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기후 과학계에서 오랫동안 주목해온 초오염 물질(super pollutants)이 최근 기후 위기 대응의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메탄, 블랙카본, 대류권 오존 등은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력한 온난화 효과를 지니고 있으며, 이들을 줄이면 단기적으로 기후 변화 속도를 늦추고 공중보건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 브레이크’로 불린다. 이와 관련해 영국 런던 소재 보건연구 자선 재단인 웰컴 트러스트는 다음과 같은 연구 결과를 밝히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수년 전부터 초오염 물질의 온난화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 특히 메탄은 20년 기준으로 이산화탄소의 86배에 달하는 온실효과를 지니고 있으며, 블랙카본 또한 대기의 열 흡수를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초오염 물질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 메탄은 직접적인 독성은 없지만, 호흡기에 해로운 대류권 오존을 생성하는 주요 물질이며, 블랙카본 또한 심혈관·호흡기 질환과 연관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기후와 보건 분야가 별도로 대응해온 점을 지적하며, 기후 및 청정 대기 연합(CCAC)과 같은 단체는 ‘하나의 대기(One Atmosphere)’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기후 안정화와 공중보건 개선을 동시에 추구하는 통합적 접근 방식이다.
초오염 물질은 수명이 짧은 만큼, 감축 시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장점이 있다. 이는 대기 중에 수백 년간 잔류하는 이산화탄소와 대비되는 특성으로, 단기적으로 온난화 속도를 늦추고, 이미 진행 중인 기후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일 수 있다.
보건 측면의 이점도 뚜렷하다. 블랙카본과 오존을 줄이면 공기 질이 개선돼 심장병, 천식, 조기 사망 등의 위험이 낮아진다. 특히 대기 오염이 국경을 넘는 문제인 만큼, 동남아시아 등 인접 국가들 간의 협력은 공중보건 개선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경제적 효과 또한 주목받고 있다. 공기 질 개선은 의료비를 줄이고 노동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CCAC는 조만간 ‘무대응의 비용’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며,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는 초오염 물질 감축이 큰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초오염 물질 감축을 위한 다음의 6가지 전략을 제안한다.
1.인식 제고: 초오염 물질에 대한 정책적 이해가 낮은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 농업, 에너지, 교통, 보건 등 모든 분야에서 관련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2.정확한 측정: 위성, 센서, 지역 모니터링 네트워크를 활용해 배출량 측정 능력을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3.정책 통합: 기후 정책과 대기 질 정책은 통합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아프리카 청정 대기 프로그램은 그 모범 사례로 꼽힌다.
4.연구 지원: 블랙카본의 독성 비교, 오존과 폭염의 건강 영향 분리 등 과학적 공백을 메우는 연구가 요구된다.
5.국가 계획 반영: 파리협정에 따른 국가 기후 계획(NDC)에 초오염 물질 감축 전략이 포함돼야 한다. 일부 국가는 이를 반영해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6.민간 부문 참여: 기업도 비이산화탄소 배출 측정과 공개를 통해 기후 행동에 기여할 수 있다. IKEA는 이와 관련한 선도 사례로 언급된다.
초오염 물질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마시는 공기에서부터 전 지구적 기후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이를 “기후 문제이자 건강 문제이며, 동시에 형평성 문제”로 정의한다.
초오염 물질 감축은 지금 당장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기회다.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한 글로벌 차원의 협력과 행동이 요구되고 있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