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팔번뇌와 백팔타’ 36타의 고뇌 그리고 조루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4-04-29 11: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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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밤바다에
별을 띄워 놓고
횡횡한 도심하늘에
햇빛 하나로
삭막함을 데운다
마른 국회의사당에
짙 눌리며 피어나는 노란 민들레.
본인의 졸시 -봄-이라는 단시 전문으로 4월을 맞이한다.
17대 국회 입성을 위한 수많은 인파들의 약력과 정책방향을 읽어 보지만 밤하늘에 별만큼 반짝이는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몇몇 대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중소기업들의 침몰은 햇살을 만나기 어렵고 어느 기업의 금형까지 훔쳐 달아난 원자재의 품귀도 해안이 없다. 그야말로 백팔번뇌의 혼미 속에 봄을 맞는다.
우리나라 57명의 시인들이 바라다 본 한국경제의 경기전망은 그나마 희망적이다. 워낙 가난의 굴레를 스스로 먹이감으로 생각하는 지인들이기에 그런지 가난을 업보처럼 견뎌온 삶이여서인지 경제현황에 대해서는 비교적 단순하다.
유안진 시인은 정치인의 요구를 단호히 거절하라고 주문했고, 성지월 시인은 신의가 있는 상거래를 요구했으며 소설가 최인호씨는 우선 좋다고 외국자본에 기업을 팔아먹지 말라고 일성을 토한다.
인간의 과거 현재 미래에 걸친 108가지의 번뇌. 즉 소리, 색깔, 맛, 냄새, 뜻, 감각(6관/耳, 目, 口, 鼻, 心, 體)에서 충돌하는 갖가지 번뇌와 고민이 좋고, 나쁘고, 좋지도 싫지도 않는 평등의 3가지 인식작용에 의한 합산적 발생을 번뇌라고 한다.
3가지가 각각 6개 기관에서 던져지는 번뇌의 합산은 18가지. 여기에 탐하고 불탐하는 두 가지가 다시 겹쳐서 36가지의 번뇌가 탄생되고 이것을 과거, 현재, 미래의 3세에 걸친 고뇌를 곱하면 108의 숫자가 탄생된다. 공식으로 하면 3 6=18 2=36 3=108의 등식이다.
요즘 필드는 그야말로 봄의 화신들로 인간의 마음을 달뜨게 한다. 싱글로 안착한 골퍼들을 제외한 대다수 골퍼들은 이 108 번뇌의 구속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타수를 셈하지 않으려는 것도 백팔번뇌의 구속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다.
연습장에서는 구질이 좋았는데 필드에서는 왜 오비가 날까. 빠이롯트 실험에서는 훌륭한데 현장적용에서는 번번이 실패하는 이유와 같은 것일까. 인사문제의 허점을 낱낱이 밝힌 사무관이 장·차관이 되면 또다시 인사의 형평성을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똑똑하고 실력있는 인물이 국회의원이 되면 망가지게 되는 이유는 무얼까.
예쁜 캐디가 두렵고 민망해지는 이유는. 하필 가냘픈 앙상한 나뭇가지에 부딪쳐 벼랑으로 굴러가는 공을 보면서 인내의 한계를 넘기는 이유는 무얼까. 140여미터정도 날아가야 할 7번 아이언이 휘두를 때마다 거리가 달라지는 이유는. 정책의 일관성이 없는 이유는, 그 점잖고 품위있는 위인이 필드에서는 오비투성이인 이유는, 오비가 나면 벌점을 먹으면 되는데 정책의 실패는 어느 누구도 벌점을 받지 않을까.
그렇게 의문은 꼬리를 무는 4월, 백팔번뇌의 허덕임속에 남몰래 고민하다가 언제부터인가 백팔을 청산하고 홀연 싱글로 가는 문턱에서 평생을 농락하는 위대한 골프메니아. 그들은 과연 해탈의 경지에 오른 신인가. 그런 신적 존재들이 공직에도 기업인도 학계에도 많다.
그러나 번뇌에서 탈출한 그들의 머리에서도 환경산업의 비약적 발전은 기대하기 어려운 2004년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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