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자의 생리대와 부인병

이정택의 성(性)으로 본 인문학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6-06-09 17: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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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문화로 보는 성(性) 인문학 시리즈


​​유사이래, 생명의 탄생 이래 성(性)은 영원한 화두가 되고 있다. 신비로움, 호기심, 생리적 욕구의 중심에 있다. 개인의 삶도, 나라의 역사도, 인류의 문화도 밑바탕에는 성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이정택 후후한의원장이 영원한 테마, 성을 인문학 시리즈로 연재한다.     

      

이정택의 성(性)으로 본 인문학 

<56>수학자의 생리대와 부인병


'여자는 한 달에 한번 마술에 걸린다.' 생리대 업체의 광고 문구다. 옛 동양에서는 여자의 생식 능력을 14세에서 49세까지로 보았다. 건강관리와 영양상태가 좋은 요즘에는 생식 능력 기간이 연장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큰 범주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여성의 월경 기간은 10대 중반에서 50세 전후가 대부분이다.

여성의 신비한 마술인 월경은 자궁내막과 점막 등의 괴사를 수반하는 출혈이다. 배란 이후 난소에서는 프로게스테론 분비가 왕성하다. 자궁내막 착상 준비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수정이 되지 않으면 자궁내막이 떨어져 나온다. 이때 출혈도 수반된다.


규칙적이고, 주기적으로 일어나기에 피임기구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남녀가 관계할 때 월경 일을 심각하게 계산했다. 때로는 임신을 위해, 때로는 임신을 피하기 위해 배란일을 열심히 셈한 것이다.

생리 때는 불편함이 많다. 먼저, 생리통이 있다. 자궁내막세포에서 분비되는 프로스타글란딘이 자궁 수축을 유발하는 과정에서 산소 부족이 발생한다. 일부 여성은 머리를 쥐어짜는 듯한 두통과 심한 복통을 호소한다. 다음은 심리적 불안이다. 생리 전후에 짜증이 나고, 예민한 성격으로 바뀐다. 생리혈 또한 부담이다. 며칠 동안 계속되는 출혈을 효과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를 해결해주는 게 생리대다. 최근 생리대 값이 크게 오르자 일부 여학생들이 곤란한 처지가 되었다. 경제적 부담으로 생리대를 살 수 없어 신발 깔창을 임시방편으로 사용하고, 학교에 가지 않는 사연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숨기고 싶은 아픈 사연에 몇몇 지방자치단체는 여학생들에게 생리대 지급을 약속했다.

선진국 문턱이라는 2016년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일부 여학생이 돈이 없어 구입하지 못하는 일회용 생리대의 역사는 길지 않다. 제1차 세계대전 기간에 야전병원의 간호사들이 셀루코튼을 소재를 활용한 게 최초이다. 상품화는 전쟁이 끝난 뒤인 1920년에 이루어졌다.


예상보다 일찍 끝난 전쟁 통에 회사에는 가스마스크 필터와 야전 멸균붕대 재료인 펄프가 재고로 남게 됐다. 고민하던 회사 측은 간호사들이 전쟁 중에 생리를 처리한 것에 감안해 일회용 생리대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에서는 1971년에 생산을 시작했으나 근엄한 사회분위기 탓에 1995년까지는 TV광고를 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여인들은 천이나 헝겊으로 만든 '개짐'을 생리대로 이용했다. 그날이 찾아오면 광목천을 은밀한 부위에 찬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 일회용 생리대과 달리 방수기능이 없었다. 몇 겹을 동여매도 흔적이 배였다. 이는 서양도 마찬가지였다. 우리처럼 이용가치가 다한 낡은 천을 모아서 뒤처리를 했다. 그렇기에 불편함이 아주 컸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인 히파티아는 미모와 지성을 갖춘 여인이었다. 결혼을 하지 않은 그녀는 뭇 남성에게 흠모의 대상이었다. 그녀는 한 제자로부터 끈질긴 구애를 받았다. 그녀는 자신의 생리대를 제자에게 던지며 말한다. “그대가 진정 원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우주에 대한 철학과 수학의 진리를 궁구하던 히타피아는 이성으로 바라보는 제자에게 ‘사람의 미모는 진리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다. 성적인 관계는 속물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구애를 거절했다. 속물적 정욕을 그녀는 생리대로 표현한 것이다.

생리는 축복이면서 아픔이다. 동의보감은 생리 등 부인병 치료 약재로 당귀, 쑥, 익모초 등의 산야초를 제시했다. 쑥은 생리불순과 자궁출혈, 복통, 토사(吐瀉)에 두루 활용된다. 익모초는 생리불순, 자궁출혈로 인한 여성질환에 처방했고, 당귀는 혈액순환이나 보혈 등에 활용했다. 생리중 발생하는 통증외에도 생리주기가 불규칙한 경우나 생리혈의 성상이나 양의 정도에 따라 부인병을 구분하기도 한다. 여성의 생리는 비록 그 과정이 불편하긴 하지만 그 때 그 때 문제를 바로 드러내어 표현한다. 그렇기에 자신의 건강을 들여다 보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자연현상에 일방 통행은 없는 것 같다.

 
글쓴이 이정택
후후한의원 원장으로 경희한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성의학계에서 시선이 집중되는 한의사로 2013년에 조루증치료 한약 조성물인 기연탕을 특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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