규모는 미국의 약 1/40, 일본의 1/15에 불과한 규모이다. 특히 첨단기술분야로 꼽히는 유전체학, 단백질체학, 생물정보학 등 분야에 인력부족이 심각하여 앞으로의 경쟁력 확보에도 어려움을 예상케 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바이오벤처 기업의 급격한 증가에 따라 생산기술·기능전문인력도 부족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현실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 까닭은 1980년대 이후 그나마 정부 주도의 꾸준한 육성지원책에 힘입어 생명공학분야의 우리나라이 기술 수준이 지속적으로 향상되어 왔으며, 우수한 인적자원의 공급이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는데 있다.
그 결과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생명공학 기술개발을 자체적으로 시도할 과학기술능력을 갖춘 몇 안 되는 국가 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세계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0~30%의 생물소재 제품을 하나라도 확보하고 있는 나라는 손으로 꼽을 정도인 것이다.
투자 규모의 영세성도 ‘선택과 집중’차원에서 극복이 가능한 부분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최근 들어 민간기업의 생명공학 부문 투자관심이 올라가는 시점에서 보다 확실한 투자유인책을 강구함으로써 민간부문투자를 극대화하여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투자유인책으로는 연구개발비에 대한 세제혜택의 확대, 금융 지원의 확대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따라서 이 같은 현실 하에서라면, 우리가 전략적으로 현명한 선택만 할 수 있다면 세계 시장에서 우리 독자적인 틈새시장을 찾아낼 수 있으리라 생각되며, 또 이미 가지고 있는 글로벌 제품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 생물산업
육성을 위한 제언
신규유망분야
우리나라의 생물산업을 효과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처방과 중장기적 처방이 병행하여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선 산업적으로 유망한 분야를 선정하고 이를 위한 사업목표의 설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이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실행계획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신규 유망 분야로 꼽을 만한 분야는 대략 다음과 같다.
▷ 보건의료분야 단기적 개발 대상으로는 2000년대 초·중반에 선진기업들의 특허가 만료되어 가는 개량의약을 선정하고 이의 고효율·고생산성 제조공정을 제법특허로서 확보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를 산출할 수 있는 신의약개발에 투자를 확대하여야 할 것으로 판단되며, 특히 뇌·신경과학분야의 세포사멸조절제(알츠하이머, 치매, 피킨슨씨병, 뇌졸중 등의 치료·예방제제 등), 암·관절염 등의 유전자치료법, 인간화항체, 인공장기, 인공피부 관련 제품이 향후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 생물화학소재분야 단기적 개발대상으로는 고역가 산업용 효소, 미생물다당류, 생체적합성 의료용 생물고분자, 기능성 바이오식품소재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며, 중장기적 개발대상으로는 바이오향료·색소 등 기능성 바이오화장품소재,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석유화학 대체원료물질 등을 들 수 있다.
▷ 생물농업소재분야 단기적 개발 대상으로는 우량종묘 개발, 우량형질 가축, 질환모델 동물 등을 들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고효율 복제가축, 인공장기생산용 형질전환 동물, 채소원예작물의 유전자재조합 종자, 백신생산용 작물 등의 개발을 검토할 수 있다.
▷ 생물환경분야 단기적으로는 해외환경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bioremmediation기술 등의 자체 확보를 서두르고, 중장기적으로는 앞으로 급속히 증가할 국내 토양오염 및 호소오염처리 수요에 대비하면서 또 해외진출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도적 보완을 위한 제언
▷ 정부의 기술개발투자 확대 및 민간투자 유인제도 확충 생물산업의 경우 투자 회임 기간이 길어(생물의약품의 경우 약 10년)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므로 정부의 기술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이에 참여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로서 기업연구개발비용의 세제혜택을 확대하고 기술담보 융자제도의 확대나 신약개발자금을 지원할 때 융자조건을 대폭 완화하는 것도 실질적으로 해당 기업이 혜택을 받는 좋은 방안이 될 것으로 본다.
