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너지 산업의 판도를 바꿀 '양날의 검'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5-05-05 22: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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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인공지능(AI)이 향후 10년 내 에너지 산업 전반을 재편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동시에 전 세계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 급증을 이끄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IEA는 최근 발표한 특별 보고서 ‘에너지와 AI’를 통해 AI가 에너지 시스템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심층 분석했다. 보고서는 정책 입안자, 기술 및 에너지 업계, 국제 전문가들과의 협의 및 새로운 데이터 세트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는 현재 일본 전체 전력 소비량보다 약간 많은 약 945테라와트시(TWh)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중 AI에 최적화된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는 4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경우, 같은 기간 데이터 센터가 전력 수요 증가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기술 확산에 따라 미국 경제는 철강, 시멘트, 화학 등 에너지 집약적 산업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데이터 처리에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할 것으로 분석됐다. 선진국 전반에서도 데이터 센터가 전력 수요 증가의 20% 이상을 견인하며 정체된 전력 시장의 재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IEA는 이러한 수요 증가에 대응해 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가 주요 에너지원으로 부상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는 양 에너지원이 비교적 비용 경쟁력이 높고 주요 시장에서의 가용성이 뛰어난 데 따른 것이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AI는 현재 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이지만, 정책 입안자와 시장은 그 영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도구가 부족했다”며 “IEA는 데이터와 분석을 통해 이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한 AI가 에너지 안보에 미치는 복합적인 영향을 조명했다. 최근 4년간 에너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이 세 배 증가한 가운데, AI는 공격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고 있는 동시에 방어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AI를 구동하는 데이터 센터의 핵심 장비에 필요한 희귀 광물 수요 증가 역시 새로운 에너지 안보 리스크로 지적됐다.

배출량 문제에 있어서도 이중적인 양상이 드러났다.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는 일부 국가의 배출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나, 에너지 효율화 및 AI 기술의 확산이 이를 상쇄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AI가 배터리, 태양광 기술 등 에너지 혁신의 핵심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IEA는 AI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국가들이 전력망과 발전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데이터 센터의 효율성과 유연성을 제고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번 보고서는 IEA가 지난해 12월 주최한 '에너지와 AI' 글로벌 회의 및 올해 2월 열린 'AI 행동 정상회의'에서의 논의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IEA는 곧 에너지 분야에서 AI와 데이터 센터의 영향을 추적할 ‘AI 관측소’를 출범할 예정이며, 보고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웹페이지 통합 챗봇 형태인 AI 에이전트도 함께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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