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문화로 보는 성(性) 인문학 시리즈
유사이래, 생명의 탄생 이래 성(性)은 영원한 화두가 되고 있다. 신비로움, 호기심, 생리적 욕구의 중심에 있다. 개인의 삶도, 나라의 역사도, 인류의 문화도 밑바탕에는 성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이정택 후후한의원장이 영원한 테마, 성을 인문학 시리즈로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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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연애는 소신지원, 결혼은 하향지원
조지 버나드 쇼(1856~1950년)는 인간과 초인, 시저와 클레오파트라를 쓴 아일랜드 극작가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그는 사회 모순에 일찍 눈을 떠 비평가로서도 이름이 높다. 그는 사랑에 대해서도 시니컬한 반응을 보였다. 어릴 때 좋지 않은 기억에 영향 받은 탓이다.
버나드쇼의 아버지는 심약한 술주정뱅이고, 어머니는 성격이 드센 여인이다. 어머니는 자녀를 데리고 집을 나왔고, 버나드쇼의 음악 선생인 조지와 살림을 차린다. 그는 의붓아버지를 싫어했다. 둘은 공교롭게도 이름에 ‘조지’가 들어갔다. 남들이 피를 나눈 아버지와 아들로 오해했다. 이에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는 ‘조지’를 빼고, 'G. 버나드 쇼'나 '버나드 쇼'로 표현했다.
초등학교 졸업 후 생활전선에 뛰어든 그는 사환 일을 하면서도 그림과 음악을 배우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명성이 오를수록 이상주의 사회를 꿈꿨다. 예언가를 자처하며 구태의 사상과 체제 대신 새로운 사회를 추구했다. 다윈과 마르크스에도 감명 받은 그는 생각대로 되지 않는 사회에 대해 독설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중에는 연애와 결혼에 관한 것도 많다.
그의 결혼관을 잘 보여주는 표현이 ‘여자의 비즈니스는 가급적 이른 결혼, 남자의 비즈니스는 가능한 한 늦은 결혼’이다. 당시에는 여자의 사회적 지위가 높지 않았다. 능력 있는 남자를 만나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는 게 성공 인생의 지름길로 볼 수도 있었다. 반면 남자는 인생을 즐기다 늦게 가정을 꾸리는 게 잘 사는 삶일 수 있다. 결혼하면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책임이 막중하다.
그는 또 불행한 결혼 방지를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금혼을 주장했다. 결혼하지 않으면 가정사로 인해 골머리를 앓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13일의 금요일에 결혼한 사람은 평생 불행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 생각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당연하다. 금요일이라고 예외이겠는가”라고 대답했다.
결혼에 관한 에피소드의 백미는 이사도라 던컨과의 스토리다. 미모와 기량이 뛰어난 세기적인 무용가 이사도라 던컨이 그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당신의 천재 두뇌와 나의 아름다운 미모가 만나면 얼마나 환상적인 조합일까요. 두뇌도, 얼굴도 최고인 아이가 태어날 것입니다.“ 지성의 대명사인 버나드 쇼와 미의 화신인 이사도라 던컨의 데이트는 우생학적으로 최고와 최고의 만남이다. 그렇기에 세상이 부러워하는 2세의 태어남을 예상한 것이다.
그러나 시니컬한 남자는 재를 뿌리는 편지를 쓴다. “나의 추한 외모를 생각하시오. 그대의 둔한 머리를 생각하시오. 두 사람의 단점을 빼닮은 아이가 나온다면 너무나 가혹하지 않겠소." 여자는 긍정적으로 최선의 경우만 본 반면 남자는 부정적으로 최악의 경우만 본 것이다. 우생학적으로 천재의 아들이 천재가 되고, 둔재의 딸이 둔재가 되라는 법은 없다. 현실에서 머리 좋은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출생 비율은 부모의 두뇌와 상관성이 거의 없다. 아이의 태어남은 랜덤이다. 통계학적으로 인간의 출생은 극단이 아닌 중간에 모이는 경향이 있다.
결혼은 인생 최대의 비즈니스다. 잘 선택하면 평생 안정된 최고의 복권에 당첨되는 것이다. 반면 잘못된 선택은 평생 불행을 부를 수 있다. 다만 한 번의 선택이 평생 행복을 보장하지만은 않는다. 사람의 마음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이다.
버나드 쇼가 부정적으로 본 연애와 결혼에서 행복해지는 법이 있다. 배우자 선택의 방법이다. 연애할 때는 상향 소신지원을 하고, 결혼 후에는 하향 눈치작전을 하는 것이다. 결혼 전에는 최고 능력자를 찾아보고, 결혼 후에는 눈높이를 낮춰 내 앞의 배우자보다 더 좋은 선택은 없다고 생각을 해야 한다.
눈높이에 따라 만족도가 천양지차다. 그런데 사람은 연애 때는 상대의 환심을 사기위해 하향 눈치작전에 익숙하다. 반면 결혼을 하면 배우자가 만능이기를 원한다. 사람은 이 같은 뒤바뀐 연애 결혼문화에 익숙하다. 진정한 결혼 비즈니스 고수는 하향 눈치작전과 상향 소신지원의 시기를 아는 사람이 아닐까. 이런 점에서 버나드 쇼는 최고 소설가일지는 몰라도 최고 로맨티스트는 아닌 게 분명하다.
글쓴이 이정택
후후한의원 원장으로 경희한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성의학계에서 시선이 집중되는 한의사로 2013년에 조루증치료 한약 조성물인 기연탕을 특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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