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 인형과 머리카락

[탈모 인문학] 홍성재 박사의 모발 문화 탐험<4>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6-09-18 12: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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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인문학] 홍성재 박사의 모발 문화 탐험​


모발은 인상을 좌우하고, 인생에도 영향을 미친다. 동양과 서양,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항산화제와 성장인자 도입으로 탈모 치료에서 한 획을 긋고 있는 홍성재 박사가 동서고금의 모발 문화 산책을 연재한다.   

 

 

<4>저주 인형과 머리카락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 이 문구는 효도를 강조하는 유교의 실천 항목이다. 몸과 피부와 머리카락은 부모에서 받은 것이기에 소중히 하라는 의미다.

 

공자는 효경에서 ‘부모로부터 받은 몸을 소중히 하는 게 효도의 시작’임을 알렸다. 유교의 나라인 조선에서는 머리카락이 곧 생명이었다. 1895년 단발령이 내리자 목숨을 내놓을 수 있어도 상투는 자를 수 없다는 선비들이 많았다.

 
유교의 상징어인 이 문구는 주술(呪術) 용어이기도 하다. 주술은 초자연적인 존재나 신비한 힘을 빌려 인간의 길흉화복을 해결하려고 하는 기술이다. 머리카락을 포함한 신체는 주술의 대상이다. 머리카락이나 짚신으로 만든 인형에다 감정이입을 해 저주 인물의 몸을 훼손시키려는 행위가 일반적이다.


저주 인헝은 감염주술(感染呪術)의 표현이다. 이는 한 번 접촉한 사실은 시공을 뛰어넘어 지속 된다는 믿음과 관련 있다. 모발, 털, 손톱, 발톱 등은 몸에서 분리 되어도 그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본다. 신체발부수지부모를 주술용어로도 풀이할 수 있는 이유다. 주술은 길과 흉이 다 있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득점을 한 선수가 동료와 하이파이브를 자주 했다. 이는 플레이를 잘 한 선수의 좋은 기운을 받아 주위 선수도 긍정적으로 변하게 하는 주술이다.


하지만 주술은 흔히 흉으로 인식된다. 남을 저주하는 목적이 많다. 역사극에서는 종이에 그린 라이벌이나 연적의 얼굴을 활로 쏘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또 신당에서 흉악한 귀신의 얼굴에 연적의 사주를 놓은 뒤 잘못 되기를 빌기도 한다. 허수아비를 저주할 상대로 가정하고 땅에 묻기도 한다. 죽기를 바라는 의미다.

 

저주 인형에는 세 사람이 관여한다. 한 명은 저주를 사주한 사람, 또 한 명은 저주를 당하는 사람, 그리고 저주를 실행에 옮기는 주술사다. 역사극에서 주술사는 주로 무당이나 궁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저주물에는 인형이 많다, 단순하게 사람의 형태만 있는 인형을 만들기도 하고, 짚이나 나무로 만든 인형에 저주인물의 머리카락과 손발톱을 심기도 한다. 저주 인형이 구체화 될수록 염력이 강하다고 믿는다. 저주 인형은 사주자와 주술사가 마음을 다해 타인이 잘못 되기를 바라기에 단순 저주 보다 두 배 이상의 효과를 기대한다. 

 

조선시대의 저주 인형 사건을 본다. 세종 6년 9월21일의 기록이다. 은퇴한 공무원 고순의의 아내인 장이(長伊)가 바람이 났다. 장이는 내연남과 함께 남편을 죽이기로 공모했다. 장이는 잠자는 남편의 머리카락을 잘랐다. 하인과 무당이 그 머리카락으로 인형을 만들었다. 인형의 사지(四肢)에 유자 가시를 가득히 꽂았다. 무당은 신당(神堂)에 인형과 ‘고순의는 3일 내에 급사(急死)하라’는 주술문 10장을 놓았다. 남편인 고순의는 정말 며칠 만에 죽었다. <홍성재 웅선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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