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긴 시간 동안 이어지며 가장 넓은 면적을 불에 태워 지역 주민은 물론 온 국민의 애를 태우게 했던 울진 산불 피해 현장을 찾아보았다. 빼앗긴 들에도 봄이 왔듯이 산불 당년인 작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었다.
![]() |
| ▲ 사진 1. 녹색으로 돌아가고 있는 산불 피해지의 모습. |
시커멓게 그을렸던 숲들이 검정색을 털어내고 녹색을 향하고 있으며(사진 1), 그 심한 불길에 온몸을 태웠지만 땅속에 남겨 두었던 싹눈을 틔우고 우리를 위로하려는 듯 꽃까지 피워내고 있다. 노란 생강나무 꽃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사진 2).
![]() |
| ▲ 사진 2. 산불 피해지에서 피어난 생강나무 꽃. |
일부는 벌써 꽃이 지며 잎을 내고 있다. 진달래도 환하게 꽃을 피우고 있다. 온 몸이 불에 타 갓 태어난 듯 작은 몸에서 피워내는 꽃이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 안타깝기도 하다(사진 3).
![]() |
| ▲ 사진 3. 온 몸이 불에 타 갓 태어난 듯 작은 몸에서 피워낸 진달래꽃. |
다육식물처럼 잎이 두꺼워 건조에 내성을 갖는 노랑제비꽃은 건조하고 척박한 능선부에서 만발했다(사진 4).
![]() |
| ▲ 사진4. 노랑제비꽃 |
등산로 가까운 곳에서도 상대적으로 빛이 잘 들어오는 남사면과 서사면을 중심으로 활짝 피어나며 우리를 반기고 있다. 오이풀도 겨울잠에서 깨어나려고 기지개를 펴고 있다(사진 5).
![]() |
| ▲ 사진5.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듯 기지개를 펴고 있는 오이풀. |
역시 온 몸을 태워버린 쇠물푸레는 수많은 새 줄기를 이루어내고 흰 꽃과 함께 새싹을 틔울 준비를 마친 모습이다(사진 6).
![]() |
| ▲ 사진6. 쇠물푸레 |
그 무시무시한 산불에도 의연히 대처하며 이 산을 지켜 온 굴참나무는 이미 수많은 새 줄기를 이루어냈고 불에 탄 원줄기에서도 새잎을 피워낼 준비를 마친 기세다 (사진 7).
![]() |
| ▲ 사진7. 불에 누구보다 강한 굴참나무는 이미 수많은 새 줄기를 이루어냈다. |
굴참나무보다는 다소 부족하지만 그래도 산불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는 신갈나무도 수많은 새 가지를 이루어내고 새잎을 피워낼 준비를 마치며 그 세력을 넓히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 (사진 8).
![]() |
| ▲ 사진 8. 신갈나무 |
이 산의 주인공이었던 소나무는 산불로 많은 식구들을 잃어서인지 진한 눈물을 흘린 모습이다 (사진 9). 그 와중에도 아주 빈약하지만 후손을 남겨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 10).
![]() |
| ▲ 사진 9. 산불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소나무 |
![]() |
| ▲ 사진 10. 산불로 많은 식구들을 잃었지만 작게나마 자손을 남기고 있는 소나무. |
이 산의 작은 주인공 중 하나인 꼬리진달래도 전소한 밑동에서 새 가지를 만들어내며 이 산을 지켜낼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11). 이 산의 큰 어른 소나무 덕분에 불길을 피한 꼬리진달래는 볼록하게 꽃눈을 키워 자손을 만들 준비까지 하고 있다 (사진 12).
![]() |
| ▲ 사진11. 꼬리진달래 |
![]() |
| ▲ 사진12. 큰 어른 소나무 밑동에 자리잡은 꼬리진달래 |
산정에 가까이오니 둥근털제비꽃이 한창 피어나고 있다 (사진 13). 이들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과 함께 그 놀라운 생명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 |
| ▲ 사진 13. 응봉산 정상 가까이에서 만난 갓 피어난 둥근털제비꽃. |
너무 많은 나무들이 불에 타 세상을 떠나 우리를 안타깝게 했던 소나무들도 많이 살아남아 의연한 귀공자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사진 14).
![]() |
| ▲ 사진 14. 귀공자형 소나무의 자태. |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을 생태계서비스라고 한다. 생태계서비스에는 우리에게 필요한 자원으로서 주는 공급서비스, 이산화탄소 흡수를 비롯해 다양한 정화기능을 발휘하여 우리의 환경을 건전하게 유지해주는 조절서비스, 다양한 생물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주는 부양서비스 그리고 우리를 심미적으로 안정시켜 주며 마음을 씻어 내주는 문화서비스가 있다.
소나무는 우리에게 목재,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솔잎 그리고 소나무와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로서 귀한 상품이 되는 송이 등을 공급하고 있다. 또 산림 수종 중 상대적으로 더 높은 이산화탄소 흡수기능을 발휘하고 미세먼지 흡수능을 발휘하며 고품질 조절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에 더하여 다른 생물들이 둥지를 틀 공간, 쉼터, 먹이 등을 제공하며 생태계의 가장으로서 다양한 다른 생물들을 부양하고 있다. 나아가 그들은 거의 1세기 가량 이어지며 그들의 생명을 위협한 송충이 피해, 솔잎혹파리 피해, 재선충 피해를 견뎌내고 이번 산불피해까지 견뎌내며 살아남아 우리의 몸과 마음을 씻어주며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아름답고 고마운 우리의 산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고귀한 생명들이 다시는 그 험한 불길에 휩싸이지 않도록 우리의 행동에 주의에 주의를 더하고, 우리의 이목구비와 확보한 도구를 총 동원하여 산불을 감시하며 그들을 지켜내 그들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을 감사히 받아드릴 수 있기를 소망한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