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농어업환경 변화에 대응한 지하수 활용방안

당면한 물관리 거버넌스 구축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03-09 14: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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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상기 한국농어촌공사 지하수지질처장 


2019년 말부터 최근까지 지속된 호주 산불의 원인은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의 영향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2019년 11월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침수를 겪었던 유럽의 이탈리아 베네치아도 지금은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이 밖에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과 짐바브웨,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지역 등의 지구 전체가 기후위기(climate crisis)에 의한 극심한 가뭄의 영향에 놓여 있다.

 

농업환경 변화
우리나라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평균 기온과 연강수량이 점차 증가되는 반면 강우 일수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전형적인 기후변화 취약지역에 해당된다. 우리나라의 연 강수량은 총량의 50∼60%가 여름에 집중되는 특성이 있으며, 최근 들어 시간당 100㎜ 규모의 국지성 집중호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강수량의 시‧공간적 불균형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국지적인 가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원인이 된다. 행정안전부(2019)에 따르면 가뭄 발생빈도는 1904∼2000년 연간 0.36회인데 반해 2001∼2018년에는 연간 0.72회로 단기간에 2배 이상 증가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하천의 하상계수가 큰 특성을 이용하여 댐이나 취입보를 이용하는 물관리 정책을 수행해 왔으나 최근 가뭄빈도의 증가로 인해 지표수 중심의 물관리 정책에서 다양한 수자원을 활용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어촌은 기존의 논 위주의 농업에서 소득 작물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농업으로 농업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특히 밭과 과수원, 하천 주변에서의 시설농업단지 면적 증가와 함께 논에서의 타 작물 재배 권장으로 농지의 이용도 다양화되고 있다.  

또한 농업환경 변화에 따른 농업용수 공급체계 개편 필요성 증대로 인하여 기존의 지표수 중심의 수자원 공급계획에서 지표수와 지하수를 연계한 통합 수자원 활용에 대한 시대적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관심이 커지는 스마트 농업 시설에 대한 사계절 맑은 물 수요에 대응하는 방법의 모색이 필요하다.

스마트팜 용수원
스마트팜(SMART farm) 사업은 스마트 농업 실현을 위한 국가적인 사업으로, 연중 일정한 온도와 수질을 유지하는 지하수가 중요한 용수원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한국농어촌공사는 해양수산부와 함께 스마트팜과 유사한 개념으로 스마트 양식장에 양식용수로 염지하수(saline groundwater)를 공급하는 방안 사업을 시행 중이다. 특히 2020년 1월9일 국회를 통과한 ‘해양치유자원의 관리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은 우리나라의 풍부한 해양자원을 활용한 해양치유 분야의 신해양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법률로 시범단지로 추진 중인 전라남도 완도군의 경우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양질의 염수지하수를 개발하여 치유자원으로 활용토록 지원할 계획이다.
지하수를 활용한 용수공급 측면에서는 지하수위 저하 등 지하수 장해 문제 해결과 함께 변화하는 농업환경에 대응하는 용수공급 방안의 수립이 중요하다. 특히 인위적인 요인에 의한 용수 공급량의 변화와 함께 작부체계(cropping system)의 변동에 따른 수요량에 대한 검토가 중요하다.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관개용수 수요량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권역별·작물별로 원단위 수요량을 이용한 월별 관개용수 필요수량을 평가하고, 특히 시설재배단지의 경우 작물 생육단계에 따른 작부체계를 이용한 관개용수 필요수량(irrigation water demand)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작목반을 포함한 권역별 농업인 단체의 의견을 수렴하여 수요자 중심의 지하수 공급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시설재배단지의 경우 하천변 부지를 이용한 강변여과수 개발(지하댐, 방사상집수정, 군집관정, 대구경 관정, 인공함양)을 통하여 수요자별 지하수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다.
구축된 지하수 공급체계에 대한 운영방안으로는 작목반 중심의 물사용자협회(water user association; WUA)를 구성하여 농업용수 할당량(allocation)을 준수토록 하고, 신규 수요자에 대한 관리 등 자체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여야 한다. 결과적으로 정부(중앙+지방), 물 사용자 협회, 농업용 지하수 전문기관(한국농어촌공사)으로 구성된 물관리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경우, 농업용수 공급과 이용을 합리적으로 유지 및 관리할 수 있도록 농업용수 공급계획 수립이 가능하다.

용수원 다각화 필요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폭염 등 극한 기상 현상은 점차 심화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지표수 중심의 단일 수자원 공급 정책을 지향하여 왔으며, 이는 지표수 부족이 곧 물 부족이라는 왜곡된 결과로 귀결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지난 수년간 용수원 다각화에 대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지만, 후속 대책 수립을 통한 실행단계로 진행되지 못한 아쉬움 있다. 이제는 통합물관리 정책기조에 맞게 단일 수계 내에서 용수원 다각화를 통한 용수공급의 탄력적인 운용이 필요하다. 또 단일 수계에서의 용수공급 자생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기존의 저수지‧양수장 등과 같은 지표수 시설에 지하수를 보다 적극적으로 연계하여 활용하는 방안을 수립하는 일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앞으로 물 복지에서 소외된 지역에 대한 밭용수 수맥(水脈)조사사업, 염지하수 활용을 위한 간척지 및 해안지역 염지하수 부존성조사사업, 대용량 지하수 공급을 위한 강변여과수 개발, 들녘별 수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관리를 위한 물관리 거버넌스 구성 등은 기후변화와 농어업환경 변화에 따른 사계절 맑은 물을 공급하고 스마트하게 관리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속가능한 지하수자원 개발과 활용을 위하여 항상 절약하고 보존·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며 정부 또한 지하수 복원과 보존, 오염 방지를 위한 새로운 정책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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