잣나무털녹병균인 Cronartium ribicola 라는 곰팡이는 생활환을 완성하기 위해서 잣나무류를 주요한 숙주식물로 하고 송이풀(Pedicularis)류 또는 까치밥나무류(currants and goose berries)를 중간 숙주식물로 해서 살아간다.
이 곰팡이의 녹병포자기와 녹포자기는 잣나무에서 만들어지고 여름포자와 겨울포자는 중간 숙주식물에서 형성된다. 잣나무가 녹병균에 의해 기공으로 감염이 되면 늦어도 5∼6개월 내에 최초 증상인 노란 반점을 침엽 표면에서 볼 수 있다.
그 후 가지에 궤양이 생기거나 줄기 감염 시 둘레가 황갈색으로 둘러싸인 다이아몬드 형태의 부푼 증상을 보이고 이후 궤양으로 진전되면서 작고 불규칙한 모양의 부스럼증상과 같은 녹병포자기가 만들어지고 궤양이 커지면서 녹병포자기 자리에 다음해에 녹포자기가 만들어 진다.
녹포자기가 터지게 되면 주황색 녹포자가 바람에 날려 수백 km를 날아가 송이풀이나 까치밥나무를 감염시킨다. 중간 숙주식물의 병징은 잎의 뒷면에 주황색의 하포자퇴가 형성되고 이 하포자들은 다시 다른 송이풀이나 까지밥나무를 감염시킨다. 하포자가 생긴 자리에서 색이 더 진한 갈색의 겨울포자퇴가 만들어지며 여기에서 겨울포자가 형성된다. 중간 숙주식물의 잎 뒷면 겨울포자에서 잣나무를 감염시키는 담자포자가 만들어지고 이들은 주로 습도가 높고 서늘한 밤에 바람에 날려 인근에 있는 잣나무를 감염시킨다. 녹병포자는 감염된 지 2∼4년 뒤에 만들어지며 녹포자는 3∼6년 뒤에 만들어진다. 감염된 잣나무는 궤양이 생겨 물질의 흐름을 방해하고 가지가 약해지고 궤양이 생긴 자리가 부러지기 쉽고 고사하기도 한다. 송이풀이나 까치밥나무가 감염되면 잎이 자라기도 전에 일부가 떨어지고 열매도 적게 맺게 된다.
잣나무털녹병의 병환
잣나무(Pinus koraiensis)는 소나무속에 속하며 잎이 5개씩 모여 나는 특성으로 인해 오엽송(五葉松)으로 구분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주요 향토수종으로 용재수 생산뿐만 아니라 식용 잣(pine nuts)으로도 농가소득에 기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종이다.
우리나라에는 잣나무, 눈잣나무(P. pumila), 섬잣나무(P. parviflora) 3종류가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스트로브잣나무(Pinus strobus) 등 약 20여종이 분포하고 있다. 잣나무털녹병균(Cronartium ribicola)에 의해 발생하는 잣나무털녹병(white pine blister rust)은 1854년 소련의 발틱해 연안에서 최초로 발병한 후 시베리아, 유럽, 북미지역 등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1936년 최초로 발병된 후 1970∼1980년대에 잣나무(Pinus koraiensis) 조림지에 막대한 피해를 준 바 있고 최근에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에 지속적으로 발병되고 있어 그 피해가 가속화 될 조짐이다.
북미에서는 1940년대부터 잣나무털녹병 저항성 품종육성 연구를 실시하여 저항성 종자가 보급 식재 되고 있으나 식재지별로 여전히 피해가 발생하는 지역도 있어 상대적으로 우수한 저항성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잣나무가 세계의 잣나무털녹병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잣나무털녹병 발생 현황
국내의 자생종 잣나무는 1972년에서 1978년 사이에 무려 백만 그루 이상이 고사하였으나 전국에 걸쳐 실시한 지속적인 잣나무털녹병 퇴치 사업의 일환인 감염된 잣나무 및 국내의 중간 숙주식물인 송이풀 제거의 성공으로 현재 이 병은 더 이상 큰 위협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 강원도 평창, 양구, 정선, 영월 일부 잣나무 식재지가 있는 해발 1,000m 이상 지역에서 약 71.2 ha 정도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미국 동부지방에서는 1906년에 뉴욕 주 제네바의 까치밥나무(currant)에서 처음 확인된 후 스트로브잣나무(Pinus strobus)에 퍼졌으며 미국 북서부에서는 약 1910년경에 프랑스로부터 캐나다 밴쿠버로 수입된 묘목을 통해 우연히 전파된 후 잣나무털녹병에 매우 민감한 수종인 몬티콜라잣나무(Pinus monticola)에 많은 피해를 주고 있으며 미 북서부 지역에 빠르게 퍼져나갔다.
