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뜨거운 감자된 탄소중립계획안, 정부의 의지와 역할 중요

탄소중립 계획안 나왔지만 문제는 실행 여부에 달려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3-04-20 22: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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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지난 3월 22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이하 탄녹위) 주최로 공청회가 열렸다. 이번 공청회는 대한민국 정부와 탄녹위가 지난 3월 21일 발표한 제1차 국가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계획(안)을 바탕으로 각계 시민단체, 연구진, 학계, 산업계의 목소리를 듣고자 자리가 마련됐다. 이번 공청회는 환경단체들의 보이콧으로 초반부터 난항을 보였지만 이후 각계각층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시작했다. 이에 공청회의 내용을 알리고자 한다.

탄소중립, 실현되어야 하지만 실천은 어려워

▲탄녹위 김상협 위원장(제공=탄녹위)

이날 기조연설을 시작한 탄녹위의 김상협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의 일련의 과정이 그리 간단히 움직이지 않는다. 2021년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탄소 감축을 열렬히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온실가스는 2021년 코로나가 회복기로 접어들면서 반등으로 크게 감축되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산업구조 문제를 들고 싶다. 온실가스 배출 40%를 감축하는 아주 쉬운 방법은 포스코와 같은 철강회사가 문을 닫으면 상당량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내 산업구조는 상당 부분 이에 의존하고 있어 이 같은 극단적인 사태는 초래할 수 없다. 목표를 크게 세우는 일은 쉽지만 관건은 이를 이행하는 일일 것이다. 따라서 탄녹위에서 이를 철저히 이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환경부 안세창 기후변화정책관은 “환경부에서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노력한 바 있고 실제로 탄소중립 녹색 현장 기본법이 개정되기도 했다. 첫술부터 배부를 수는 없지만 우리의 목표를 향해 한발한발 가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을 이해해주었으면 한다. 이와 관련해 온실가스 감축은 국제 경제 질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실제로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으면 국제무역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해 해외 각국은 새로운 기후 전략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기후위기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기본계획 수립을 해왔고, 2021년에는 탄소중립을 목표로 기본법이 제정된 상태이다. 이제 실행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지역이 함께 노력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에 탄소중립 녹색성장기본계획을 시행하고 있으며 5년마다 기술적 여건과 전망, 사회적 여건을 고려해 재검토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이번에 발표된 계획안은 완료된 것이 아닌, 지속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국가 전략은 4대 전략 12대 과제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기에 구체적 효율적 방식으로 온실가스를 감시하는 책임감 있는 탄소 중립이라는 전략하에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등 무탄소 전원을 활용하고 저탄소 산업구조 순환경제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기본계획에는 지난 2021년 정부가 2030년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줄이겠다고 발표한 NDC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방안도 함께 있다. 또한 탄소 배출량 합계를 40% 줄이는 것은 그대로 유지됐지만 지난 2021년 발표한 부문별 감축 목표는 이번 계획에서 일부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부문에서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억 3070만톤(이산화탄소 환산량)으로 2018년 대비 11.4% 감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2021년 목표보다 3.1% 완화된 것으로 현실적인 여건을 반영해 다소 느슨해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반영한 전환 부문은 감축 목표가 2018년 대비 44.4%에서 45.9%로 늘어났으며 CCUS(이산화탄소 포집 저장 활용) 부문은 국내 탄소저장소 확대를 통해 흡수량을 증가시킨다는 방침이다.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이와 더불어 태양광 수소 등 청정에너지의 경우 전환 가속화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을 추가로 이행할 수 있도록 기존보다 400만 톤 추가 감축 목표를 상향했다. 특히 산업 부문은 기존 2021년 10월에 발표했던 것에 비해 변화된 사항들이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원료 수급 제한과 기술 개발이 지연되는 등의 현실적인 어려움과 함께 제조업 중심의 에너지 다소비 산업 구조 특성을 고려해 이번 에너지 감축 목표를 800만톤 정도 하향조정하기로 했다.

그밖에 핵심 녹색기술 개발을 위해 신산업을 육성 발굴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는데 민간 금융 지원을 통해 환경과 성장이 공존하는 탄소 중립 녹색성장 추진을 통해 채권 등 녹색금융 활성화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2030년까지 부문별·연도별 온실가스 감축목표

지자체의 역할도 강조했다. 지자체의 경우 기본 계획을 개별적으로 수립하게 되어 있는데 탄소중립 지원센터를 통해 이를 뒷받침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간 소통과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관련 인력 양성을 위해 기후 관련학과 특성화 대학원 등을 통해 미래차 등 산업 수행에 기반 인력 양성이 되도록 참여도를 이끌어낼 것이다.
 

