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비포장 도로와 하천 유역이 공존할 수 있을까. 미국 아칸소대 연구진이 이 질문을 놓고 북서부 아칸소의 주요 식수원인 비버호 유역을 조사한 결과, 개별 도로 건널목보다 유역 전체의 토지 이용과 비포장 도로망 규모가 수질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내놨다.
최근 환경품질저널(Journal of Environmental Quality) 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비버호로 흘러드는 브러시 크릭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대형 폭우가 발생했을 때 하루 최대 13톤의 토양과 퇴적물이 하천으로 유입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를 “덤프트럭 한 대 분량의 흙이 수로로 쏟아지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섀넌 스페어 아칸소대 작물·토양·환경과학 조교수는 그동안 학생들과 함께 강과 개울, 호수 주변에서 물 샘플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비포장 도로의 문제를 직접 목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냇가로 흘러내리는 느슨한 자갈과 배수로를 보며 이를 외면하기 어려웠다”며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북서부 아칸소는 미국 내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권 중 하나이지만, 동시에 오자크 지역의 전형적인 농촌 경관도 함께 지닌 곳이다. 목초지와 농장, 숲 사이를 비포장 도로가 가로지르고 있으며, 하천을 가로지르는 저수위 교차로와 암거, 차량이 물길을 직접 건너는 직교 교차로도 흔하다. 연구진에 따르면 아칸소 카운티 도로의 약 85%는 비포장 도로다.
연구진은 당초 도로 건널목 하류에서 퇴적물 유출이 더 많고, 특히 차량이 물길을 직접 건너는 교차로가 가장 큰 오염원이 될 것으로 가정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브러시 크릭의 상·하류에서 총부유물질(TSS)을 채취해 비교했다. 총부유물질에는 실트와 점토, 동물 배설물, 기타 입자성 물질이 포함된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다소 달랐다. 개별 교차로가 일부 조건에서는 국지적으로 영향을 미쳤지만, 수질을 좌우하는 더 큰 변수는 하위 유역 안에 얼마나 많은 비포장 도로망과 목초지가 분포하는지, 또 강우와 유량 조건이 어떠한지였다. 즉 특정 지점의 구조보다 유역 전체의 관리 상태가 퇴적물 유출을 더 크게 좌우한다는 것이다.
스페어 교수는 이번 결과가 관리 우선순위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초점은 단순히 건널목 하나를 고치는 데서 벗어나, 물이 흐르는 전체 경관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로 옮겨가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브러시 크릭에서 진행 중인 후속 프로젝트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약 3년간 축적한 기초 수질 자료를 토대로, 가금류 분뇨에 바이오차를 혼합해 목초지에 살포하는 방식으로 영양염류 유출을 줄이는 ‘프로젝트 비컨(Project BEACON)’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차는 농업 폐기물을 특수 가열해 만든 탄소가 풍부한 물질로, 가금류 분뇨와 섞어 토양에 뿌리면 스펀지처럼 영양분을 붙잡아 하천으로의 유출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비포장 도로 관리와 농장 보전 관행, 목초지 관리 방안을 함께 묶어 접근해야 퇴적물과 영양염류 저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구진은 이미 지역 기관들과 협력해 실질적인 적용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스페어 교수는 확장 서비스 기관, 아칸소 비포장도로 프로그램, 비버 유역 연합 등과 협력해 도로 모범관리방안(BMP)을 도입할 경우 비버호로 흘러드는 연간 퇴적물 부하를 800톤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현재 조건만으로도 하천의 퇴적물 부담이 상당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중요한 것은 이 결과를 실제로 행동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해 지역 수질 개선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브러시 크릭 유역 토지 소유주들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했다며, 현장 접근을 허용하고 도로 관리 현실을 공유해 준 지역 주민들에게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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