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5월 중순, 유럽과 지중해 연안 지역의 절반 이상이 심각한 가뭄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내용은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즈, AFP 등 해외 보도에서 연달아 다루고 있다. 유럽 가뭄 관측소(EDO)의 위성 기반 분석에 따르면, 5월 11일부터 20일까지 유럽과 지중해 유역의 전체 토지 중 53%가 가뭄 상태에 처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식생 이상 징후까지 보였다. 이는 2012년 관측 이래 동기간 기준으로 최악의 수치다.
EDO는 가뭄 수준을 ▲주의 ▲경고 ▲경보로 구분하는데, 이번 분석 기간 동안 유럽과 지중해 지역 토지의 42%가 ‘경고’, 5%는 가장 높은 단계인 ‘경보’ 상태였다. 식생의 비정상적 발달은 토양 수분이 임계 수준 이하로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은 지역은 북부·동부·중부 유럽이다. 우크라이나(19%), 벨라루스(17%), 폴란드(10%), 헝가리와 슬로바키아(각각 9%) 등에서 경계 수준의 수분 부족이 나타났다. 지중해 연안에서는 시리아, 키프로스, 팔레스타인 등 일부 지역의 20%가 경보 단계로 분류됐다.
영국도 예외는 아니다. 기상청(Met Office)은 영국이 관측 사상 가장 따뜻한 봄을 보냈고, 지난 50년간 가장 건조한 봄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실제로 강수량은 평균보다 29% 낮았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물 사용 제한 조치가 검토되고 있다.
벨기에와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북부 등 북서유럽 전역에서도 강수 부족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났다. 벨기에는 올봄 평균 강수량의 4분의 1 수준밖에 비가 내리지 않아, 지난 130년 중 가장 건조한 봄으로 기록됐다.
남유럽과 지중해 지역에서는 고온 현상까지 겹치며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포르투갈 아마렐레자에서는 5월 말 39.5℃, 스페인 엘 그라나도에서는 39.1℃까지 기온이 치솟았다. 이로 인해 식생 스트레스가 심화되고, 농작물 수확이 지연되거나 실패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의 저수지 수위는 25%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이상 기후는 농업과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매년 약 283억 유로의 농축산 손실을 겪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가뭄에 기인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5월 23일, 극심한 기상 현상으로 인해 유로존 전체 생산의 최대 15%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단기적인 기상이변을 넘어, 기후 변화에 따른 구조적 재해로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EU는 조만간 물 자원 관리 체계와 농업 정책의 전면적인 재검토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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