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파나마 운하가 기후위기로 인해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는 가디언의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끈다. 파나마 운하는 파나마 지협을 가로질러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길이 82킬로미터의 운하로 1914년 8월 완공했으며, 1999년 운하 소유권이 미국 정부에서 파나마 정부로 이전되었다.
33년 동안 스미스소니언 열대 연구소의 스티븐 패튼 박사는 지난 한해 동안 이른바 ‘강우 부족’을 겪으면서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속도가 더디어졌으며 이를 통과하기 위해 유조선들의 대기열이 더욱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제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을 곧 전세계가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알리고 있다.
파나마 운하는 2022년 1만4000대 이상의 선박이 운하를 통과해 동아시아 공장에서 뉴욕을 비롯해 그너머 소비자들에게 연료, 곡물, 광물, 상품을 운송해왔다. 특히 동북아시아의 경우 미국으로 소비재의 40% 이상을 운하를 통해 운송해 일종의 젖줄인 셈이다. 선박은 좁은 수로를 통과하기 위해 일종의 잠금장치를 통해 인공적으로 조성된 가툰 호수로 해수면 위 26미터 이상 올라가게 되며 반대쪽에서도 그 과정이 이루어지며 통과하게 된다. 잠금 장치는 가툰 호수와 근처 또 다른 저수지의 담수에 의해 운영된다.
또한 파나마 주민 430만 명의 절반 이상에게 물을 공급하기 때문에 관리자들은 국제 운송의 수요와 현지인들의 수요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수밖에 없다.
수십 년 동안 이같은 시스템은 거의 문제가 되지 않았다. 파나마는 세계에서 가장 습한 국가 중 하나이며 운하와 그 주변의 호수들은 비교적 풍부한 유수량을 갖고 있어 축복받았다. 그러나 2023년 엘니뇨 기상 현상에 의해 악화된 강우 부족으로 인해 가툰 호수의 수위가 급격히 떨어졌다. 이에 운하와 지역 주민들의 이중적인 요구로 인해 호수는 하루 30억 리터의 물 부족에 직면하게 되었다.
현재 가툰 호수의 수위는 장마철에 기록된 역대 최저점에 근접해 수로를 관리하는 파나마 운하 당국은 통과 선박의 수를 제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파나마 운하는 보통 하루에 36척의 선박을 처리할 수 있지만 물이 부족해지면서 당국은 그 수를 22척으로 줄였다. 2월이 되면 18척에 불과하다. 따라서 선박이 통과하려면 최대 몇주를 기다려야 하는 적체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으며 비용을 따로 지불하거나 다른 항로를 이용하면서 며칠이나 몇주간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모든 선택은 심각한 재정적 비용을 초래하며, 일부 운영자들은 이러한 지연으로 인해 중국에서 운송되는 일부 상품을 미국 동부 해안의 크리스마스 쇼핑객들이 이용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기에 장기적으로 제품 가격 인상의 요인이 될 수 있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이 안을 수밖에 없다. 그뿐만이 아니다. 운하 입구에서 대기하는 선박 수가 증가하면서 전문가들은 심각한 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말한다.
파나마 운하의 상황이 좋지 않은데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상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2023년 3~4월이 가툰 호수의 기록상 가장 낮은 수위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파나마의 건기는 보통 주요 엘니뇨 기간 동안 평년보다 일찍 시작되기 때문에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 파나마 운하 당국은 이번 예측이 자체 예측과 일치한다며 선박에 대한 추가 규제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운하 당국과 세계 무역인들, 가툰 호수의 유수량에 의존하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현재의 물 부족이 엘니뇨에 의해 야기된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변화하는 기후가 초래할 수 있는 최악의 전조인지 하는 것도 분명치 않다.
관계자는 ‘큰 강우 부족’ 추세가 계속되면 운하가 평소의 용량으로 운영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한다. 당국은 "운하의 영향을 완화하고 안전하게 운영하기 위해 운영 및 계획 절차, 혁신적인 기술, 장기적인 투자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이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었다. 수년간 전문가들은 변화하는 기후가 글로벌 공급망과 이를 관리하는 시스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해왔으며 이제 그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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