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부권역에 속하는 파주 DMZ 내부전경. 파주 일대는 저해발 구릉지와 평지가 대부분이고, 크기와 면적이 다양한 습지가 많이 분포하며, 산불로 인한 교란이 자주 발생한다. |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 민통선(민간인통제선) 이북지역을 5개 권역(동부 해안, 동부 산악, 중부 산악, 서부평야, 서부 임진강 하구)으로 세분화해 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서형수 국립생태원 전임연구원은 “생태계 조사 자료를 미래 통일국가에 대비한 비무장지대(DMZ)의 체계적인 생태계 보전대책 수립 및 UNESCO(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관리, 생태‧평화공원 조성 등의 기초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조사 목적을 전한다.
지난 7월21~26일에는 민통선 이북지역 서부 임진강하구 권역에 대한 여름철 공동조사가 진행됐다. 이번 여름철 조사 지역은 국방부 1‧25‧28사단 예하부대가 관리 중인 경기도 파주, 연천군 일대로 국립생태원 서형수 전임연구원 등 27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그리고 지형, 식생, 식물상, 포유류, 조류, 양서파충류, 육상 곤충, 거미, 어류 등 9개 분야가 조사됐다. 이에 본지는 이번 공동조사팀의 발걸음을 뒤따라가 봤다.
서구 임진강 하구권역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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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생태원 DMZ 일원 여름철 생태계 공동조사팀 |
올해 조사지역은 ‘서부 임진강 하구권역’으로 1사단, 25사단, 28사단과 협조해 조사를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경기도 파주시 인근 공터에 모인 국립생태원 조사자를 비롯한 외부전문가들이 내일(22일)부터 수행할 조사 준비에 정신이 없다.
조사일정과 조사지역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조사차량 배정, 조사자임을 알리는 차량표식과 조사자용 조끼 그리고 전화가 되지 않는 경우를 대비해 무전기 등을 나눠줬다.
올해(2019년) 조사지역은 ‘서부 임진강 하구권역’으로 1사단, 25사단, 28사단이 관할하는 지역(파주, 연천)이다.
조사 경로는 총 8개 경로로 1사단 4개, 25사단 3개, 28사단 1개 등이다. 매일 조사에 소요되는 시간은 아침 9시부터 오후 18시까지이며, 하루에 보통 2개 조사경로 정도를 조사할 수 있다.
조사계획은 사전에 군부대와 일정을 조율했으며, 함께 조사를 수행할 외부 전문가(박사)들과도 계획을 공유하고 있다.
조사 분야는 총 9개 분야로, 전문조사원 1명과 일반조사원 1명 등 2명이 1개 분야를 담당한다. 그리고 이동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크게 3~4개 팀으로 구분해 인솔자(해당부대 관계자)가 동행한다.
또 수계 분야(어류), 포유류 분야(무인 카메라를 이용한 조사), 육상 분야(지형, 식생, 식물상, 조류, 양서파충류, 곤충, 거미)로 구분해 이동한다. 조사지역 내 이동은 SUV 차량을 이용, 조사경로까지 이동 후 도보 및 차량으로 이동하며 조사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분야별 조사방법은 다양하다. 족대‧투망을 이용해 물고기(어류)를 잡거나, 포충망을 휘두르면서 다양한 벌레(곤충, 거미)를 잡고, 무인 감지카메라를 이용해 주·야간에 이동하는 야생동물을 촬영한다.
전체적인 일정을 공유한 이후엔 내일(22일) 집결장소를 결정하고 각자 숙소로 복귀, 조사를 위한 개인 정비를 실시했다.
연천 북삼리, 작동리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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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원군 용양보습지_호소성습지 |
민통선이북지역은 2007년 12월21일 제정된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에 의해 현재 군사분계선 기준으로 10km의 범위에 해당된다.
민통선이북지역으로 출입하기 위해 군부대의 사전허가를 받고, 군인들의 통제 하에 민통선 내부에서 조사를 수행한다. 조사범위 역시 사전에 군부대와 협의된 조사경로를 따라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현장조사가 이뤄진다.
첫째 날은 연천군 군남면 북삼리 일대로 28사단 관할지역이다. 인솔해 줄 군인들과 만나 조사경로를 따라 생태계 조사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지형, 식생, 식물, 포유류, 조류, 양서파충류, 육상곤충, 거미, 어류 등 9개 분야에 대해 조사를 수행한다. 대부분의 조사자들은 조사경로를 따라 도보로 이동하면서 접근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현장조사를 수행한다.