안세창 기후변화정책관은 “그동안 온실가스 감축이 지연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 점검하는 데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빈틈없는 이행 점검으로 범부처 상설협의체를 중심으로 개별 과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행결과는 국민에게 보고할 계획이다”라고 알렸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의무화 방안 효과있나

이어서 개별 토론 시간에는 숙명대학교 기후환경에너지학과 안영환 교수를 좌장으로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 정규창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파트장, 김녹영 대한상공회의소 탄소중립센터 실장 등을 통해 각계의 목소리를 들었다.

 

▲개별토론 토론자들(제공=탄녹위)

이상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온실가스 감축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에너지이다. 숫자를 넣고 빼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현실적인 방안을 갖고 얼마나 실천 가능한지가 중요한 일일 것이다. 탄소중립을 위해 여러 분야에서 특히 발전 분야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우리나라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구체적인 계획안을 11차 전력수급에서 반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정규창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파트장은 “평가보다는 이행에 대한 부분이 관건일 것이다. 발전량 비중을 높이는 것은 물론 일본이나 독일에서 이행하고 있는 신규 건물의 태양광 설치 의무화 정책과 같은 제로에너지 빌딩 로드맵과 병행해야 될 것 같다. 또한 태양광과 풍력을 정부가 주도해 육성하고 송배전망 확보를 하고 인허가 절차를 강력하게 지원해 발전 단가를 낮춘 상황에서 전력 공급 사업자들한테 전력 판매 가격을 경매에 붙여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이를 RE100 수요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도록 해야 한다.” 밝혔다.
 

건축 부문도 탄소중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국토교통부 김태오 녹색건축과장은 ”신축의 경우 제로에너지 고성능 건물로 짓자는 로드맵이 발표됐고, 올해부터 공공에서 건축하는 내년부터 공동주책의 제로에너지 5등급이 적용될 예정이다. 2025년에는 모든 1천제곱미터 이상의 건축물에 제로에너지 의무화를 앞두고 있다. 따라서 2025년이 획기적인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천 제곱미터 이상의 건축물의 전체 연면적이 한 60~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건축물이 제로 에너지화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기존 건축물의 경우 용도변경 등 자발적 움직임이 미미한 편이고 건축주와 세입자 간의 이해관계가 달라 관련 투자를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세제 혜택도 좋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결국은 에너지 총량제를 실시하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또한 BIPV 즉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기존에는 옥상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벽면에 설치할 경우 화재 등 안전 문제를 무시할 수 없어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알렸다.

투명한 공개와 의사소통이 관건  

▲행사장 전경(제공=탄녹위)

그러나 이러한 국가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계획안은 현실적으로 탄소중립 목표가 줄어들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김녹영 대한상공회의소 탄소중립센터 실장은 “시민단체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규제가 느슨해졌다는 지적이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산업계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해 엄중한 비판을 받고 있으며 기업들도 최대한 탄소국경세에 따른 대응 등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탄소 감축을 열심히 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 기업들의 에너지 효율화도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추가적인 감축을 위해서는 더욱 많은 혁신 기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재경 경기연구원 박사는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 계획은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국가 최상의 계획이기에 지자체에서 국가의 계획 수립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지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대부분 에너지 부분에서 발생하기에 에너지 효율화와 재생에너지 전환이 지역 주도 탄소 중립의 가장 핵심적인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가 분산형 에너지이기에 그만큼 지역사회의 역할이 중요한데 원전 비중이 확대되고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아진 것은 중앙 집중형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지역의 주도성이나 책임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지역에서 재생에너지를 단지 온실가스 감축이나 에너지 문제로만 접근하지 않는다. 그 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산업 부분의 부족한 감축량을 보완하기 위해 전환 부문에 추가적으로 감축 부담을 넘기는 일은 전 세계적인 투자 흐름이나 지역의 인식과도 굉장히 괴리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공청회는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이어졌다. 녹색전환연구소 등 시민단체는 후속 공청회를 통해 “정부의 현재 계획안 감축 부담의 책임을 현 정부 임기 이후로 미루고 있다. 따라서 2027년까지 총 감축 목표의 75%를 감축하는 방안을 새로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산업 부문 감축 목표를 전환부문 재생에너지 확대와 연동해 상향하고, 불확실한 국제감축, CCUS 증가분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현재 정부가 발표한 자료만으로는 각각의 부문별 감축 수단과 감축량이 적절하지 여부를 검증하기 어렵다. 이에 계획 수립을 위해 활용했던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시민들이 계획수립과 검증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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