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플랫폼 - 다시 세운 프로젝트
증기기관 발명(1차), 대량생산과 자동화(2차), 정보기술과 산업의 결합(3차)에 이어 4차 산업혁명이 이뤄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경쟁력을 제고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세운상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세운상가 일대는 1960년대 지어진 한국 최초 주상복합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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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운상가 |
1970~80년대를 지나며 전기, 전자, 금속산업의 발전을 이끌었고 7천여 개 산업체와 2만여 기술자가 세운상가를 중심으로 모여 있다. 한때 세운상가에는 미사일, 잠수함도 만든다는 말이 있을 만큼 다양한 산업의 생태 기반이 갖춰져 있다. 하지만 이후 용산 전자상가 등의 발전으로 침체기를 맞았다.
서울시는 세운상가의 장인들과 젊은이들이 가진 아이디어를 연결했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건물 외관이 낡아 보이지만 실제로 안전진단 했더니 수 십 년은 거뜬할 정도로 튼튼하다. 앞으로 4차 산업 혁신지로 키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 △ 세운장인과 청년 메이커 협업 |
청년 스타트업이 입주해서 장인들의 기술과 결합하고 IoT 등 4차산업기술을 적용, 실험‧개발부터 실제 제품 제작과 상품화까지 할 수 있도록 '4차산업혁명의 플랫폼'을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일명 ‘다시세운 프로젝트’다.
세계최초 개인 인공위성을 제작한 송호준 씨는 “세운상가에는 필요한 부품을 완벽하게 만드는 장인들이 있어요”라고 말하며 세운상가를 찾는다. 한 청년 메이커는 세운의 기술장인을 멘토로 삼아 IoT 조명을 만들었다. 세운에서 프로토타입이 만들어진 세계 최초 점자 스마트시계는 해외로부터 선주문 400억 원을 수주한 주목받는 스타트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세운의 장인들은 이제 청년 스타트업이 함께 협업해야할 동지가 됐다.
종묘에서 남산까지, 그 중심에 세운상가 있어
다시세운 프로젝트는 1단계 전략기관 입주공간, 2단계 청년 스타트업‧메이커 입주공간, 3단계 시민 보행 문화공간으로 진행된다. 전략기관 입주공간 마련은 마무리 됐다. 4대 전략기관(서울시립대,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사)씨즈, 팹랩서울)이 입주할 예정이다.
5월에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보행 데크(세운~대림상가 구간) 옆 난간 쪽에 '세운 메이커스 큐브'라는 이름의 29개 창업공간을 조성(2단계)한다. 여기에는 드론개발실, 스마트의료기개발실 등이 만들어져 실제 스타트업이 입주해 창작, 개발 활동을 할 수 있다.
올 여름에는 이런 공간을 외부와 연결하는 문화시설이 조성을 완료하고 시민들을 맞는다. 남산과 종묘가 한눈에 들어오는 세운상가 옥상에는 전망대가 있는 쉼터가 생기고, 청계천 복원 당시 철거됐던 공중 보행교(세운~청계상가)가 부활한다.
옛 초록띠 공원은 광장으로 변신하며, 지하에는 공사 중 발견된 조선시대 중부관아터와 유적을 현지보존방식으로 전시하는 한양도성 내 최초 전시관이 조성된다(3단계).
이후 삼풍~진양상가(2019.12) 보행데크까지 완공되면 종묘에서 남산까지 이어지는 남북보행축이 완성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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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보행축 |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메이커시티
서울시는 더 나아가 세운상가 일대가 창의제조산업을 중심으로 제작‧생산과 판매, 주거와 상업, 문화가 연결된 하나의 '메이커시티(Maker City)'로 진화하도록 이끌 예정이다.
대규모 철거 재개발 계획으로 시행착오를 겪었던 세운4구역은 2004년 수립한 건축계획안(최고높이 122.3m)에 대해 세계문화유산 종묘 등 인접한 역사경관 훼손이 우려된다는 의견과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층으로 지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함에 따라 사업이 지연되고 이로 인해 주민 갈등도 심화됐다.
이에 시는 구역별 주민면담 300회, 문화재위원회 심의 5년(종로변 55m이하, 청계천변 71.9m이하), 정책자문단 등 회의 60회 등을 거친 논의와 설득 끝에 지역과 주민을 존중하는 창의적 설계안을 마련하도록 2016년 7월 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세운4구역은 역사건물과 옛 골목길을 보존해 종묘와 어울리는 역사적 경관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중앙 대형광장을 중심으로 호텔, 사무실, 오피스텔 등이 들어서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독특한 지형을 형성하게 된다. 세운상가 활성화와 더불어 세운4구역 도시재생은 서울형 도시재생의 롤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서 혈맥 이어주는 ‘서울로 7017’
세운상가에 앞서, 올해 5월이면 ‘서울로 7017’이 베일을 벗는다. 서울로 7017은 1970년에 만들어진 서울역 고가가 2017년에 새롭게 태어난다는 뜻으로, 노후 안전성 문제로 통제됐던 고가차로가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보행길로 만들어진다.
진 본부장은 “서울은 철도나 한강대로 때문에 동‧서로 분절됐다. 서울로 7017은 그걸 이어주는 사업이다. 사람으로 치면 혈맥을 이어주는 것인데 혈맥이 이어지면 자연스럽게 모세혈관까지 피가 통하는 것처럼, 서울로 7017을 통해 동‧서가 연결되면서 더 활발한 교류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가 주변으로 서소문공원, 손기정체육공원, 남대문으로 이어져 서울시민의 일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동 역사재생과 수유 주거지역도 기대
이밖에도 정동지역은 덕수궁 중명전, 환구단, 러시아공사관 등 비교적 덜 알려진 대한제국의 역사문화자산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역사재생을 추진한다. 대한제국 외교의 중심이었던 공사관 거리에 ‘정동외교역사공원’을 조성하고, 역사보행탐방로 ‘대한제국의 길’을 조성하는 등 정동의 역사적·장소적 가치 회복을 목적으로 도시재생이 진행된다.
북한산 인근에 있어 최고고도 저층주거지를 형성하고 있는 강북구 수유1동은 주거지 재생사업에 선정됐다. 수유1동 주민들은 핵심리더그룹을 형성하고 ‘이야기가 오고가는 소통 공간’을 만들어 다양한 주민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주민들 활동 특성과 연령에 따라 3개의 독립공간을 만들고 각각에 맞는 공동체 활동과 프로그램을 진행해 주민역량강화에 힘쓰고 있어 주민들이 이끌어 가는 변화가 기대된다.
사람은 나이가 들고 건물은 낡아지듯, 도시도 마찬가지다. 과거 개발에만 몰두했던 좁은 시야를 벗어나 자연 생태, 문화와 더불어 살기 위한 도시재생이 시작됐고 앞으로가 주목된다. 또한 도시재생은 건축, 조경, 정보통신 등 다양한 산업과 연결돼 있기에 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미디어 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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