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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품에 보이는 사람은 대부분 파자로 자신의 모습이다. |
1949년 발표된 게오르규의 소설 25시는, 세계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25시는 하루의 24시간이 모두 끝나고도 영원히 다음날 아침이 오지 않고 아무도 구원해줄 수 없는 최후의 시간을 의미한다. 주인공 요한 모리츠는 평생 핍박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25시 안에서 숨 막힐 듯이 살고 있다. 최후의 시간인 24시간 이후 25시! 메시아의 구원으로도 불가능하다는 시간이다.
하루를 25시간으로 살아가는 아티스트. Street Artist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Francisco de Pájaro(프란시스코 드 파자로)를 삼청동 아줄레주(Azuleho) 갤러리에서 만났다.
손에 닿는 모든 물상이 그의 손길로 작품화되는 과정을 목격하는 것은 큰 복이다. 그의 반란의 몸짓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즉흥적인 거리예술 행위, 탁월한 색감과 표현기법 그리고 그가 추구하는 예술철학을 일부라도 알기 위해 이 전의 인터뷰와 육성으로 들었던 그의 예술 활동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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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스페인은 최대 경제 불황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 무렵 바르셀로나 거리를 점령한 것은 Francisco de Pájaro(프란시스코 드 파자로)의 'Art is Trash' 슬로건과 그의 쓰레기 설치작품이었다. 시선을 사로잡는 대담한 메시지와 전례 없는 예술적 표현 수단이 시민들 사이에서 격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파자로의 현상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그의 변명하지 않는 도전에 동조했고, 일부는 예술과 정치에 관한 그의 표현에 크게 의존했다.
이로부터 10년이 지났다. 전 세계적으로 파자로의 작품에 대한 평판은 급속히 증가했다. 그는 이제 전 세계를 대상으로 고착되고 불합리한 사회적 부조리 개념에 맞서 자신의 전투를 확장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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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갤러리 아줄레주(azulejo)에서 작업중인 파자로 |
3 년 전 외국 유명 매체와의 인터뷰 첫 질문은 나의 물음과 일치했다.
어떻게 그리고 왜 당신은 거리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냐고 물었다. 그의 답이다.
“그 당시에 직면해야 했던 상황들이 축적돼 그에 대한 반응으로 회화를 시작했다. 경제적 사기, 불확실한 노동 조건, 바르셀로나의 민사조례 및 예술적 좌절감은 내 몸 안에 담겨 있던 문제 중 일부였고 나의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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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가 아닌 길거리에 페인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빨간색 붓 자국이 있는 흰색 면 티셔츠를 입은 파자로는 “거리에서의 회화는 순수한 자유를 의미한다. 느낌으로 즉흥적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작품이 신중하게 제작됐는 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작업하고 있다는 사실, 느낌이다. 반면에 캔버스 페인팅은 장식적이고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하려는 경향이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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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를 칠할 장소와 재료는 직접 가져왔지만 그는 재료에 집착하지 않는다. 현지에서 구하기도 한다. 특별히 그가 칠하고 싶은 대상들이 정해져 있을까. 그는 반복적으로 즉흥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쓰레기통에 자신의 그림을 선전하기 위해 계획하지 않는다. ‘즉흥적’이다. 실제로 이러한 야생성의 접근법으로 소재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나 만의 숙고된 그리기 방식을 좋아한다.”
우리의 일상적인 환경에 개입함으로써, 예술을 경제적으로나 지적인 엘리트로부터 해체 시켜 예술을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가게 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의미에서 ‘Art is Trash'는 적확한 표현이다.
'아트는 쓰레기다'는, 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는 고급 액자, 깔끔하고 기술적으로 숙련된 작품에 비해 훨씬 더 창의성이 돋보인다. 한편으로 더럽고 버려진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street artist 파자로의 그림은 모든 관객들이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현대의 미술애호가들(소비자)은 마음에 드는 예술작품을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기꺼이 돈을 지불하기도 한다. 그에 비해 당신의 작품은 이런 소비성향(소유)과 다소 거리가 있다고 물었다. 그는 “지금의 예술은 엔터테인먼트 제품이다. 먹기 위해 요리된 것. 돈을 벌기 위한 변명이다. 캔버스에 페인팅 할 때 최종목표는 생과자 요리사처럼 캔버스를 팔아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며 “진정한 예술은 무료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을 좋아한다.” 고 말하고는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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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줄레주 갤러리 입구에 임시로 기대놓은 파자로의 작품들 |
그의 쉽지 않는 예술가로서의 여정을 물었다. 공공장소에서 작업 중 경찰의 단속으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는 파야로는 항상 간단한 훈방조치 후에 풀려나왔다며 “경찰서에 갔다 오면 다음 날에, 전날 경찰서에서의 경험을 그림으로 그린다”고 했다. 종이에 그려진 그의 작품들을 들여다보면 경찰에 쫒기는 자신의 모습이 있다.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미국공권력과 맞서는 인디언들의 모습, 빨간 루즈가 칠해진 머리카락이 성성한 자화상은 그의 내면을 더욱 궁금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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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의 작품에는 인디언들의 삶의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
공공장소에서의 작품이 일시적이고, 보호받지 못한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질문에 “거리에서의 작품은 쓰레기로 끝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필요가 없다”고 간결하게 답을 한다.
