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생식기의 수줍은 사연

이정택의 성(性)으로 본 인문학 <1>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5-11-16 10: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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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문화로 보는 성(性) 인문학 시리즈


유사이래, 생명의 탄생 이래 성(性)은 영원한 화두가 되고 있다. 신비로움, 호기심, 생리적 욕구의 중심에 있다. 개인의 삶도, 나라의 역사도, 인류의 문화도 밑바탕에는 성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이정택 후후한의원장이 영원한 테마, 성을 인문 학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

 


이정택의 성(性)으로 본 인문학

<1> 남녀 생식기의 수줍은 사연

 

남녀의 생식기는 왜 다를까. 남녀의 성기는 왜 몸의 중앙에 있을까. 종족보존의 핵심인 성기는 남자의 고환과 음경, 여자의 난소, 자궁, 질 등을 일컫는다. 몸의 중앙에 위치한 생식기의 형태는 남녀가 다르다. 남자는 돌출돼 있고, 여자는 함몰돼 있다.


남성의 그것이 몸밖에 있는 것은 정자의 신선도 유지와 관계가 있다. 음낭이 습하기에 통풍이 필요하다. 또 배출된 정액이 여성의 질 안에 안착할 가능성은 몸 안에 있을 때보다 밖에 위치할 때가 높다.

 

 여성의 그것이 몸 안에 숨은 것은 따뜻함과 연관이 깊다. 여성의 몸이 차가우면 불임이 되기 쉽다. 정자가 난자를 만나 수정하고 착상하는 데는 따뜻함이 필수다. 조물주는 이 같은 점을 고려해 남녀의 성기를 각기 다르게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성기는 왜 몸의 가운데 위치하는 것일까. 민간에 전래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민속학자 손진태는 1920년대에 민담 채집 중 함경도 함흥에서 이에 대한 답을 얻었다. 해학 넘친 생식기에 대한 구전이다.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다.


하늘이 열리고 땅이 생겼다. 인간이 태어났다. 남녀의 생식기는 모두 이마에 있었다. 누구나 눈만 뜨면 보았다. 보면 충동이 인다. 사람들은 충동을 자제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이 문란해졌다. 감정대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을 치렀다. 절차도 아주 간편했다. 마음이 움직이면 이마를 갖다 댔다. 마치 인사를 하는 것처럼 단순했다. 같은 피붙이나 친구의 아내 등 가까운 사람이 보아도 부끄러움을 몰랐다.


하늘의 뜻을 받은 두 동자신은 난감했다. 동자신들은 세상을 정화시키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생식기를 조금 내려서 입가로 옮겼다. 그런데 코가 불평을 했다. 호흡기관인 코는 냄새에 민감하다. 코는 남성의 생식기에서 나는 밤꽃 향, 여성의 생식기에는 나는 아카시아향을 역겹게 여겼다. 특히 여성의 향기는 시큼하다고 불평했다. 조물주는 여성의 그것에 세균 침입과 감염을 막기 위해 산성 분비물을 준비했다.


동자신들은 코의 불평에 대해 수긍했다. 생식기를 배꼽으로 옮겼다. 그런데 이곳에서도 소란이 일었다. 배꼽은 조용한 데 이웃한 가랑이가 신체 차별을 들어 반발했다. 남녀의 운우지정을 상체만 독점한다고 시위한 것이다. 상체와 하체의 평등을 주장하는 가랑이의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었다. 사실 동자신들도 삶의 기쁨을 상하체가 고루 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동자신들은 신체 각 부위의 의견을 들었다. 신체부위 이기주의로 인해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다. 각 부위를 설득할 방법은 중립 지대밖에 없었다. 생식기를 상체와 하체가 나뉘는 가랑이 상단에 설치했다. 상체와 하체의 각 부위가 모두 수긍했다.


두 동자신은 더 이상 옮기지 못함을 선언했다. 아예 생식기를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했다. 여성의 핵심 안에는 수로와 같은 모양을 조각하고, 남성의 상징은 아예 밖으로 빼놓았다. 두 동자신이 생식기 사업을 마쳤을 때 이미 밤이 되었다. 두 동자신은 부랴부랴 하늘에 올라가 하느님에게 세상에서 한 일을 보고했다. 하느님의 승인이 떨어졌고, 사람의 생식기 위치는 완전히 정착됐다.


삶의 환희를 주는 생식기, 정착까지의 우여곡절 흔적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밤에 꾸는 꿈, 입가의 수염, 배꼽의 모양에서 찾을 수 있다. 하느님에게 밤에 보고한 이후 사람은 잠을 자면서 꿈을 꾸고 있다. 또 움푹 파인 배꼽과 입가에 나는 수염은 생식기가 머문 흔적이다. 여성의 상징이 위 아래로 긴 것은 상체와 하체가 서로 차지하려고 줄다리기를 한 결과다.


선조들의 해학이 대단하다. 과학을 뛰어넘는 창의성과 유머감각이 돋보인다. 인체는 수십만 년 삶에 가장 적합하게 진화돼 왔다. 신의 작품인 생식기의 위치와 기능도 완벽에 가깝다. 하지만 사람은 신이 아니다. 사람은 신과 동물의 중간에 있는 존재다. 신이 만든 작품인 생식기도 다소 문제가 있다. 조루, 발기부전, 불감증 등이다. 하느님은 사람이 노력해야 할 부분을 남겨 놓은 것이다. 만족할 성을 위한 노력이다. 조루 치료 등을 연구하는 필자는 이 점에서 사명감을 느낀다.


글쓴이 이정택
후후한의원 원장으로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성의학계에서 시선이 집중되는 한의사로 2013년에 조루증치료 한약 조성물인 기연탕을 특허 받았다.

[환경미디어 온라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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