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일본과 대만의 연구팀이 지구의 핵에 상당한 양의 헬륨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구진은 일반적으로 화학적으로 불활성인 헬륨이 극한의 고압 환경에서 철과 결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도쿄대학교에 따르면 연구진은 레이저로 가열된 다이아몬드 모루 셀을 활용해 실험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Physical Review Letters)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지구 내부 구조와 형성 과정에 대한 기존 학설에 도전하는 동시에, 태양계 초기 성운의 흔적을 밝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화산 폭발 시 원시 헬륨(헬륨-3)의 흔적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헬륨-3는 방사성 붕괴로 생성되는 일반적인 헬륨(헬륨-4)과 달리 지구 내부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하와이 화산암 등에서 높은 헬륨-3과 헬륨-4 비율이 관측되면서,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지구 맨틀 깊은 곳에 헬륨-3를 포함한 원시 물질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해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주도한 도쿄대학교 지구 및 행성과학부 히로세 게이 교수팀은 새로운 실험을 통해 기존의 가설에 도전장을 던졌다. 연구팀은 약 555 기가파스칼(GPa)의 압력과 1,000~3,000K(켈빈)의 온도에서 철과 헬륨을 함께 압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전 연구에서는 철 내 헬륨 함유량이 백만 분의 7 수준에 불과했지만, 이번 실험에서 연구진은 철 화합물이 약 3.3%의 헬륨을 포함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 실험에서 관측된 양보다 약 5,000배 높은 수치다.
히로세 교수는 "헬륨은 환경에서 쉽게 빠져나가는 특성이 있어 정확한 측정이 어렵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고온에서 재료 합성을 수행한 후, 극저온 상태에서 화학 감지 측정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견은 지구 형성의 기원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연구진은 "지구 핵에 헬륨이 존재한다는 것은, 지구가 초기 태양계를 감싸고 있던 태양 성운에서 직접 가스를 포집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는 지구상의 물 일부가 태양 성운의 수소에서 기원했을 가능성도 시사한다. 연구진은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지구 내부에 존재하는 원시 가스의 기원과 그 역할을 더욱 구체적으로 규명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