자신의 거리작품이 타인에 의해 손상되거나 덧 입혀지는 것을 일종의 의사소통이라고 이해를 하는 파자로.
“그것은 파괴가 아니다. 사람들이 건설적인 방식으로 상호작용할 때 나는 그것을 좋아한다. 나는 창조를 믿는다.”
그가 상대하는 대상을 ‘스마트폰을 들고 세상을 소유하고 있다고 믿게 만드는 사람. 이런 인간의 어리석음에 맞서는 것’이라고 표현하면서 표면적으로 감염된 질투심이 강한 사람들에게 맞서 싸운다고 했다. “정직한 사람들을
권력으로 학대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대항한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로 피카소를 주저 없이 언급한 그는 “피카소만 좋아한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호흡을 멈추기 전에 이 세상에 대해 내가 느끼는 것을 분명하게 말하고 싶다” 그는 25시간 예술 할동을 하는 작가이다. 갤러리아 아줄레호에서 아마도 우리는 10년 후 제2의 피카소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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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화상 |
25시의 주인공 모리츠는 주어진 고난에 비틀려지는 생을 살아가지만 바르셀로나 예술가 파야로는 그에게 다가오는 24시간을 오로지 저항, 풍자, 그리고 유머까지 버무려 세상에 저항하고 있다.
쓰레기나 길거리 재활용품을 선택해 즉흥적 느낌으로 작품을 만들어가는 그는 “중국보다 한국이 제작 활동을 하기 안 좋다. 길거리가 너무 깨끗하다”며 웃는다. 파야로의 맑은 눈빛이 성큼 봄 색으로 가득한 삼청동 돌담길로 향한다. 두 시간 동안의 대담, 10년 후의 피카소를 미리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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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청동 아줄레호 갤러리 |
그의 작품을 오는 4월 13일부터 갤러리 아줄레주(관장 박서영)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장소 : azulejo gallery 서울 종로구 삼청로 9길, 19
전시기간 : 4월 13일 - 5월 13일 10:00 - 18:00
| ▲ Francisci de Pajaro |
덧붙임...
공간연출을 직접 진행하는 박서영 미술감독은 아줄레주 갤러리(azuleho gallery) 4월 13일 개관전으로 ”Art is Trash“를 기획했다. 자신의 갤러리 오픈전에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방문해 작가의 작품전시를 보고 스트리트 아티스트(street artist) 프란시스코 드 파자로를 선택했다.
파자로는 1970년 스페인 자프라에서 출생했다. 1993년 스페인 바다호즈에 있는 메리다 응용예술학교에서 재학 중 귀향해 디자인, 포스터 및 장식화에 전념하는 광고회사를 공동설립했다. 2002 런던으로 건너가 예술 활동을 하다가 2003년 바르셀로나를 처음 방문해 예술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2003년 말에 생후 처음으로 바르셀로나로 여행을 가서 콘달에 머물기로 결심을 하고, 살아남기 위해 불안정한 일을 셀 수 없이 했다. 2009년 중반 누적돼온 부정적인 환경과 현실로 인해 처음으로 바르셀로나 거리로 나가 쓰레기 더미에서 그림을 그리겠다고 결심했다. 스페인의 경제 불황, 불안정한 일자리, 거리에서 표현자유 금지, 나의 작품전시에 대한 화랑의 소극적 성향과 거절 등 이 모든 예술가로서의 좌절과 실망감은 결국 시한폭탄이 돼 즉흥적으로 ”예술은 쓰레기다“ 라고 이름 짓게 됐다.”
그는 사회로부터 버려지고 썩고 악취 나는 더럽고 추한 것들을 오브제로 예술을 창작한다. 이것은 정치인들과 자본주의 시스템을 풍자하는 괴물을 만드는 작업이다. 2013년 갤러리에 등장한 그는 자신의 거리예술 스타일을 캔버스와 쇼윈도우에 표현하고 있다.
(문광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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