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파크골프장 조성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조성되는 장소는 대부분 하천이다. 한때 우리의 주식인 쌀을 생산하기 위해 우리는 하천의 일부를 농경지로 전환한 것은 물론 하천의 옷을 벗겨 벌거숭이로 만들었다 (그림 1 참고). 하천은 맨살을 노출하고 살아왔기에 늘 상처에 시달려야 했다. 그 상처는 수질오염으로 나타났고, 오염의 결과 하천의 생물다양성은 감소한 반면에 기형 생물이 늘어났고, 외래종도 크게 늘어 그 영향이 인간에게로 다가올 시간을 계속 단축시키고 있다. 금년에도 벌써 영산강 일대에서 물고기 떼죽음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하천을 자연으로 보지 않고 인공구조물로 착각하고 관리한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천은 물의 흐름과 그곳에 정착한 식생에 의해 구조가 결정되고 기능이 조절된다. 물의 흐름은 단면의 침식을 유발하고 그것을 운반하고 퇴적시키며 다양한 미지형을 만들어낸다. 소, 여울, 하중도, 배후습지, 우각호 등이 이러한 미지형에 해당한다 (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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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1. 하천은 수생태계와 강변생태계가 조합된 복합생태계, 즉 경관이다(위). 그러나 우리나라 하천을 대상으로 작성된 하천의 단면도는 수변식생이 풀 위주로 단순하고 그 폭도 좁혀져 수질 정화나 탄소흡수 기능이 크게 위축되어 있다. |
하천의 생물들은 이러한 미지형을 적절히 활용하며 살아간다. 가뭄이 와 물이 부족해지면 물고기들은 소로 옮겨 살고, 산소가 부족해지면 여울이 이루어내는 물결로 더 많은 대기 중의 산소를 공급받아 활용하고, 하중도에 정착했다 떨어지는 곤충은 물고기의 식량자원을 다양하고 풍부하게 하며 배후습지나 우각호는 다양한 곤충과 양서류, 파충류 등의 번식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역할을 하는 하천의 미지형이 홍수대비를 내세운 하천 정비로 사라지고 하천의 바닥은 평평한 인공수로로 변모한다. 그러면 수온이 올라가고 용존산소가 사라져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한다. 떼죽음된 물고기들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용존산소는 더 소모되고 그쯤 되면 그들을 분해하던 호기성 미생물들도 버티지 못하고 사라져 혐기성 미생물들이 출현하여 분해를 재개한다. 이들의 분해과정이 진행되면 악취가 나기 시작하고 그 악취 중에는 인체에 해로운 황화수소가 포함되어 있으니 비로소 인간에게도 그 영향이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악영향을 막아주고 줄여주는 곳이 수변공간이다. 그곳에 가장 많이 정착한 버드나무들은 인류 최고의 명약으로 알려진 아스피린의 소재가 되었으며 수질 정화는 물론 이산화탄소 흡수에도 탁월한 기능을 보여 국가의 탄소중립정책을 실현하는데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한 수변공간이 파크골프장으로 전환되며 이번에는 하천이 알몸을 넘어 피부까지 벗겨지는 신세를 맞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금년 더위가 벌써 여름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금년 여름이 되면 엘니뇨현상으로 역대급 더위가 밀려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천은 그러한 더위를 식혀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청계천 복원 후 주변의 평균기온이 0.7℃ 가량 낮아진 결과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물의 흐름과 수변식생이 이루어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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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2. 다양한 하천의 미지형을 보여주는 모식도 (위)와 사진 (아래). |
엘니뇨현상은 더위만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폭우와 태풍의 강도도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농경지로 잘려나가고 파크골프장으로 전환되며 크게 좁혀진 우리의 하천은 기후변화와 엘니뇨현상으로 가중된 홍수의 영향을 버티기에 많이 부족하다. 우리만큼 하천의 폭을 좁히지 않았고, 홍수의 강도 또한 우리와 비교해 크지 않은 유럽의 국가들도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에 대비해 빼앗았던 하천의 공간을 돌려주며 그 폭을 넓히고 있다. 하천을 위한 공간이자 시민의 안전을 위한 공간을 되찾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것인지 행정당국, 특히 지방자체단체의 신중한 정책 결정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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