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영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들은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의 심각성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자연친화적 해법인 산림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산림청은 최근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2050 산림부문 탄소중립 추진전략(안)」 중 30억 그루 나무심기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본지는 나무심기와 산림벌채 현황을 다뤄보고, 바람직한 향후 과제는 무엇일지 생각해본다.
오래된 나무 보존가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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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 pixabay |
2018년 기준 국내 산림의 온실가스 흡수량은 연간 4,560만 톤에 달한다. 국가 총배출량인 7억 3천만 콘의 6.3%를 상쇄하고 있으나 70~80년대 치산녹화 시기에 집중적으로 조성한 산림의 노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2050년 흡수량이 1,400만 톤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산림청은 산림의 탄소 흡수 저장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2050 탄소중립 산림부분 추진전략안’을 마련하고 지난 1월 20일 대국민 보고회를 가진 바 있다.
‘2050 탄소중립 산림부문 추진전략(안)’은 ‘30년간 30억 그루의 나무심기를 통한 2050년 탄소중립 3,400만 톤 기여’를 목표로 산림의 탄소흡수력 강화, 신규 산림탄소흡수원 확충, 목재와 산림바이오매스의 이용 활성화, 산림탄소흡수원 보전ㆍ복원 등 4대 정책 방향을 뒷받침하는 12대 핵심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사유림에서 싹쓸이 벌목이 이루어지자 일각에서는 30억 그루 나무를 심기 위해 전국 산림이 무차별적으로 베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렇듯 벌목이 이루어지는 배경은 30년 이상의 늙은 나무들이 대부분이라 탄소 흡수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특히 소나무와 잣나무와 같은 침엽수와 참나무 같은 활엽수는 20~30살이 넘어가면 탄소흡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산림청 측은 주장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나무 연령이 30살이 넘어 탄소 흡수 능력이 떨어진다고 해도 그것으로 숲의 나무들을 베어낼 명분은 되지 못한다는 것. 따라서 30살이 넘는 늙은 나무는 탄소 흡수 능력이 떨어진다며 새로 30억 그루를 심는다는 탄소 제로 정책은 오히려 30살이 넘어 가장 왕성하게 탄소를 흡수하는 숲을 파괴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후위기를 부추기는 결과를 갖고 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큰 나무와 오래된 숲은 기후위기를 생각한다면 오히려 보존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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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림벌채 현장(출처 산림청 홈페이지) |
또한 30억 그루 심기가 결국 기후위기를 가져온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토양 보전에 있다는 것이다. 2015년 11월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COP21에서 인류의 화석연료 사용으로 연간 8.9기가톤의 탄소가 배출되는데 이는 토양 2미터 깊이에 저장된 탄소량 2400 기가톤의 0.4%에 해당되므로 매년 토양 보전을 위해 탄소저장량을 증가시킬 경우 화석연료에 의한 탄소배출량을 상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환경운동가인 최병성 목사의 주장에 따르면 “30년 이상 산림의 탄소흡수력 감소는 사실이 아니고 50년 동안 산림이 아니었던 토지를 식재 천연갱신하는 신규조림이나 1990년 이전까지 산림이 아니었던 토지를 산림으로 전환하는 재조림이 아닌 목재 수확 후 나무심기는 흡수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산림청 측은 이에 대해 “목재 수확 즉 벌채는 산림경영의 일환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현 정부 들어 연평균 벌채 면적과 목재수확량은 지난 정부보다 오히려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오래된 나무를 보호하는 일은 천연림에서 일어나고 있고, 인공림은 애초에 목재 수확을 위해 조성되는 경우가 많기에 관련짓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산림청 측은 “최병성 목사가 제기한 산림벌채 대상지는 모두 개안 산주 소유의 산림으로 해당 시군에서 벌채허가가 이루어졌으며, 목재 생산림으로 경영하는 경제림단지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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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호 산림청장이 2050 탄소중립달성을 위한 산림 부문 추진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출처_산림청) |
우리나라는 현재 연간 약 2만4000헥타르에 벌채를 해 5백만㎥의 목재를 공급하고 있다. 산림자원을 잘 조성해 보전 관리해 온 OECD국가의 경우 지속가능한 수준에서 목재를 수확해 효율적인 이용을 하고 있다.
