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인, '환경시인'으로 높이 날다

김임순 광운대 교수, 계간지 '시와시학' 신춘문예 당선
박원정 | awayon@naver.com | 입력 2016-04-21 13: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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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그늘 속에 숨은 야고 꽃을 보았네
땅속에 뿌리내려
제 스스로 먹이 만들 수 있는 식물이건만 

 

스스로 광합성하지 못하고
억새뿌리에 기생하는 야고는 이 가을
억새보다 환하고 예쁜 꽃을 피웠네
<중략, ‘억새풀 속 야고 꽃을 위하여’ 중에서>

 

△김임순 교수

환경인이면서 환경시인으로 그동안 폭넓은 활동과 작품을 써온 김임순 광운대학교 교수가 계간지인 ‘시와시학’ 신춘문예에 당선, 시인으로 정식 데뷔를 했다.


김 교수는 ‘억새풀 속 야고 꽃을 위하여’ 등 다섯 작품이 시와시학 101호에 실리면서 습작시인이라는 틀을 벗고 지난 4월 30일 동숭동 '예술가의 집'에서 시상식과 함께 시인으로 등단하게 된 것.


김 교수의 작품은 여성의 눈으로 자연과 환경을 섬세하게 관찰함은 물론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잘 표현됐다는 평을 들었다.

 
김 교수는 광운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로 있으면서 전문 환경인을 육성하는데 힘쓰고 있다.

 

또한 우리가 가꾸고 보존해야 할 환경의 가치를 높이고자 독자적인 환경시를 써오면서 나름의 영역을 구축해 왔다. 

 

한편 김 교수는 환경부 중앙환경보전자문위원회 위원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환경영향평가학회 이사, 대한환경·위해성보건과학회 부회장, 보건복지부 민원제도개선협의회 위원,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회 위원, 경기도청 산업단지공급계획평가위원, 종로구청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강남구청 강남의제21추진협의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환경미디어 박원정 기자]

 

고라니의 생존권

      

1. 고라니,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

 

먹이사슬 따라 고라니가 살기에 넉넉한 고향숲 어느 사람들은 길 낸다고 터널을 뚫고 다리를 놓는다 아기 고라니는 새로 놓인 길 가운데서 죽어가는 친구들을 본다 로드킬 길 건너에 서식지가 있고 이쪽에 먹이가 있으니

새로 놓인 도로를 가로 건수밖에 겨우 연명하던 어느 산업단지 들어선다고 불도저가 밀고 들어와 땅을 파 헤친다 고라니,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

 

2 나 초보 농사꾼, 어떻게 해야 하

 

부모에게 물려받은 변변한 땅도 없어 경사진 곳 일구어 계단식 경작지 만들었네. 콩도 심고 옥수수, 고구마도 심으며 땀 흘려 지은 첫농사 대견스러워 잡초 뽑으며 보살핀다

 

오늘은 햇고구마 캐는 날 밤새 선잠을 자고 나간 이른 새벽 콩밭은 싹을 또옥 똑 떼어먹어버렸고 고구마 밭 흙뒤집어 멧돼지가족들이 가을잔치를 벌였다

 

 

3. 울 엄, 태양초 어디서 구해야하나

 

태양초를 유난히 좋아하는 어머니 위해 고랑가득 청양고추 심었더니 채 익기도 전에 풋고추 따가는 낯선 사람들 곱게 자라던 가지도 벌레 먹어 시들시들 하더니 용케도 잘 자라던 가지 개 성체가 되기도 전에 사람들이 따 버렸다 열무는 벌레들이 먹어 치우더니

 

다시 가을 배추씨나 뿌려야겠다 마지막 잔치는 누구와 더불어 해야 하

 

-김임순 작 '고라니의 생존권'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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