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 대책, 무엇이 문제인가

연간 음식물쓰레기 15조원, 결식아동 47만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5-11-25 16: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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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개선·인센티브’부여해 근본적인 해결방안 마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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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쓰레기 15조원은 결식아동 90년 급식비
IMF 구제금융 이후 경제위기가 극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계층의 결식 문제는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다. 지난 2001년 교육인적자원부의 추산에 의한 결식아동의 통계는 전국에 16만4천여 명에서 올해 46만 8,000명으로 거의 3배 가까이 늘어난 엄청난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음식물쓰레기 15조원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현재 초등학교 1인당 급식비는 31,000원 선이다. 결식아동 46만 8,000명에게 한 달 동안 식사를 제공할 경우 145억 800만원이 들어가며, 연간비용은 1,740억 9,600만원, 이들에게 무려 90년간 급식비를 지원할 경우 15조 6,686억 4,000만 원 선이다. 또한 결식아동의 수를 전교생 1,000명의 학교로 생각해보면 전국의 약 468개 학교 13,572학급의 수와 같다.
지난 ’98년 중반부터 사회적인 먹거리 나누기 운동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민간 차원의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나눔 문화의 확산을 비롯한 유휴식품 활용의 효율화, 환경친화적 음식문화 형성 등의 노력이 전개되어 왔다. 또한 식품 나눔 활동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법적 기반 마련의 필요성도 주장해 왔지만 실효성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80년대 이후 전 사회적으로 만연하는 신빈곤에 대처하기 위해 서구의 여러 나라 민간단체들은 푸드뱅크 활동을 활발히 전개, 완전한 민간 자율성 보장과 활동지원을 위한 입법추진을 실시해왔다. 우리나라도 식품 나눔 활동을 지원할 제도적 정비를 서둘러야할 입장이다.
그러나 법체계 정비를 논하기 이전에 음식문화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수준부터 먼저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국민의 의식수준은 한국경제의 오늘이 있기까지 그 기반을 조성한 전후세대에서부터 연계하여 조명해볼 필요성이 있다.

국민의식과 인센티브제도 운영도 강구돼야
전후세대는 우리나라 경제의 초석을 다진 ‘일등공신’이자, 다른 한편으로는 과소비 음식문화를 조성한 장본인들이다. 보릿고개와 가난으로 연명해온 이들의 최대 미덕과 최대의 경제보상은 충분하게 먹을 수 있는 풍성한 음식 그 자체였기에 이러한 의식이 고착화되어 오늘날 연간 15조원이라는 음식물쓰레기를 만들어낸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가까운 일본의 음식문화는 어떠한가. 기자는 몇 년 전 일본을 여행한 바 있다. 다른 문화는 차치하더라도 음식문화에 대해서는 일본에 있는 내내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2인분의 식탁에 놓여진 김치가 평균 5조각에다 김은 국내에서 먹는 크기의 1/4 수준이었다.
모자라는 반찬을 주문하면 추가요금을 내야하고, 음식물을 남기면 음식물 가격 이상의 벌금을 내야하는 경우도 많았다. 철저한 주문식 식단제를 운영해 음식물 쓰레기가 나올 수가 없는 구조였다.
흔히들 제도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국민의식이 따라가 주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반대로 국민들이 의식수준이 없는 것도 아닌 현실 속에 의식수준을 따라잡는 방법을 이제 심도 있게 연구해야할 시기가 도래한 것으로 보인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서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인센티브제도 운영방안도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둘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다. 이를테면 음식물 쓰레기가 적게 배출되는 업소에는 어떠한 명목으로든 세금 경감혜택을 만들어주자는 것이다. 또한 운영된 지 이미 25년이 지난 푸드뱅크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면 그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이를 주변의 음식업소와 잘 연계시켜 효율성을 배가해 나가는 등 다방면으로 음식물 쓰레기 경감방안에 대한 머리를 짜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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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단체 ‘음식물 쓰레기 안 남기기’운동 활발
연간 천문학적인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자 최근 불교 수행공동체인 정토회와 산하 환경교육단체인 ‘에코붓다’가 음식물 쓰레기 안 남기기 ‘빈 그릇 운동’을 전개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 ’98년부터 이 운동의 일환으로 ‘쓰레기 재료운동’부터 시작했다. 건강에도 좋고 환경도 살리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이 운동은 무나 감자의 경우에는 통째로 요리하고, 계란껍질은 말려서 흙에 섞어주면 토양도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지렁이를 길러 배설한 분변토로 생태 사이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지렁이 퇴비화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빈 그릇 운동’은 지난 ’04년 10만 명의 서명인구로 시작하여 올해에는 10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코붓다의 관계자는 기성세대들은 이미 인식이 고착화되어 있는 관계로 최근 초등학교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반응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설명한다.
음식물쓰레기 남기지 않기 운동으로 지난해부터 시작된 ‘빈 그릇 운동’은 환경교육단체를 시작으로 지자체·학교·기업·군부대 등에 확산되기 시작하고 있어 매우 바람직하고 고무적인 환경운동의 일환으로 평가받고 있다.
쓰레기라는 단어도 차츰 줄어들면서 ‘재자원’이란 단어가 부쩍 늘어나고 있는 등 이제 쓰레기 분야에도 ‘변해야 산다’는 인식변화의 바람이 확산되고 있는 느낌이다.
‘빈 그릇 운동’의 일환으로 일부 지자체에서는 ‘가나다 운동(가져가기·나눠 먹기·다 먹기)’이 불고 있기도 하다. 남은 음식 가져가기, 반찬은 덜어서 나눠 먹기, 남기지 않고 다 먹기를 실천하자는 내용으로 제목자체가 재미있으면서도 이를 풀어보면 알맹이 있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이러한 지자체의 재미있는 운동제목이 앞으로 여타 기관이나 단체에는 또 어떠한 재미있는 이름으로 연계될지 기대해봄직하다.

