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신년의 화두 환경의 고급화

김 동 환 - 저널리스트, 시인, 수필가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4-02-23 10: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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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골프장을 찾아 잔디를 걷다보면 골프웨어가 의외로 눈에 띄게 화사하게 느껴진다. 요즘엔 기존 골프웨어가 명료하고 심플하면서도 천연색 위주로 그려진다면 유니폼 적인 식상한 골프웨어에서 탈피해 패션감각이 한층 돋보이는 패션으로 선회하고 있는 점도 눈 여겨 볼만하다.
화려한 원색과 여성스러운 파스텔 톤의 칼라는 여성을 매혹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한층 감각적이고 다양한 무늬의 패션은 자연 앞에서도 톡톡 튀는 체취를 맛보는 점이 골프를 하면서 느끼는 또 다른 감상이다. 물론 여인과 함께 할 때 그 미적 도취는 가세된다.
푸른 잔디 위의 찬란한 패션의 황홀한 유혹.
하긴 우리의 골퍼들의 의상이 너무 고급스럽지 않느냐 질타도 나오고 있다.
반면 환경산업과 환경과 관련된 사업가며 관련인사들의 행동반경을 보면 소박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하고 궁색함마저 든다. 해외 나들이를 하면서 번번이 느껴지는 것은 일단 환경시설이 그 지역의 풍광과 어울려 아름답게 투영된다. 건축물에서 내부를 감싸는 감각적인 조형미. 어디하나 이곳이 쓰레기장이고 정수장이며 하수처리장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사카시 공장지대에 위치한 하수처리장은 생태하천을 조성 하수돗물을 중수처리한 물로 반딧불이를 키우고 매년 6월이면 반딧불이 축제를 열기도 한다. 네덜란드 국경지대에 있는 폐기물처리장은 종이, 비닐 등 페기물별로 화려한 색상과 애니적 건축물로 동화 속에 만나는 환경타운이다. 일본 동경도 하수처리장은 남산타워보다 큰 타워를 매립지에 건설하여 그 속에서 전시, 스포츠센터, 수영장, 강의실, 견학장 등을 마련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수장이며 하수처리장, 매립장은 필리핀 등 동남아 후진국에서 보는 처리장 정도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수장이 정수장다워야 한다고 되물어 볼 수도 있으나 정수장이 아름답지 말라는 법도 없다. 대중과 친근한 공공시설물, 즐기고 배우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공시설물이 아름다워서는 안 된다는 논리는 없다.
최근 서울시 상수도본부에서는 상수도의 고급화를 올해의 패러다임으로 선정했다. 최고 지휘자인 신본부장은 사람이 우선 고급화돼야 모든 시설이나 운영을 고급화할 수 있다는 지극히 철학적인 논리를 올해의 화두로 내 놓았다.
수도인을 포함한 환경인은 궁색스러워야 하고 초라해야 수도인이고 기술인이라고 항변하기에는 너무 억지적이다. 수도인이나 환경인들이 골프를 할 때 어디 구질구질하고 촌닭 같은 의상을 하고 필드에 나가지는 않는다. 그들도 그린 위에서는 감각적이고 더욱 화려하다.
상·하수도를 포함한 환경시설이 멋갈스럽지 말라는 법은 없다. 터무니없이 싼값으로 설계와 시설을 하고 예산을 줄였다는 자찬(自讚)의 축배는 이제 자랑거리가 아니다. 설 연휴 때 전국을 휘몰아친 수도계량기 동파사고에서 본지가 조사한 수도계량기 원가를 보면 서울시는 춘천과 강릉의 2만 5천원보다 무려 3배나 싼 7천 원짜리 수도계량기를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동파건수도 2만 여건에 달하고 있다. 비교하기에는 억지춘양격이기는 하지만 서울시에서 올해는 고급화로 가자는 메시지를 관련공무원에게 전달하면서 신년인사를 했다. 싸고 질 좋은 제품은 한계가 있다.
환경산업도 세계를 향한 세계 속의 명품으로 인정받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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