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환경 발자국 줄이는 ‘세금·보조금 조합’ 효과적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5-06-22 22: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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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식품 소비로 인한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해 세금과 보조금을 적절히 조합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바스크대학교(EHU)의 BIRTE 연구 그룹은 식품 소비가 초래하는 탄소 배출, 물 사용,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재정 정책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특히 모든 식품에 일괄적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보다, 식품별로 차등 세금을 부과하거나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이 더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생태경제학 저널에 게재됐다.

식품의 생산, 가공, 운송, 소비 과정은 상당한 환경 부담을 동반한다. 식품별로도 차이가 크다. 예를 들어, 시리얼은 생산 과정에서 많은 물을 필요로 하지만, 육류는 상대적으로 탄소 배출이 크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를 고려한 맞춤형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HU 경제 분석 교수 마리아 호세 구티에레즈는 "식품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면 소비자의 장바구니 구성이 바뀌고, 결과적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진다"며 "세금과 보조금이 식품 가격을 조정하는 주요 수단이라는 점에 주목해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스페인 농림수산식품부의 20년간 소비 데이터를 활용해 평균 가구의 월별 장바구니 구성을 분석하고, 통계적 모형을 통해 세금·보조금 변화에 따른 소비 행태를 추정했다. 동시에 각 식품이 미치는 탄소, 물, 음식물 쓰레기 등의 환경 영향을 계산해 정책 효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했다.

연구 결과, 모든 식품에 일괄적으로 20% 부가가치세를 인상할 경우, 탄소 발자국은 3%, 물 사용과 음식물 쓰레기는 1% 미만으로 감소하는 데 그쳤다. 소비 자체는 줄지만 환경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반면, 식품별로 차등 세금을 부과하고, 일부 식품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밀 재정 정책’은 탄소 발자국을 최대 18%, 물 사용량을 11%까지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연구진은 "일부 식품에 세금을 부과하고 다른 식품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 환경 개선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특정 식품군에 대한 지원이 구매 패턴을 바꾸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연구진은 ‘최적의 세금·보조금 조합’은 정책 목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따르면 탄소 배출, 물 사용, 음식물 쓰레기 세 가지 환경 지표를 모두 동시에 줄이는 완벽한 정책 조합은 없었다. 대부분의 경우, 하나의 환경 발자국을 줄이면 다른 발자국이 늘어나는 상충 효과가 발생했다.

그러나 일부 조합은 세 가지 환경 영향을 모두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콩류, 유지종자, 곡물, 해산물에 20% 보조금을 지급하고, 같은 비율로 육류, 과일·채소, 계란, 유제품 등에 세금을 부과하면, 물 발자국 11%, 탄소 발자국 9%, 음식물 쓰레기 4% 감소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조합도 탄소 배출을 우선적으로 줄이려는 정책 목표에는 다소 부족할 수 있다. 따라서 정책 설계자는 어떤 환경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다룰 것인지 명확한 우선순위를 설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는 식품 소비 구조를 바꾸기 위한 재정 정책이 실질적인 환경 개선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향후 각국의 식품·환경 정책 설계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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