특히, 수계(어류와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분야는 조사지역 인근의 하천과 저수지 등을 확인하고 군부대를 통해 안전이 확보된 지역을 중심으로 조사를 수행한다.
오전에 28사단 관할 지역을 조사하고, 오후에는 25사단 관할지역으로 넘어가야 한다. 때문에 준비해온 도시락을 먹으면서 오후 인솔자(군 관계자)를 기다린 후 25사단으로 이동해야한다.
조사자들은 무더운 날씨에 더위를 피해가며 옹기종기 모여 점심을 먹었다. 각자 준비해온 도시락들은 김밥, 편의점 도시락, 빵 등 제 입맛에 맞게 다양했다.
각자 식사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할 때쯤 25사단 쪽에서 넘어오는 군인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생태계 조사팀들은 여기까지 인솔해준 28사단 군인들과 인사를 하고 헤어져야 한다.
오후부터는 25사단 관할지역인 작동리 일대를 조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25사단에서 온 군인들과 인사를 하고 각 팀별로 인솔자들과 해당 조사경로로 이동했다.
또 해당 분야를 조사하면서 다른 분야에서 놓칠 뻔한 ‘종’들을 사진을 찍어 알려주면서 정보를 공유한다. 조사자들의 단체 채팅방에서는 현장에서 얻은 많은 정보들이 기록된다.
그리고 오후 조사경로까지 조사가 마무리됐다. 인솔자 군인들과 작별인사를 나눈 후 민통초소를 지나 민통선이북지역에서 빠져나온 후 숙소로 복귀했다.
각 분야별로 오늘(22일) 조사 결과를 정리하거나 다음날 조사 준비로 저녁은 정신없이 지나갔다. 첫째 날 조사는 2개 사단과 협조해 조사를 진행하다보니 유독 정신없이 지나가는 듯했다.
두현리, 영산리 조사
| ▲ 산양_ 중부, 동부권역,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 천연기념물 |
아침 일찍 일어나 군인들과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로 조사자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아침엔 안개로 살짝 흐린 듯 했으나, 잠시만 밖에서 걸어도 등줄기에서 땀이 흐를 정도로 덥고 습한 날씨임이 틀림없었다.
군부대 인솔자와 만나 민통초소를 통과 후 조사지역까지 차량으로 이동했다. 조사지역에 도착한 조사자들은 조사를 시작하기 전에 이번 공동조사에 대한 기념으로 사단 전망대 앞에서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오전 조사경로는 연천군 백학면 두현리 일대로 남방한계선과 인접해 있는 곳이다. 정해진 조사경로를 따라 군 인솔자와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부슬부슬 비가 살짝 내리기 시작했으나 점심을 먹을 때쯤 해가 뜨면서 다시 더운 날씨가 시작됐다. 한창 조사경로를 따라 걸으면서 조사를 수행하다보니 어느새 조사경로의 마지막까지 이동했다.
손목시계의 시간도 어느새 점심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주변을 살피고 더위를 피할 나무 그늘 아래에서 점심 도시락을 먹고 오전조사를 마무리했다.
오후 조사지역은 파주시 진동면 용산리 일대로, 뜨겁게 달구어진 아스팔트 위로 열기가 한창 오르고 있을 무렵 시작됐다.
민통선 이북지역 조사 경로는 대부분 군에서 이용한 보급로나 전술로 이기에 숲 내부로 들어갈 수는 없고(미확인 지뢰지대), 도로를 따라 이동할 수밖에 없다.
해서 더위를 피하기 매우 어려운 조사 중 하나다. 오후 조사지역의 끝부분까지 갔을 때 조사자 대부분이 더위에 지쳐 나무 그늘에서 휴식을 취했다.
모든 분야의 조사자들이 조사를 마무리하고, 인솔해 준 군인들과 작별인사를 나눈 뒤 민통선이북지역에서 빠져나왔다.
저녁은 조사에 참여한 모든 조사자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더위에 지친 조사자들과 저녁식사를 하며, 조사에 관한 내용과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저녁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다.
다양한 전공과 연령, 지역에서 모인 사람들로 며칠 동안 함께 지내다보니 공동조사를 할 때면 꼭 한 번씩은 다 같이 모여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시간이기도 하다.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갔다.
파주 봉파리, 정자리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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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MZ 일원의 생물다양성 종합보고서 멸종위기종 분포지도 <자료=국립생태원> |
준비를 마치고 숙소를 나서 군부대 인솔자와 만나기로 한 통일대교 검문소로 이동 중 창밖을 바라본다. 하늘에는 비구름이 가득 차 있고,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이때 군부대에서 연락이 왔다. 날씨가 좋지 않은데 예정대로 조사를 진행할 것인지 묻는 전화다. 날씨 상황은 가급적 현장에서 확인 후 조사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군부대에서 특별하게 출입이 통제되지 않는 한 말이다.
