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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생명환경공학과 교수 |
우리나라에서 석회암지대는 강원도 동해, 삼척 정선, 영월과 평창, 그리고 충청북도 단양과 제천 일대에 분포하고 있다. 지난 달에는 강원도 삼척에 위치한 덕항산을 중심으로 석회암지대의 생태를 읽어 보았다. 이 달에는 충청북도 단양지역을 중심으로 이 지역의 생태를 읽어보기로 하자.
석회암을 기반으로 하여 형성된 토양은 비석회암 토양과 비교해 물리・화학적 특성이 다를 뿐만 아니라 강원도 정선과 생계령 일대에 분포하는 돌리네(doline), 우발레(uvale) 등과 같은 용식오목지형(concave karst landform), 동강 일대의 단애와 같은 용식볼록지형 (convex karst landform), 충청북도 단양 일대의 고수동굴 등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지형을 연출하여 생태적 다양성을 자아낸다. 생물다양성을 담는 하나의 그릇과 같은 생태계다양성이 높다는 것은 이러한 지역이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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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이창석 교수 |
그러나 석회암지역은 다른 측면에서도 주목을 받아 우리 인간을 포함하여 모든 생물의 생존을 담보하는 생존환경으로서의 자연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시멘트산업의 지속적 확장으로 인해 석회암지대의 자연환경이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필요한 자원을 캐낸 장소는 법적으로 생태적 복원을 실행하여 그 지소의 생태적 속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지만 흉내만 내고 있는 실정이다(사진 1). 그러한 과정에서 석회암지대의 산들은 계속하여 깎아져 내리고, 그 폐기물은 남은 자연을 뒤덮으며 다시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심지어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는 지역조차도 시멘트산업 폐기물의 한 종류인 분진으로 뒤덮여 간판에 쓰인 글씨를 읽기 조차 힘든 모습이다(사진 2). 이처럼 악조건이지만 생태학도로서 책무를 다하기 위해 마스크 끈을 조이고 등산화 끈을 동여매며 급한 경사의 석회암 절벽을 기어 오르며 이 지역 생태를 읽어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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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이창석 교수 |
이 지역의 생태기행은 중앙고속도로를 빠져 나온 북단양 톨게이트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북단양 톨게이트 주변의 작은 하천들을 보면 하식애가 잘 보존된 구간이 눈에 들어 온다. 하식애 단면을 찬찬히 훑어 보면, 하단의 암반이 그대로 노출된 단면에는 지소의 여건 상 돌단풍이 성긴 밀도로 자라고 있다. 우리의 시야를 조금 위로 돌려보면 바위에 틈이 보이고 그러한 틈으로 회양목들이 정착하여 제법 무리를 이루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서 고개를 더 들어보면 측백나무군락이 보이고 토심이 더 깊어지면 떡갈나무들이 그 수를 늘리고 있다. 하식애의 능선부에는 여느 산처럼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사진 3). 여기서 눈을 돌려 하식애의 골짜기 쪽을 보니 식생이 훨씬 풍부해 보인다. 그 바닥은 비술나무로 출발하여 다음에는 물푸레나무와 느티나무가 어울려 있고, 그 다음에는 신갈나무군락이 이어지며 여기서도 능선부는 소나무군락으로 마무리를 한다(사진 4). 하식애 옆으로 흐르는 하천을 보니 달뿌리풀과 버드나무가 모여 전형적인 강변식생을 이루고 있다.
이번에는 적성로를 건너 북단양 리조트 쪽 하식애를 살펴보았다. 여기서도 하식애의 하단 암반은 돌단풍이 차지하고 있었다. 바닥은 비술나무가 찰피나무, 소태나무, 왕느릅나무, 돌뽕나무 등과 섞여 군락을 이루고 있다. 하식애단면으로 가면 측백나무가 하층식생으로 회양목을 보유하며 군락을 이루고 하식애의 능선부는 굴참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사진 5). 식생으로 충분히 덮이지 못한 건조한 암반상에는 당양지꽃, 금털고사리, 돌마타리 등이 자주 출현하고(사진 6), 습기가 많은 암반상에는 동강고랭이와 돌단풍이 자주 출현하고 있다(사진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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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이창석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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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이창석 교수 |
도담삼봉과 석문 일대는 석회암지역으로 석회암지역 고유의 자연경관이 펼쳐져 있으며, 이들 서식처에 어울리는 식생이 성립해 있다. 대표하는 식생은 측백나무군락이다. 이곳의 측백나무군락은 앞서 관찰한 측백나무군락과 마찬가지로 관목층에는 회양목을 높은 식피율로 보유하고 숲바닥에는 개부처손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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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이창석 교수 |
한편, 큰키나무로 굴참나무, 떡갈나무, 소나무 등이 출현하며 토양의 여건이 개선되면 측백나무군락을 대체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사진 9).
끝으로 석회암지대를 대표하는 측백나무림 보호지역을 방문해보기로 하자. 충북 단양군 매포읍 영천리에 위치한 측백나무림은 천연기념물 제62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노출된 암반은 주로 개부처손으로 덮여 있고, 그곳을 벗어나면 회양목과 측백나무가 나타난다(사진 10). 이 측백나무보호림에서 토양이 깊게 쌓인 부분에 가면 소나무숲과 굴참나무숲이 나타난다. 따라서 어떤 연구자는 측백나무림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나무림과 굴참나무림으로 천이될 것이라는 내용을 논문으로 발표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러한 모습을 이들 각각이 천이 후기 단계를 이루는 지형적 서열 (toposequence)로 해석하고 싶다. 천이는 보통 기후가 변하지 않는 기간, 즉 1,000년 이내에 일어나는 생태적 변화를 의미하는데 현재의 전형적인 측백나무숲이 1,000년 이내에 소나무숲이나 굴참나무숲으로 변할 가능성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의 간섭으로 측백나무 숲이 전형적인 위치를 벗어난 곳에서는 이러한 천이가 가능해 실제로 천이가 일어나는 모습도 관찰된다. 사진 11의 굴참나무림 뒤쪽으로 측백나무림 보호지역을 벗어난 곳에서 그러한 천이가 관찰되었다(사진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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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이창석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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