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웅의 눈으로 말해요 <1> 맑고 건강한 눈으로 보는 세상

이형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10-12 17: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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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마음을 담은 호수다. 또 노화의 척도다. 권오웅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가 눈 이야기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권오웅 연세대의대 명예교수
눈(eye)은 감각기관이며, 소통기관이다. 빛의 자극을 받은 눈은 인식한 물체를 전기, 화학 정보로 변환시켜 뇌에 전달한다. 눈에 빛의 자극이 일어나는 순간 단순함은 고도의 사유 체계로 바뀐다.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이 생긴다. 아름다움과 가치, 존재의 의미를 인식한다.

그렇기에 눈에는 심리상태, 마음이 담겨 있다. 옛 시인들이 눈을 마음의 창, 사랑의 심장으로 비유한 이유다. 연인의 속삭임은 물론 협상가의 대화, 적과의 대결 등 모든 소통의 결정적 매개체는 눈이다. 눈은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통로이기도 하다. 시인 나태주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고 읊었다.

천천히 구석구석을 자세히 보려면 따뜻한 감정이 가득한 눈, 인내심 넘친 눈, 지혜가 한아름인 눈이 있어야 한다. 모두 사랑을 부르고, 세상을 살맛나게 하는 행위다. 하지만 애써 눈 감으면 사라지고, 잊혀진다. 가깝던 사람도 만나지 않으면 소원해진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기 때문이다. 백 마디의 말 보다 한 번의 눈인사가 더 정겨울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사랑이 없는 눈은 큰 아픔이 될 수도 있다. 프랑스 철학자 샤르트르(J. P. Satre)는 ‘사람은 다른 이의 눈에서 지옥을 본다’고 했다. 자유로운 존재인 인간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면 불안하고, 초라해지기 십상이다. 자유로운 존재로 선고된 인간의 행복과는 거리가 멀게 된다. 주위에 눈길도 주지 않는 행위, 눈 가리고 아웅하는 행위는 잘못된 눈 활용법이다. 이처럼 사랑 없는 눈, 비교하는 눈은 난치병인 ‘비교 암’이 될 수도 있다.

건강을 잃은 눈도 몸과 마음을 무겁게 한다.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고 했다. 인체에서도 뛰어난 감각기관인 눈의 기능이 떨어지면 지극한 고통이 수반된다. 사물에 대한 판단력도 흐려진다. 두 눈의 각도가 불균형인 시각차는 신체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안목을 좁게 한다.

그러나 세월 앞에 장사는 없다. 신은 인간에게 노화와 질병을 숙제로 던졌다. 눈도 나이가 들수록 기능이 떨어진다. 때로는 예기치 못한 사고도 있을 수 있다. 또 오래된 안질환 상당수는 난치성으로 악화된다. 눈물이 눈앞을 가리게 하는 안질환은 수도 없이 많다.

근시 난시를 비롯하여 약시 원시 부등시 사시 색맹 노안 녹내장 비문증 망막이상 백내장 녹내장 안구건조증 안구진탕증 원추각막 황반변성 포도막염 등을 얼추 들 수 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람을 보는 것은 큰 행복이다. 이는 눈이 건강할 때 가능하다.

다행히 의술이 발달한 요즘에는 일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안질환 대부분이 치료 된다. 가벼운 질환에서부터 노인성 불편함, 실명 위기의 위험 상태까지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이는 숱한 임상경험과 체계적인 진료체계, 최신장비 등이 창의적으로 융합될 때 실현성이 높아진다.

철학자 데카르트는 인간을 이성으로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는 존재로 보았다. 다른 사람의 눈이 아닌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읽는다는 의미다. 안질환의 치료는 제2의 눈을 뜨게 하는 것이다. 치료되는 눈은 신체적 눈이면서, 정신적인 눈이다. 이런 의미에서 안과의사는 참 좋은 직업이다. 눈에 어리는 사람을 눈에 띄게 치료하는 게 안과의사의 보람이고 행복이라면 지나친 표현일까.

<글쓴이> 권오웅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로 세계황반학회 국제위원회 위원장이다. 미국 망막학회, 미국 황반학회, 유럽 망막학회 정회원으로 대한안과학회장과 한국망막학회장을 역임했다. 연세대 의료원 안·이비인후과 병원장 출신으로 누네안과병원 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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