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중에서도 새로운 골프장에서의 라운딩에서 대체적으로 자신의 핸디보다 적게는 4~5점 혹은 그 이상의 현격한 차이를 보여 내기에서 옴팡지게 물렸다는 당혹스러운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한다.
상수도가 전국적으로 보급되고 있는 이즈음에서는 지방 나들이시 물갈이를 한다는 소리는 들려오지 않는다. 그것은 과거 지방 토질에 따른 지하수물을 음용하므로써 서울의 평균 경도가 60∼80이던 물이 충청도에서는 300이상 큰 차이를 보여주므로써 배앓이를 심하게 하였는지 모른다.
그러나 광역상수도가 보급되면서 전국의 수돗물 평균 총경도는 100이하로 유지되고 있고 먹는샘물이나 정수기물이 보편화되므로써 물갈이의 고통에서는 해방된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방출장시 잠자리를 몹시 타는 위인들은 밤잠을 설쳐 혹자는 자신이 평소 입는 잠옷이며 베개까지 운송하여 잠을 청하는 사람도 만나게 된다.
골퍼들이 새로운 골프장을 찾아 라운딩을 할 때도 골프장 지형의 특색에 따라 현격한 차이를 보여 주는 것을 보면 우리 민족은 유목민의 핏줄이기 보다 정착농민의 후예임을 반증해준다. 싱글의 실력인 사람도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면 새로움의 만남은 언제나 두려움과 설레임으로 가슴을 요동치게 하는 분비물이 있는 것 같다.
유럽인들이 선조들에게 물려받은 유품들에 감사함을 표하는 반면 우리네 사람들 대부분은 새로운 것, 신선한 것, 새것에 대한 애착은 남다르다. 고풍스러운 집에서 고전적 장식 속에서 생활을 즐기는 그들과 새집에서 새로운 물건들로 방안을 꾸미고 자랑스럽게 손님을 맞는 우리의 삶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새로이 건축하여 분양한 새집만을 찾아 이주하던 많은 도시인들의 습성은 이제 벽에 부딪치고 있다. 한 연구팀이 새집에 일반 바닥재나 가구를 들여다놓은 집과 친환경자재로 장식한 집의 실내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일반가구와 친환경자재를 사용한 집의 TVOC농도가 100배 이상으로 오염도가 높게 나타난다는 보고를 한 바 있다. 각종 건축자재에서 방출되는 포름알데히드,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 각종 화학물질은 두통, 천식, 피로, 피부염 등의 질환을 유발시킨다.
새것에 대한 집착증은 10∼20년 사이에 우리 가정에 열풍처럼 번졌다. 가구에서 식기까지 옛것은 버리고 모두 서양식 가구 서양식 인테리어로 바꾸며 이를 자랑스러워했다. 그리고 내면에는 자신의 부귀와 돈의 가치를 은연중에 표출해 보였다. 정말로 무식한 소행을 반복해 왔으며 새것이 지닌 강력한 독성을 우리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새집을 장만하면 최소 3개월 이상이 지나야 독기가 빠진다고 하는데, 벽지와 바닥재를 비롯한 주방가구와 일반가구 등 모든 소재에서 새것은 독기가 뿜어져 나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미처 모르고 살아왔다.
새로운 골프장에서의 라운딩, 어디가 벙커고 오비지점인지,바람은 어떻게 불어오는지, 해저드는 어디고 그린의 상태는 어떤지, 그래서 내기골프를 할 때는 자신이 즐겨 가는 곳으로 동반자를 유도하고 초대하는지 모른다. 적어도 자신의 텃밭에서 라운딩은 눈감고도 길목과 요새를 정확히 알고 있고 방어 할 대처가 충분하기 때문에 빼먹기든 어떤 경우의 내기든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어린 날 고물엿장수에게 팔려가던 놋그릇이며 은쟁반, 시커멓게 그을린 촛대며 얼룩진 할머니의 경대와 참빗, 아낌없이 버리고 새것으로 살림을 바꿔치기 했던 옛시절의 무모함에 경망스러운 행동에 자괴를 한다.
과거에도 존재하고 오늘도 여전히 신선하게 감동을 주는 북한산 노을을 바라보며 옛산의 정취와 풍광이 언제나 새로운 시적인 이미지를 유감없이 던져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제 우리도 새집 증후군이 밝혀주는 발암물질의 농도를 꿰차지 않아도 오늘의 내가 존재하기까지 과거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진정하게 깨달아야 할 시점이다.
김 동 환 | 저널리스트, 시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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