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2030년까지 전 세계 생물다양성 감소를 멈추고 이를 되돌리지 못하면 인간 복지와 지구 시스템 안정성에 치명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연구진은 남아 있는 온전한 생물군계와 생태계를 보호하지 않고서는 기후 목표와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학술지 Frontiers in Science에 발표된 논문은 현재의 생물다양성 대응 체계가 지나치게 단편적이라고 지적하며, 기후와 인간 개발 목표만큼 자연 회복과 보전을 우선하는 자연 친화적(nature-positive) 미래로의 긴급한 전환을 촉구했다.
논문 수석저자인 캐나다의 하비 로크 IUCN 세계보호지역위원회 자연긍정 담당 부위원장은 “지구 시스템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인간 개발, 기후, 생물다양성, 해양을 아우르는 통합적이고 자연친화적인 글로벌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며 “이제는 2030년까지 자연 손실을 멈추고 되돌리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인간 활동에 의한 생물다양성 감소가 지구 시스템의 급속한 붕괴를 부추기고 있으며, 이는 인간 사회의 번영을 떠받치는 핵심 자연 과정을 훼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생태계 파괴는 전염병 확산 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주며, 농업과 물 공급을 좌우하는 강우 패턴 역시 생물다양성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연구는 2022년 COP15에서 채택된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가 2030년까지 생물다양성 손실을 중단하고 되돌리는 목표를 담고 있으면서도, 생물군계 기능이나 수문 순환, 종 이동 같은 대규모 자연 과정에는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기후 안정화, 담수 시스템 보전, 해양 보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의 시너지를 고려한 구체적 조치와 지표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무엇보다 남아 있는 온전한 지역의 훼손을 즉각 멈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공동저자인 요한 록스트룀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공동소장은 “기후와 개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자연을 그대로 유지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며 “복원이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매우 느린 온전한 생물군계와 생태계의 손실을 즉시 중단하고, 종 멸종 위험을 되돌리며, 자연 복원을 가속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특히 열대림 파괴를 늦게 막을수록 되돌릴 수 없는 대규모 생태계 전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연구진은 경고했다. 또한 종 이동을 위해서는 이동 경로와 중간 기착지를 보호하고, 인간 지배적 환경에서 피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논문은 원주민과 지역사회의 지식 체계를 과학적 접근과 함께 반영해야 한다는 점도 비중 있게 다뤘다. 공동저자인 캐나다 레스브리지대학의 르로이 리틀 베어 교수는 “토착적 관점에서 인간의 존재는 땅과 동물, 식물, 우주, 그리고 환경의 영적·생태적 측면 전체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며 “전통지식 체계를 통합하는 것은 자연긍정적 목표를 실현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궁극적으로 자연 보호와 훼손된 생태계 복원을 위한 글로벌 정책이 파리협정에 따른 기후행동, 지속가능발전목표와 동등한 수준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코넬대의 공동저자 레이나 K. 플로우라이트 교수는 “자연을 우선하는 것은 전염병 확산을 줄이고 인간 건강을 보호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21세기를 건강, 평화, 번영, 안정,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이끌 수 있는 유일한 실용적 경로”라고 말했다.
논문은 이를 위해 자연의 한계 안에서 작동하는 경제 시스템, 종과 생태계를 보전하는 생산·소비 구조, 지역사회와 원주민을 포용하는 공정한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기업의 운영 방식 변화와 자연 관련 위험·의존성 공시, 자연에 대한 투자 유인을 높이는 금융 인센티브 도입도 함께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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