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대기업 유공(현재 SK케미칼)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며 가습기살균제를 대대적으로 판매했고 그로부터 17년 후인 2011년초 피해자들과 병원의 신고로 진행된 역학 조사결과, 가습기살균제의 치명적인 결함이 세상에 알려졌다.
가습기살균제 원인물질로 알려진 PHMG, PGH는 기존 카페트 항균용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당시 가습기살균제를 생산하던 기업들은 별 다른 유해성 검사를 하지 않고도 용도를 변경해 가습기살균제를 만들어 판매한 것.
이로 인해 피해규모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작년까지 접수(1~3차 집계)된 피해규모는 총 1282명이며 이 중 사망자는 218명이다. 하지만 아직도 그 원인조차 모른 채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까지 감안한다면 피해규모는 더 클 것이며, 정부에서 공시한 피해접수기간이 종료된 지금도 가습기살균제 피해의심 신고가 시민단체에 접수되고 있다.
폐 이식 14명 중 2명 사망
![]() |
다른 대부분의 사망자들 또한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이후로도 상태가 계속 악화되고 병원에서의 어떠한 의료처치도 듣지 않아 중환자실에서 사망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겨우 살아난 일부 피해자들이 있는데 폐섬유화로 굳은 폐를 뇌사자 등이 기증한 폐로 이식할 수 있었기에 목숨을 보존할 수 있었다.
이에 지난 2월 15일 환경보건시민센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직업환 경건강연구실은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자 중 폐이식 사례를 통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끔찍한 실상을 공개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폐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는 총 14명으로 2명은 수술 후 후유증으로 사망했다. 피해자 중 여성 9명, 남성 5명으로 여성이 많았으며, 30대가 6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14명 중 3명은 피해 관련성 판정이 3~4등급으로 나와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한 채 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사 피해자 중 폐이식을 받고자 원해도 1억원이 넘는 큰 수술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장기는 법에 의해 무료로 기증되지만 병원에서의 수술비용을 제외하고도 수술 후 1년여 동안 매달 면역억제제 등의 약값만 300만원 이상 부담하게 된다.
이번 조사에서 대략적인 폐이식 직접비용이 확인 된 피해사례는 11명인데 평균 1억7400만원으로 집계됐다”며, “폐 이식 환자 사례는 2011년 이후 수술 받은 현황으로, 2011년 이전의 폐 이식 피해자가 있을 수 있고, 정부지원이 없는 3- 4등급 피해자들 중이나 신고되지 않은 사용자들 중에서도 폐 이식 피해가 더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폐 이식 피해자들이 사용한 가습기살균제 종류에 대해 “옥시싹싹, 롯 데마트PB, 애경, 홈플러스PB, 이마트 PB제품 5가지”라며, “14명 중 절반인 7명이 두 가지 가습기살균제를 같이 사용했다. 이중 가장 많이 사용된 가습기 살균제는 11명이 사용한 옥시레킷벤키저의 옥시싹싹이며, 두 번째로 많이 사용한 가습기살균제는 롯데마트의 PB 상품인 와이즐렉으로 5명이 사용했다” 고 밝혔다.
![]() |
2012년 2월 질병관리본부는 가습기 살균제 1차 동물흡입실험을 통해 “6개 가습기살균제 제품에 사용된 화학물질이 폐 손상과 인과관계가 확인됐다” 고 발표, 옥시레킷벤키저의 ‘옥시싹싹 New 가습기당번’의 주성분인 ‘PHMG 인산염’에서도 이상소견이 발견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같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제조사들의 잘못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제조업체 옥시레킷벤키저는 ‘옥시싹싹 New 가습기당번’이 폐손상 발병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실험 결과를 제출하며, ‘실제 제품에 들어간 PHMG 농도와 실험 농도가 다르게 진행된 점’, ‘실험을 3개월 밖에 진행하지 않은 점’,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인체에 적용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질병관리본부의 조사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옥시레킷벤키저가 생산한 제품 ‘옥시 싹싹 New 가습기당번’은 가습기살균제 사건의 사망자 중 70%가 사용했던 제품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옥시레킷벤키저의 주장에 학계 및 시민단체, 피해자들은 “말도 안되는 억지주장으로 시간 끌기에 불과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분노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옥시 측의 자료가 국립대 실험을 거쳐 대형 로펌 법률 자문까지 거친 것으로 검찰이 사건 조사에 난항을 겪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피해신청 접수 중단해선 안돼
![]() |
이에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월 23일 옥시레킷벤키저 전·현직 임원 고발을 시작으로 롯데쇼핑(2.29), 홈플러스(3.2), 애경(3.7), SK케미칼(3.9), 이 마트(3.14), GS마트(3.15), 코스트코 (3.16) 전·현직 임원들을 고발 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2월 25일 가습기살균제 제조사 임직원인 신현우 옥시레킷벤키저 전 대표이사, 노병용 롯데마트 전 사장, 이승한 홈플러스 전 회장 등 핵심 임원 40여명을 출국 금지 조치했다.
피해자모임, 국회의원실(장하나,심상정), 환경보건시민센터,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연구실 등은 정부에서 인정해주는 3차 피해신고 마감 이후에도, 숨어있는 피해자들을 찾기 위해 ‘가습기살균제 피해신고센터(02- 741-2700)’를 개설했다.
그 결과 2016년 1월 한달간 접수된 피해신고는 총 202명(8명 사망)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정부가 발표했던 피해접수 기간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인지를 못하고 있었다는 반증이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접수가 2015년 12월 31일자로 마감되고 난 후로도 가습기살균제 피해 보상에 대한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2016년 1월 환경오염 피해 구제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에 대한 피해입증과 보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였으나, 현실은 아직 요원하기만 하다.
다음은 실제 환경보건시민센터가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습기살균제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다.
1. 가습기살균제 피해접수를 하는지 몰랐다. (69.6%)
2. 2015년 말 피해신청 접수 마감 사실을 알지 못했다. (88.5%)
3. 가습기살균제 피해신청 접수중단에 반대한다. (79.3%)
4. 국가에 책임소재가 있다고 생각한다. (75.9%)
5. 제2의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90.1%)
6.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를 차등 지원하지 말아야 한다. (74.5%)
7. 폐질환 외에 다른 부위에도 건강피해가 있을 것이다. (81.3%)
8. 비염, 천식과 같은 호흡기계 질환도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 (69.4%)
9. 스프레이식 제품의 흡입독성 안전조사를 법으로 의무화해야 한다. (85.1%)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접수기한을 정해 신고를 마감하는 것은 무책임한 관료 행정의 표본이다.
가습기살균제는 그 특성상 피해입증이 매우 어렵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며, 피해자 본인조차 피해자라는 사실을 깨닫기가 어렵다. 이러한 특수성을 알고 이해한다면 가습기살균제 피해신청 접수는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생각이다.
환경부는 올해 환경오염 피해구제 제도 안착을 위해 피해조사 전문성 확보, 구제급여 지급기준 마련 등의 세부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화학물질관리법, 화학물질등록평가법이 산업 현장에서 잘 안착될 수 있도록 기업과의 현장 소통을 강화하고, 불합리한 제도는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미디어 김한결 기자]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