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19 병상 일지③...방호복을 입고 퇴원하다

코로나19 검사, 확진 판정, 입원, 병상생활, 퇴원까지 기록한 글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12-31 12: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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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9일차~퇴원과 후기 ③


12월 17일(목) 입원 9일째 날

엑스레이 검사 후 항생제 추가돼...함께 생활했던 룸메이트는 퇴원

 

며칠 동안 함께 생활했던 룸메이트는 9시 반에 정확하게 퇴원했는데 퇴원하기 전 서로 전화번호를 교환하였다.

 

약기운 때문인지 후배는 아주 잘 자서 하루에 15시간 이상 푹 자는 것 같았다, 오히려 곁에 있는 내가 간호사 들락거리는 소리와 수시로 울리는 알람소리에 잠을 잘 못자고 있다. 

 

오전에 X ray 촬영을 했는데 결과를 보고 퇴원날짜를 정하겠다고 하지만 구태여 결과를 물어보지 않기로 했다. 분명한 것은 항생제 처방이 추가된 것인데 의사에게 항생제에 위장장애가 있다고 했더니 위장 보호제를 처방해주었다. 

 

전화 상담을 하면서 의사는 11일째인 토요일 퇴원할 수 있을 것 같으나 어제 열이 오른 것이 좀 마음에 걸린다고 한다.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되겠지만 중증인 후배가 같은 병실을 쓰게 된 이후 발생한 상황이어서 괜히 후배로부터 뭔가 전파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간호사와 의사에게 물어보니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지만 후배에 대해 좀 더 조심하게 된 것은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오후에 새 환자가 내가 입원했을 때와 같이 완전 보호된 침대로 이송되어 들어왔다. 얘기를 나눠보니 나와 동갑인데 외관상은 나이가 좀 들어 보였으며 1박2일 전북 고창으로 골프여행 다녀온 후 함께 있었던 동반자들 대부분이 확진되었다고 한다. 이 새 환자는 특히 부부가 다 양성 판정을 받아 본인이 먼저 입원했고 부인은 집에서 대기 중이라고 했다.

 

새 환자도 위생관념이 좋지 않아 주의 사항들을 일러줘야 했고 잘 들리지 않는지 얘기할 때 가까이 다가오려고 해서 멀리 떨어져 얘기하자고 할 정도여서 오늘 퇴원한 장군출신 룸메이트가 얼마나 마음에 맞고 편안한 환자였는지를 알 수 있었다.

 

저녁 식사에 항생제가 나오지 않아 X ray결과가 좋아 항생제를 복용할 필요가 없나보다 생각했는데 알아보니 항생제는 하루에 한번 복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12월 18일(금) 입원 10일째 날

'20일 퇴원' 통보받고 감사의 기도

담당 의사로부터 전화가 와서 12일 째인 20일 퇴원 하는 것으로 알고 준비하라고 한다. 퇴원해도 된다는 얘기를 듣자 눈물이 나올 정도로 고마워 저절로 감사기도를 드렸다. 그러나 만약 다시 열이 오르면 늦춰질 수 있다고 했지만 그제 해열제를 먹은 후 열이 내려가더니 계속 36.5도 정도를 유지하고 있어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어쩌면 처음 37도 이상 미열이 있었을 때 해열제를 복용했으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11월 24일 식사를 함께 한 동료 중 처음 양성 판정을 받았던 분이 퇴원했다고 해서 통화했더니 힘들었지만 회복이 시작하니까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주거지인 양평이 소재한 경기도에서 병원을 못 구해 전라남도 목포에 있는 병원까지 내려가 입원치료를 받았다는 말에 병실 부족이 아주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제 부탁한 후배의 물품이 택배로 도착하여 내가 대신 받아 정리하여 적절한 장소에 넣어 두었고 스프레이형 소독제와 깨끗한 수건도 넉넉히 포함되어 있어 마음이 놓였다. 가족이 아니면서도 바쁜 시간에 물품들을 구입해서 보내주신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12월 19일(토) 입원 11일째 날
드디어 퇴원 준비...퇴원할 때 입을 방호복을 받다
 


그제 퇴원한 룸메이트로부터 전화가 와 통화를 했는데 약을 복용하지 않아서 그런지 후유증이 좀 있지만 잘 지내고 있다고 했고 나도 20일에 퇴원한다는 기쁜 소식을 전했다.


점심에 사골 곰국이 나와 맛있게 식사를 했고 퇴원할 때 입을 방호복 등 물품을 받으니 퇴원한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그제 입원한 동갑내기 환자가 갑자기 핸드폰으로 트롯 음악을 듣기에 이어폰을 사용하라고 했더니 이어폰이 없다고 하면서 계속 듣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간혹 지하철에서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고 핸드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방송을 보는 개념 없는 노인들을 보게 되는데 그런 류의 노인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침 내 이어폰이 성능도 떨어져 잘 안 들렸고 귀에서 측정하는 체온계라 이어폰 때문에 체온이 올라가는 것 같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내 이어폰을 사용하라고 줬더니 덥석 받아가면서 고맙다는 말도 안한다. 

 

스프레이 소독제로 이어폰을 소독하고 넘겨줬지만 남이 사용했던 이어폰이니까 웬만한 사람 같으면 다시 소독을 하고 사용할 텐데 받자마자 냉큼 자기 귀에 꼽아 넣는 모습에 다소 놀라기도 하였다. 


오후에 후배는 모처럼 컨디션이 좋은지 대화를 좀 하면서 자기는 지금까지 세금을 낸 것이 전혀 아깝지 않다며 고마워했다. 산소호흡기 그리고 각종 악물 치료 등 그 비용이 엄청날 텐데 정부에서 다 부담하니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었을 것이다.


