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백자 부활 꿈꾸는 노영재 도예가

분원 가마의 역사-맥 계승...일본서 더 알려져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5-07-23 11: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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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여년 전 가마터에서 가져온 도지미*를 만지며 분원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가 얼만큼 소중한 곳이며 왜 되살려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는 미강 노영재.

 

*가마에서 도기를 구울때 도기를 놓는 받침.

 












조선시대 사기장의 혼이 담긴 분원-조선백자

조선왕조 최고의 도자 기술로 평가되는 분원자기의 메카는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 분원은 15세기 초부터 20세기 초까지 경영된 사옹원 소속의 도자마을로 현재 남아있는 가마터는 광주시 향토유적 제2호로 지정됐다.


미강(美江) 노영재 사기장은 분원 가마의 역사를 지키며 맥을 이어온 도예가다. 그는 12년전 분원리에 정착, 조선 관요백자의 부활을 위해 힘겨운 노력을 다해 왔다. 미강은 현재 한국보다 일본에서 널리 알려진 순수하고 열정적인 도예가로 정평이 나있다. 매년 일본 초청을 받아왔으며 지난 해 일본 고마진자(高麗神社) 전시회에서는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은 바 있다.

△ 백자죽문양각호

 

△ 백자동백문이중투각병

분원도자의 침체에 몸살을 앓던 미강이 얼마 전 일을 저질렀다. 올해 초 광주지역에 터를 잡고 활동하고 있는 25년 이상의 도예장인들과 함께 ‘분원도자협동조합’을 설립한 것이다. 미강은 이 조합의 이사장으로 추대됐다. 그리고 조합이름을 ‘분원 사옹원사람들’이라고 했다. 사라져가는 전통도자산업을 지키려는 사기장들의 간절함이 배어 있다.
이들은 최근 첫 번째 활동으로 소상공인 협동조합 활성화 사업 자금을 받아 참가 도예가들의 작품집인 ‘사옹원 사람들’이라는 도록을 발간했다. 분원리에 있는 공가를 임대하며 개관을 서두르고 있다. 이 전시관은 도예인들의 작품 전시와 분원도예에 관심을 가진 애호가들과 젊은 세대들의 체험장과 강의실로 활용할 계획이다.


가장 아름다운 백자만을 남기고파
미강은 어린 시절 외종 조부이자 국내 백자도예의 산증인인 무형문화재 호산 안동오 선생을 따라 분원일대의 도자기 파편을 주우러 다니며 옛 도공들의 이야기를 듣고 조선백자에 대한 경외감과 열망을 키워왔다.


훌륭한 스승 밑에서 도예를 전승한 미강의 작품은 전통백자의 특징인 순백색의 미감과 정갈함을 지니고 있으며 분청을 자연스럽게 표현해 진중함과 멋을 담고 있다.


그의 전문분야는 물레와 조각으로, 작품에는 제왕의 상징인 용과 선비들의 상징인 매, 난, 국, 죽, 연 등을 주로 다루고 있다. 특히 동백을 좋아하고 양각을 주로 하는 미강은 “동백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가장 아름다울 때 지는 특성이 있다. 마찬가지로 나의 작품도 가장 아름답고 좋은 작품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양각은 손이 많이 가고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작품을 다룰 때 매우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그의 작품은 투각을 좋아하는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조선백자의 우수함을 세계에 알리기 시작했다.


분원 백자 브랜드화, 전통 잇는 첫 걸음

△ 청화백자경복궁교태전벽화문접시
이 작품은 대한민국 백자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지름이 70cm 정도 되는 대형접시다.
앞과 뒤에 모두 그림이 있는데 경복궁 교태전 벽화를 넣은 것이다.

 

미강의 꿈이자 오랜 숙원은 조선 왕실도자기의 완벽한 부활이다. 그래서 그는 2003년 분원에 ‘미강요’ 전시관을 설립, 일반 대중들에게 조선 백자가 친근감 있게 다가가기 위한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도자산업 발전은 도예가들의 힘만으로는 어려운 것이 현실. 경기도는 대한민국 전체 도자기 요장의 50% 이상이 밀집해 있으며 광주, 이천, 여주는 대한민국 대표 도자 메카로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광주 는 분원이라는 조선도자의 상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천이나 여주에 비해 요장수가 적고 젊은 도예가들이 없어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는 상황 이다.


그 내면적인 이유에 대해“ 현실적으로 광주지역은 임대료가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고 이천의 사기막골과 같은 대단위 판매장이 없다”고 설명하며, “분원 백자를 브랜드화해 지역의 대표 문화상품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강의 염원은 분원리에 정통도자가마(장작가마)를 갖는 것. 3억원 이 상이 소요되는 가마를 만든다는 것은 영세한 작가들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미강은 도예가들이 힘을 모아 꼭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욕을 보인다.

△ 건조 방지를 위해 검은비닐을 씌우고 투각하는 모습

 

 부가가치가 높은 도자산업 높은 가치  

△ 분원 사기장의 흔적

“얼마 전 300년전 가마터를 하나 찾은 적이 있는데요. 작년만 해도 도 자편이 남아 있었는데 얼마 전에 가보니 지금은 개발로 인해 흔적 없이 사라졌더군요. 아주 흔 적 없이...”


그는 가마터에 뒹굴던 도지미를 몇 개 싸가지고 왔다고 한다. 300년 사기장들의 혼과 애환이 담긴 유물이라 더 없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도지미를 만지는 미강의 얼굴에 선 사라진 가마에 대한 아쉬움이 내비췄다. 끝으로 미강은 분원도자 역사와 명성회복을 위해선 지자체의 적극적인 보호 육성책이 시급하다고 부언했다.  

 

 

[환경미디어 김한결 기자]

 

<미강 노영재 약력>
2007 제32회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 특선
서울인사아트센터‘ 미강 노영재 개인전’
2008 제33회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 도예부문
최고상 수상(본상)
일본 주일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 전시
2010 제2회 전국백자공모전 금상
2012 제3회 전국백자공모전 금상
일본 오카야지마 백화점 개인전
2014 일본 고마진자‘ 조선백자 500년’전
2015 일본 마츠모토시 나카마치 쿠라시쿠관
‘ 백자의 마음’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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