또 신규 등재 의약품의 약가책정시 해당 개발 기업에 높은 이윤을 보장하는 것도 기업 R&D를 자극하는 방법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또 신규 등재 의약품의 약가책정시 해당 개발 기업에 높은 이윤을 보장하는 것도 기업 R&D를 자극하는 방법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밖에도 정부가 생물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하며 관세·비관세 장벽의 완화 또는 철폐를 위한 노력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산·학·연의 협력기반조성 및 강화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산·학·연 협동체제가 취약한 실정으로 학계나 연구기관에서 축적된 기술과 지식기반이 산업화로 이행되는 실적이 저조했다. 그러나 앞으로 포스트 게놈시대에서는 산·학·연 협동만이 우리의 기술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동력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신약개발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전임상 및 임상연구를 위한 인프라의 구축에 정보가 투자를 확대하여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 국책과제의 수행시 산·학·연 협동팀에 우선권 또는 가점을 부여하는 방법을 확대 적용(과학기술부 과제에서는 일부 적용중)하는 것도 등도 이러한 협력기반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
또한 일부 핵심 분야에서의 인력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요중심 기술개발 계획이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며 정부와 산업계가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예를 들어 생물정보학 같은 분야가 좋은 예라 하겠다.
▷ 유전자원의 체계적 확보·관리 및 활용 강화 생명공학연구소의 기본소재인 유전자원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확보·관리 및 활용체제를 정비하며, 또한 국제적 관점에서 유전자원 관련 논의 동향을 면밀히 검토하여 국익에 유리한 정책을 선별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고부가가치 바이오의약품 연관 유용유전자의 탐색과 확보에 국책적 지원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 바이오벤처 기업의 적극 육성 우수한 기반기술(platform technology)를 보유한 바이오벤처 기업의 보다 경쟁력있는 연관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지원제도를 확대하고, 특히 바이오벤처 펀드의 규모를 확대, 기술평가만으로도 운영자금 조달이 원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투자여건을 개선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로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는 매출액이 주요 고려사항으로 되어있는 코스닥 등록요건을 신중히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주기를 제안한다. 또 바이오벤처 기업의 혁신기술이 대기업의 대량생산 및 marketing 역량과 결합되도록 유도할 수 있는 기술이전 시스템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 이를 위해 벤처·대기업간 기술개발 콘소시엄 구성을 권장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 생명공학 기술 관련 안정성 및 윤리대책 마련과 대국민 홍보/이해 증진 국제적 차원의 생명공학 안정성 의정서(Biosafety Protocol)가 채택되는 등 생물산업의 발전과 생명공학 기술의 확산에 따라 안전·윤리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생명공학 제품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인식은 아직까지는 그다지 거부감이 높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이에 대한 체계적, 과학적 홍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되며, 또 세계시장에 서 생명공학 제품의 교역에 따른 LMO 관련 이슈에 대한 대응책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
현재 국내 생물산업 참여기업의 가장 큰 관심사는 기술개발 역량의 확대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이유는 기술경쟁력의 확보만이 글로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는 인간유전체 해독작업이 완료에 눈앞에 두고 그 이후에 다가 올 소위 ‘포스트게놈 시대’에 맞게될 과학기술사적 변혁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genomics, proteomics, bioinfor matics 등 신기술 영역의 개발과 이에 필요한 인적자원의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음이 바로 그것이다. 또 각 나라마다 자국의 실정에 맞는 새로운 생명공학 기술의 개발과 생물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수립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과연 어떠한 전략을 세워야 하는가? 그러한 전략은 우리의 능력으로 과연 실행 가능한 것인가?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은 실로 쉽지 않은 것이다. 쉽지 않은 것을 예상하면서도 우리나라는 그동안 몇몇 전문기관 중심으로 많은 노력을 이와 같은 작업에 쏟아 왔으며 그로부터 적지 않은 결과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 할 것이다.
그것은 정부의 유관 부처에서 그 동안 집중적으로 이러한 이슈를 연구하고 대응책을 마련해 왔던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전경련과 같은 민간기업의 집합체에서도 자체적 필요성에 의해 생물산업 관련 대정부 건의문을 최근 마련했고, 한국신약개발조합 같은 산업계에서도 ‘21세기 제약산업 발전방안’과 같은 건의문을 내게 되었음은 이 같은 세계적 추세에 동참하고자 하는 우리 기업들의 노력의 일환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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