국내 목재 자급률은 현재 16%에 불과해 수입목재보다 국산 목재 사용 비율을 높이는 것은 경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 측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또한 탄소중립을 빌미로 대규모 벌채를 계획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산림의 다양한 가치를 고려해 목표(면적 2.4→3만 헥타르, 양 5→8백만㎥)를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산림청은 그간 OECD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초기에는 임도, 임업기계 등 경영기반 확충에 집중 투자하고 2050년까지 목재수확량과 조림 물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탄수흡수력 떨어지는 나무, 솎아베기해야
산림청은 나무는 30년이 지나도 탄소흡수력이 계속 증가한다는 주장에 대해 개체목 단위가 아닌 산림은 20~30년 이후 탄소흡수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나무는 계속 성장하기 마련인데 클수록 간격이 넓어지면서 주변의 나무를 정리하면서 솎아내는 작용을 해야 하는데 이를 무시할 경우 산림 탄소흡수원의 효율성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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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림벌채 현장(출처 산림청 홈페이지) |
예를 들어 약 3000평 정도의 면적에 해당하는 1헥타르에 3000그루를 심을 경우 숲가꾸기나 솎아베기를 함으로써 나중에는 결국 1000그루 정도만 남게 된다. 그렇게 정리해야 간격이 넓어지고 나무가 더욱 잘 자라는데 전체 흡수량만을 계산하면 그 결과는 다르게 나온다는 것이다.
나무 하나하나로 봤을 때는 흡수량이 크지만 전체적인 산림으로 계산해보면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20~25년 동안 자란 나무는 가장 높은 순흡수량을 보여준 이후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아래 표는 주요 수종별 연간 CO2 흡수량을 보여준 것이다.
따라서 큰 나무일수록 탄소를 더 많이 고정한다는 이야기는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크고 오래된 나무는 보호해야 하나 나무는 나이가 들수록 생장률이 떨어져 이산화탄소 흡수기능이 줄어든다는 것이 학계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2008년 <네이처>는 숲은 800살이 될 때에도 이산화탄소 순흡수원으로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일이 있다. 산림청은 이에 대해 <네이처>의 연구는 세계 열대 온대 지방에 서식하는 403종을 조사한 결과 나이가 많아질수록 성장속도가 더욱 빨라진다고 했지만 나무는 나이가 들수록 생장률이 떨어져 이산화탄소 흡수기능도 떨어진다고 알렸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08년도에는 6,100만 톤까지 증가했던 우리나라 산림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2017년에는 4,600만 톤으로 감소했다. 2050년에는 1400만 톤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우리나라 숲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감소하는 이유는 나무의 연령구조가 불균형한 모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1970~1980년대에 대규모로 조림된 후에 사실상 나무심기가 급격히 줄었는데 그로 인해 현재는 30~50년 된 숲이 전체 산림면적의 3분의 2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2050년에는 50살이 넘는 나무가 전체 숲의 70%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무는 30살 이상이 넘어가면 흡수량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큰 나무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
토양훼손 최소화하는 첨단장비 도입 필요
그밖에 산림사업 실행으로 탄소흡수원인 산림토양이 파괴된다는 주장에 대해서 산림청 측은 “산림에서의 모든 작업은 토양 등 환경의 부분적 훼손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상장비를 활용한 목재 수확 작업으로 인한 토양의 훼손은 작업지의 48%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가선 등을 공중에 설치해 원목을 매달거나 직접 지면끌기식으로 작업할 수 있는 가선계 집재기계를 이용한 임목수확 시스템을 개발, 활용 중에 있다. 이 시스템은 지상작업에 비해 벌채대상지의 토지를 25%(국내), 15~20%(국외) 정도 적게 교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 임업기계를 20년 전부터 집중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해 목재자급률이 2000년 18.9%에서 2017뇬 30;%로 대폭 증가한 바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높은 인건비와 임업의 낮은 채산성이라는 장벽이 있어 산림토양을 보전하며 목재수확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현실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독일, 오스트리아와 같은 임업 선진국처럼 생태계 영향이 적으면서도 작업 효율이 높은 한국형 임업기계의 개발과 현장 적용이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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