최근 미국의 고산지역에 살고 있는 잣나무인 화이트발크파인(Pinus albicaulis) 등 몇몇 유전자원보존 수종들에서도 잣나무털녹병이 발생하여 피해가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저항성 검정을 위한 인공접종 시험
인공접종은 담자포자가 생성된 중간숙주식물의 잎 아래 면을 묘목들의 끝 부분에서 33∼46cm 위쪽에 설치한 철사망 위에 펼쳐 놓은 뒤 1㎠당 6000포자가 떨어질 때 까지 습도 100%(온도 : 8∼19℃)의 텐트 내에서 유지한다. 묘목은 접종 후 4일째 되는 날 텐트에서 온실로 옮긴 뒤 감염율을 조사하며 투하된 포자는 Bacto agar를 입힌 현미경용 슬라이드 유리를 반복 당 다섯 위치에 임의로 배치하여 측정한다. 목표로 하는 포자수에 근접하게 투하되었을 때(접종 시작 후 약26시간 뒤) 잎을 제거하고 58시간정도 더 접종 텐트에 묘목을 둔 뒤 온실로 옮긴다. 현미경 슬라이드 유리 위에 떨어진 포자농도(포자수/㎠)의 비율은 다음에 의해 산정한다.
포자농도 = 임의로 선정한 10군데 포자수의 총합 x 60.2
여기서 60.2는 현미경 400X에서의 가시면적(약 0.00166㎠)을 기초로 임의로 선정한 10군데 면적의 총합이 1㎠가 되게 만든다. 담자포자는 glycerine-anilin blue로 슬라이드 유리를 착색한 후 광학현미경 400X 배율로 관찰하고 인공접종 후 5개월 뒤에 담자포자가 성공적으로 침엽을 감염시켰을 때 나타나는 반점 수를 조사하며 반점은 묘목에 있는 모든 연령의 침엽에서 센 후 감염율은 다음과 같이 계산한다.
감염율 = 묘목 당 반점 수/묘목 당 감염가능면적/투하된 포자 수
잣나무털녹병 저항성
국내에 있는 천연 잣나무 3수종은 모두 높은 저항성을 보이는 수종인데 그 중 눈잣나무는 인공접종 결과 전혀 감염되지 않는(면역) 수종으로 알려져 있다. 북미 지역의 주요 수종인 스트로브잣나무(P. strobus), 몬티콜라잣나무(P. monticola), 슈가파인(P. lambertiana) 등은 잣나무털녹병에 대한 저항성이 아주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전적으로 저항성을 보이는 묘목의 선발과 육종사업이 1940년도 후반부터 미 북서부 지역에서 실시되었는데, 이 사업에 의해 생산된 채종원 종자로부터 자란 묘목이 자연임지 시험결과 다른 천연갱신 묘목에 비해 훨씬 높은 저항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잣나무 묘목들의 저항성 여부 선발시험이 매년 인공접종을 통해 평가되고 있는데 지금까지 확인된 잣나무털녹병에 대한 저항 특성들은 6∼8가지로 알려지고 있다. 예를 들면, zero 침엽반점, 감소된 침엽반점빈도, 감염된 침엽의 초기탈락, 침엽이 감염되었지만 침엽과 가지 사이에서 stem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멈춤(fungicidal reaction in the short shoot), 감염된 수피의 탈락(bark reaction), 줄기 증상의 지연(slow stem symptom appearance), 그리고 감염 후 지속적 생존(the ability of a seedling to remain alive while infected) 등이다.
저항성 품종육성을 위해 전 세계 잣나무류(오엽송) 수종에 대한 인공접종 및 선발시험을 실시한 결과 우리나라 잣나무는 1% 미만, 북미의 스트로브잣나무, 슈가파인 등 외국 잣나무는 22∼86%로 통계적 차이를 보임에 따라 우리나라 잣나무가 유럽의 몇몇 잣나무와 함께 잣나무털녹병에 대해 가장 저항성이 높은 수종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향후 우수한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 잣나무의 유전자원 보존 및 활용을 위한 효과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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