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의 성 생활

이정택의 성(性)으로 본 인문학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6-04-28 13:59:38
  • 글자크기
  • -
  • +
  • 인쇄

역사 문화로 보는 성(性) 인문학 시리즈


​​유사이래, 생명의 탄생 이래 성(性)은 영원한 화두가 되고 있다. 신비로움, 호기심, 생리적 욕구의 중심에 있다. 개인의 삶도, 나라의 역사도, 인류의 문화도 밑바탕에는 성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이정택 후후한의원장이 영원한 테마, 성을 인문학 시리즈로 연재한다. 

    

 

 이정택의 성(性)으로 본 인문학 


 

<47>내시의 성 생활

궁궐에서 생활하는 내시는 환관, 고자(鼓子)로 불린다. 고자는 남성 생식기의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궁궐은 여성들이 사는 공간이다. 왕궁에서 공식적으로 살 수 있는 성인 남자는 왕과 세자에 불과하다. 여인들이 많은 곳에 왕과 세자를 제외한 남자가 산다면 성(性)적인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 드넓은 궁궐에는 남자들의 일손이 필요하다.

그래서 고안된 게 환관 제도다. 남자이되 여성 성향을 보이는 사람을 환관으로 채용했다. 환관은 남성의 기능이 상실되었기에 여성과 스캔들이 날 수 없다. 그러나 때로는 이론과 현실이 일치하지는 않았다.

조선에서 가끔 내시와 궁녀 또는 왕실 여인의 추문이 있었다. 이는 성생활이 가능한 내시가 있었다는 의미다. 남성이 거세된 내시에게 과연 발기력이 있을까, 또 정자가 생산될까. 발기 가능한 내시는 있었으나 정자를 생산할 내시는 없었다는 게 답이다.

내시는 고환이 제거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음경인 페니스는 그대로 있다. 고환은 정자를 생산하는 곳이다. 고환을 제거하면 씨를 퍼뜨릴 수가 없다. 그래서 내시를 씨 없는 수박에 비유했다.

발기는 사춘기 이전에 거세되면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 그러나 성장이 어느 정도 진행된 사춘기 무렵에 거세되면 발기 가능성이 있다. 물론 발기가 돼도 정상 기능을 가진 남성에 비해서는 강직도와 지속시간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내시가 남성호르몬 투여와 현대 한의학 처치를 받는다면 발기력 증진은 가능할 수 있다. 발기는 삽입도 가능함을 의미한다. 다만 삽입을 해도 정자가 없기에 임신시킬 수는 없다. 요즘의 정관수술과 같은 맥락이다.

조선시대에는 일부 발기가 가능한 내시의 스캔들이 심심찮았다. 태조 2년 6월 19일 내시 이만이 죽임을 당한다. 또 세자빈 유씨가 친정으로 쫓겨간다. 이에 대간(臺諫)과 형조가 문제를 제기한다. 내시가 참형을 당하고 세자빈이 사가로 돌아간 변고로 인해 백성이 불안해한다는 주장이다.

임금은 분노해 상소한 이들을 감옥에 가두었다. 다음날에도 문제제기를 하자 관련자들을 국문하기에 이른다. 불미스런 일을 감추고 싶었던 임금은 “젊은 내시와 궁궐여인의 일은 집안의 일인데 대간과 형조에서 논하려 한다. 이는 다른 뜻이 있는 것”이라며 짜증을 냈다. 불미스런 일은 세자빈인 유씨와 내시 이만과의 육체관계다.

연산군은 10년 5월 3일에 환관들의 음경 검사를 한다. 임금은 승정원에 지시했다. "요즘 풍속에 거짓이 많다. 고자도 진짜가 아닐 수 있다. 승지 강징은 의원 김흥수, 고세보와 함께 협양문 밖에서 환관들의 음신(陰腎:불알)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라."

이 같은 지시의 계기는 내시 서득관의 간통사건때문이었다. 서득관은 누에를 기르는 잠실(蠶室)의 감독관이었다. 잠실은 대궐에서 사용하는 비단을 만들 누에를 기르는 곳이다. 서득관은 잠실(蠶室)을 감독하다가 누에를 관리하는 잠모(蠶母)와 눈이 맞았다. 이를 안 잠모의 남편이 사헌부에 고소하면서 씨 없는 수박과 유부녀의 탈선이 세상에 알려졌다.

서득관은 당초 곤장 70대에 1년 반의 유배형이 결정됐다. 그러나 내시의 성 범죄를 중대범죄로 규정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참형으로 바뀌었다. 연산군은 의정부에 지시했다.

"내시의 직책은 항상 궁중에 있으면서 소제하고 말을 전달하여 내외의 간격이 없으므로, 의당 그 마음을 조심하여 맡은 일을 해야 할 뿐이다. 그런데 최수연, 서득관은 외간 여자와 비밀히 통하다가 그 형적이 드러났다. 지금 풍속을 고치는 때를 당하여 그 죄를 용서할 수 없다. 중한 법으로 다스려 다른 사람들을 경계하고자 한다."

임금은 또 덧붙였다. "최수연은 궁중 사람들과 만나 정분이 났다. 궁에서 나가면 곧 서로 상통할 것이다. 그 불초함이 이보다 심할 수 없다. 이들을 형벌할 때 환관들을 차례로 서서 보게 하라."

내시인 최수연은 성종 때 왕자인 완원군의 유모와 정을 통하다 발각됐다. 이로 인해 곤장 100대를 맞고 제주의 관노로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서득관 사건이 일어나면서 두 사람은 참형을 당하기에 이르렀다. 이 장면을 환관들이 보게 했다.

연산군의 강한 처벌은 궁궐의 성문란 억제책의 일환이었다. 이는 내시들도 발기가 가능하다는 전제조건이 내포돼 있다. 그러나 궁궐 여인과 내시와의 연문은 비단 성능력의 유무만으로 판단하면 안될 듯하다. 여인들의 정서적 결핍이 궐내 연문의 보다 근원적인 원인이 아닐까? 사람의 외로움은 어떠한 금지 규정으로도, 부족한 이성의 육체 능력이라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글쓴이 이정택
후후한의원 원장으로 경희한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성의학계에서 시선이 집중되는 한의사로 2013년에 조루증치료 한약 조성물인 기연탕을 특허 받았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뉴스댓글 >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