제도 변화보다는 국민 인식의 변화가 우선돼야
문제는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처리하는 방안은 우선적으로 제도가 이를 이끌고 가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현재 음식물 안 남기기의 일환으로 ‘빈 그릇 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대부분의 환경단체들은 정부의 미흡한 제도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보다는 국민 대다수의 인식에 변화가 주어지게 되면 언젠가는 제도도 인식에 따라 변화될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나 국민들의 의식변화가 오히려 제도를 이끌 것으로 관망하고 있었다.
연간 15조원에 이르는 음식물 쓰레기는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결식아동들의 90년간 급식비를 지원 할 수 있는 천문학적인 규모다. 일각에서는 전후세대들의 의식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 없다는 목소리가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의 인식변화는 자라나는 신세대들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타났다.
한국경제를 떠받쳐 온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전후세대들은 우리나라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기성세대이기는 하지만 그 의식변화를 하루아침에 기대하기는 아무래도 무리수가 없지 않다. 허기와 배고픔을 달래가며 유년시절을 보내온 이들과 아파트를 좋아하는 신세대들의 성향과는 엄청난 의식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다른 것은 다 양보를 해도 배고픔과 허기만은 양보할 수 없다는 옹고집들 또한 전후세대이다.

외식문화 및 학교급식에 문제점은 없는가
음식물쓰레기 증가의 요인 가운데 또 하나는 최근 자녀들의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성장한 외식문화를 들 수 있다. 인간 생활에서 식생활은 생명연장과 건강한 삶의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오늘날 경제 수준의 향상 및 산업 사회화, 외래 식문화의 무분별한 도입으로 식생활의 양상은 과거와 크게 달라지는 큰 변화를 맞고 있다.
도시지역에 속한 초·중·교교에서도 이러한 영향으로 인해 아동들의 식생활에 많은 문제점이 도출되고 있다. 가정에서 가족이 함께 모여 단란하게 식사하는 기회가 적어짐에 따라 전통적인 밥상머리 교육이 부족해 아동들의 식생활 습관이 바람직하지 못하게 형성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자라나는 신세대들 역시 편리함을 도모하기 위한 잦은 외식과 즉석 가공식품의 선호가 전통 음식에 대한 거부감과 편식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음식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해 입맛에 맞지 않으면 음식물을 남기거나 버리는 일이 다반사다.
정확한 통계는 잡을 수 없지만 통상적으로 1개의 초등학교에서 하룻동안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의 양은 평균 60㎏ 이상이며, 편식의 문제가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와 같은 학교급식의 식생활 문제점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건개선과 즐거운 식사시간의 운영을 통해 음식물을 남기지 않고 편식하지 않는 바른 식습관을 형성하고 생활화하는데 있다.
따라서 초등학교의 도덕, 실과, 체육 등의 교과에서 식생활의 영역을 기초지식, 식사예절, 식사위생, 식사습관, 식량절약 등으로 세분화하여 음식물 안 남기기 교육을 보다 구체적으로 중점 지도해 나가야 한다. 현재 일부 지자체에서 이 같은 커리큘럼을 적용해 시범 실시하는 학교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장단점이 분석된 새로운 교육지침을 마련해 전국으로 확대 운영해 나가야할 필요성도 있다.
학교급식은 균형 있는 영양급식을 통해 아동들의 건강증진과 체위향상 도모에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경제수준 향상으로 비만, 편식 아동이 급격히 증가해 이제는 양보다는 질을 위주로 한 급식형태로 변화되어 가고 있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재활용등 낭비되는 음식물처리 효율성 강화돼야
한편, 생활폐기물에서 음식물류가 차지하는 비율은 생활수준의 향상과 외식문화의 발달로 ’95년까지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였으나, 그 이후로는 종량제실시와 음식물쓰레기 감량화 노력이 어느 정도 가시화돼 감소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생활폐기물 중에서 음식물쓰레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단연 으뜸이다.
음식물쓰레기는 발생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그 특성상 쉽게 부패하고 부패과정에서 악취와 침출수가 발생되기 때문에 수거·운반 및 매립처리에 많은 어려움을 야기 시킨다. 소각처리의 경우에도 수분함량이 높은 음식물쓰레기는 소각효율의 저하를 초래하고 불안전 연소로 인해 대기오염 물질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퇴비 또는 사료로의 재활용이 성공하게 되면 오히려 자원으로서 높은 가치를 가지게 된다. 따라서 음식물쓰레기의 재활용은 자원의 재순환이라는 친환경적인 측면 뿐 아니라 음식물쓰레기를 제외한 다른 생활폐기물의 처리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잇점을 가지고 있어 음식물쓰레기의 재활용 필요성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아무튼 연간 15조원의 음식물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특단의 해결방안 마련에는 각계의 이견은 없다.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국민의식의 변화가 우선되어야 하겠고, 세금감면 등의 다양한 인센티브도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낭비되는 음식물처리의 효율성 강화를 위해서는 재활용 방안의 수립을 위한 원칙을 설정하고 이에 따른 수거·운반 체계의 구축 방안을 비롯한 시설의 적정 규모와 효율적인 설치 및 운영방안, 적정 수수료 방안 등이 제시되어야 하겠다.
국민의식과 인센티브를 통한 제도의 변화 등에서 바꿀 것은 바꾸고 버릴 것은 버려가면서 과감한 변화가 주어질 때 음식물쓰레기는 그 효과가 가시적인 결과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준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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