며칠 전 고등학교 동기회장이 문자를 보내 코로나로 모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동기 부인이 영양제를 맞게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동기가 있는지 찾은 적이 있었다. 

 

문자를 받고는 병원에서 어련히 알아서 처방해 줄 텐데 남편이 너무 신경을 쓴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그 동기가 오늘 전화를 걸어와 부인 상태를 얘기하면서 조언을 구했다. 

 

들어보니 부인의 상태가 그렇게 심각한 것 같지 않아 같은 병실의 후배가 아주 심각한 상태지만 잘 이겨내고 있다는 얘기를 하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을 시켜줬다.
 

 

12월 20일(일) 입원 12일째 날

방호복을 입고 짐은 비닐봉지에 싸서 퇴원


지난 밤 또 알람소리에 잠을 잘 수가 없어 일어나 모니터를 보니 후배의 산소포화도는 괜찮지만 맥박이 너무 느려 45 이하로 떨어지면 알람이 울리는 것이었다. 맥박이 40 이하로 떨어지면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약기운 때문인지 정작 본인은 알람소리에도 깨어나지 않고 잘 자고 있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결국 간호사에게 연락해서 내가 알람 끄는 방법을 배워서 알람이 울리면 끄는 일을 반복했다.


얼마 후 간호사가 인터폰으로 연락을 해서 후배를 깨웠고 잠시 일어나 앉아 있으라고 하니까 맥박이 안정적으로 올라 가 그 후는 알람소리가 별로 방해가 되지 않고 잠이 들었다.

 

문제는 함께 병실을 쓰고 있는 환자인데 알람 때문에 잠을 자꾸 깨니까 좋지 않은 표현으로 불평을 하는 것이었다. 어차피 방을 바꿀 수 없다면 간호사에게 연락해서 조치를 취해달라고 얘기하면 될 텐데 그런 부탁은 안하고 불평만 하고 있으니까 영 마음에 들지 않았고 내가 퇴원한 후 후배가 구박이나 받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전날만 해도 어느 정도 대화가 가능했던 후배가 내가 퇴원한다고 인사를 해도 숨이 차 말을 잘 할 수가 없다며 제대로 작별인사를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 퇴원 방호복

아침 식사를 하고 제공한 방호복을 입고 짐은 비닐봉지에 싸는 등 대기하고 있다가 9시 40분에 나를 포함 이날 퇴원하는 4명이 모여 간호사의 안내에 따라 병원 밖으로 나왔다. 병원 문을 나서자마자 방호복과 짐을 쌌던 비닐봉지는 버리고 손 소독을 한 후 각자 집으로 향했다.


카카오택시를 부르는데 실패해서 병원에서 좀 걸어 내려와 택시를 잡아 집으로 왔는데 병원 앞에서는 코로나 환자라고 승차거부를 당할 것 같기도 해서 좀 걸어 내려온 것이었다. 12일 째 되는 날 퇴원하게 된 것에 깊은 감사를 드렸고 주일이어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씻은 후 두 교회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일상생활을 시작하였다.

 

 

후기

 

10여일 입원 치료를 받을 때나 퇴원 후 돌이켜보니 깨닫게 된 점들도 많았고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아 감사를 드린다.

우선 이정도 가벼운 증상으로 큰 어려움 없이 치료를 받고 퇴원하게 해주신 하나님의 은혜 에 감사를 드린다. 입원 초기 접한 이사야서 41장 11절 말씀은 큰 힘이 되었고 큰 위로가 되었다. 입원 둘째 날부터 그동안 게을리 했던 성경 읽기를 시작하여 매일 40분 정도를 성 경 읽기에 할애한 결과 이사야서와 예레미야서를 다 읽었고 퇴원 후에도 40분 성경읽기는 계속하고 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우리들의 무절제한 개발로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줄어들자 야생동물을 숙주로 생활해왔던 바이러스가 생존을 위해 인간을 숙주로 삼게 되면서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19라는 질병이 발생한 것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코로나는 사람이 자연생태계를 파괴한데 대한 자연의 대응’이라고 말씀하신 것을 기억해야 한다. 결국 우리가 바이러스의 영역을 존중하지 않고 계속 침범한다면 더 위험한 질병에 시달리게 될 수도 있을 것이기에 그들의 영역을 존중하여 자연을 돌려주는 것이 이같은 새로운 질병을 막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입원 기간 내내 매일 안부 문자를 보내준 대구의 피부과 최 원장과 거의 매일 전화를 걸어주신 정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자기 일같이 걱정해주신 봉봉하모니 멤버들께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특히 중증인 후배가 의사 표현이 잘 안되어 가족에게 부탁을 할 수가 없어 봉봉하모니에게 물품구입을 부탁드렸는데 선뜻 일일이 구입해서 택배로 보내주신 서 시인께 감사를 드리고 후배와 친분이 별로 없으면서도 비용을 부담해 주신 전 시인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입원기간동안 택배가 한번만 가능하다고 해서 부탁을 못했으나 입원초기 일부러 연락해서 내가 필요한 것들을 사다 주겠다고 자청했고 그 후로도 불편한 점이 없는지 확인해 온 한 회원의 아름다운 마음이 너무 고마웠다. 


이밖에 많은 분들이 격려를 해 주셔서 감사를 드리고 건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것도 큰 소득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가 무섭게 확산되는 시기에 병원에서 보호를 받으며 치료받고 있을 수 있었던 것도 고마운 일이며 누구보다도 두꺼운 방호복을 입고 치료를 위해 전력을 다하는 의료진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의료진 여러분들 모두 너무 수고 많으시고 감사합니다!


<코로나19 병상일지①...피자 파티 후 코로나19 확진>

<코로나19 병상일지②...체온이 오르고 혈액 염증 수치가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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