‘DMZ 일원 생태계 조사’처럼 다양한 분야의 외부 조사원들과 공동조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일정을 맞추는 게 가장 어렵다. 더구나 DMZ 조사는 해당 군부대와도 일정을 맞춰야하기 때문에 더욱 더 어렵다.
오전 조사경로는 파주시 진동면 동파리 일대이다. 군 인솔자와 만나 민통선 이북지역으로 들어가니, 날씨도 우릴 도와주려는지 차츰 비가 잦아들기 시작했다. 조사지역에 도착하니, 다행히도 비가 그쳤다.
그러나 그동안 내린 비로 비포장도로가 진흙탕이 되어 차량으로는 더 이상 진입이 어려웠고, 조사자들과 군부대 인솔자들과 상의해 도보로 이동하는 팀과 차량으로 이동하는 팀을 나눠 조사를 수행했다.
진흙으로 덮인 비포장도로를 따라 오전 조사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위해 해마루촌으로 이동했다. 해마루촌은 파주 민통선 이북지역 내에 위치한 식당으로 도시락을 챙기지 않아도 식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점심식사는 여기서 해결하곤 한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 조사지역인 파주시 군내면 정자리 일대 조사를 시작했다. 정자리 일대 조사지역은 민간인들이 농사를 짓고 있는 곳으로 낮에는 과수원 및 논, 밭이 분포하고 있다.
시멘트로 포장된 좁은 1차선의 도로를 따라 생태계 조사를 수행하며 오후 조사지역도 무사히 마치고 민통선을 빠져나왔다. 내일의 일기예보는 더 상황이 좋지 않았다. 강수확률이 더 높아져 있었기 때문이다. 숙소에 복귀하고 내일 조사를 위해 다들 휴식을 취했다.
도라산, 석곶리 코스
| ▲ 표범장지뱀_멸종2급 |
비가 상당히 많이 오는데 조사를 예정대로 진행할 것인지 물어보는 전화였다. 우선 현장 상황을 보고 판단을 해야 한다고 하고, 민통선 이북지역 출입을 위해 통일대교 남단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동안에도 부슬부슬 비는 내리고 있었고, 인솔자와 만난 이후에도 계속 비가 내렸다. 계속 조사자들과 일기예보 및 위성영상을 확인하며 날씨 상황을 확인했다.
오전 조사지역은 파주시 장단면 석곶리 일대로, 조사 시작지점에 도착했을 땐 빗줄기가 약해지기 시작하면서 비가 오다가 그쳤다가를 반복하더니 거짓말처럼 비가 그쳤다.
날씨가 도와준 탓에 오전조사를 무사히 마무리하고 점심식사를 위해 민통선 내에 위치한 통일촌으로 이동했다. 통일촌 역시 어제 이용했던 해마루촌처럼 식사가 가능한 식당들이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오후 조사지역인 파주시 군내면 도라산 일대부터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한차례 비가 쏟아 부은 후 다시 비가 잠잠해지길 기다렸다가 오후 조사를 시작했다.
| ▲ 열목어_멸종2급 |
파주지역의 민통선 이북지역은 대부분의 농경지에서 경작이 이뤄지고 있었으며, 저지대 산림지역은 ‘미확인지뢰지대’로 산림 내부로의 출입이 불가능했다.
약간의 비가 내리긴 했지만 여름철 공동조사를 무사히 마칠 수가 있었다. 마지막 조사지역까지 인솔해준 군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조사자들과 함께 민통선 이북지역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숙소로 이동하기 전, 마지막으로 봄철 공동조사 시 설치했던 ‘무인센서카메라’에 촬영된 사진자료를 반출하고자 군부대 보안성 검토를 요청했다. 대부분 군사 보안시설에 대한 사진 자료는 촬영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군부대의 보안성 검토를 받아야만 한다.
현장조사 자료 정리
| ▲ 재두루미_멸종위기종 2급 |
분야별로 취득한 특이사항이 있는 경우는 분야별 전문조사원들에게 자세한 사항을 확인하고 기록한다. 봄철과 여름철 조사가 마무리가 된 이후 8월 말 즈음이면 중간보고회를 준비하면서 조사사업을 한번 정리하고자 함이다.
마지막으로 일주일간 고생한 조사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가을철 공동조사에 대한 간략한 일정을 공유했다.
<도움=서형수 국립생태원 전임연구원‧사진=국립생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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