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플라스틱 가정용품 및 의료기기 등에 널리 사용되는 화학물질 '프탈레이트(phthalates)'가 전 세계적으로 심장병 사망 위험을 크게 높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대학교(NYU) 랭곤 헬스 연구팀이 주도하고 이바이오메디슨(EBioMedicine)에 게재된 이번 연구에 따르면, 프탈레이트의 일종인 '디-2-에틸헥실 프탈레이트(DEHP)'에 일상적으로 노출됨으로써 2018년 한 해에만 전 세계적으로 368,764명의 심장병 관련 사망과 연관됐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시 55세에서 64세 연령대의 심장병 사망자 중 10% 이상에 해당한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고 유연하게 만드는 데 사용되는 화학물질로, 식품 용기, 화장품, 세제, 의료 장비, 벌레 퇴치제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된다. 연구에 따르면 이 화학물질은 체내에 축적될 경우 심장 혈관의 염증 반응을 유발해 심장마비 및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미국 건강 지표 및 평가 연구소의 사망률 자료와 전 세계 200개국 이상의 건강 및 환경 데이터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다. 특히 아프리카(30%), 동아시아 및 중동 지역(25%)이 DEHP와 관련된 사망률 비중이 높았으며, 인도(39,677명), 파키스탄, 이집트 등의 순으로 피해가 컸다.
연구팀은 산업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지역에서 플라스틱 생산은 증가하고 있지만 관련 규제가 미비한 것이 이러한 결과를 초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사라 하이먼(Sara Hyman) NYU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프탈레이트와 심장병 사망 간의 전 지구적 연관성을 추정한 첫 번째 시도”라며 “프탈레이트가 인간 건강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을 입증하는 강력한 근거가 추가됐다”고 말했다.
프탈레이트 노출로 인한 경제적 부담도 상당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관련 사망으로 인한 비용이 연간 약 5,100억 달러에서 최대 3조 7,4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 수석 저자인 레오나르도 트라산데(Leonardo Trasande) NYU 의대 교수는 “프탈레이트 노출을 줄이기 위한 국제적인 규제가 시급하다”며 “특히 산업화의 영향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국가에서 독성 화학물질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진은 DEHP가 직접적으로 심장병을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다른 종류의 프탈레이트나 연령대에 대한 고려가 빠져 있어 실제 사망자 수는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후속 연구에서는 조산 등 다른 건강 문제와 프탈레이트 노출의 연관성도 함께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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