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문화로 보는 성(性) 인문학 시리즈
유사이래, 생명의 탄생 이래 성(性)은 영원한 화두가 되고 있다. 신비로움, 호기심, 생리적 욕구의 중심에 있다. 개인의 삶도, 나라의 역사도, 인류의 문화도 밑바탕에는 성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이정택 후후한의원장이 영원한 테마, 성을 인문학 시리즈로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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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택의 성(性)으로 본 인문학
<17> 쿨리지 효과, 꿀리지 공포
역대 미국 대통령은 38명이다. 조지 워싱턴이 1789년 취임한 이후 2012년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가 44대 대통령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역대 미국 국가원수 중 루즈벨트가 3선, 아이젠하워 등 5명이 재선을 했다. 그래서 역대 대통령 수는 38명이다.
이들 중 유일하게 이 나라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에 태어난 인물이 케빈 쿨리지(John Calvin Coolidge)다. 그는 세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후세에 남겼다. 잠자는 대통령, 웃지 않는 백악관, 쿨리지 효과다.
쿨리지는 1920년 부통령에 당선됐다. 그런데 1923년 8월2일 대통령 하딩이 갑자기 죽었다. 그는 고향 버몬트 주의 아버지 가게에 머물고 있었다. 그는 다음날 새벽 부고와 함께 자신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소식을 접한다.
잠자다 대통령이 된 그는 가게 계산대에서 선서를 했다. 그는 선서 후 다시 3시간을 잤다. 재선에 성공한 그는 많은 잠으로 인해 구설수에 올랐다. 습관처럼 낮잠을 즐겼으나 회의석상에서 자주 졸았다. 언론인 헨리 L. 멘켄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많은 잠을 잔 그가 하품하고 기지개를 켜는 동안 나라는 추락했다"라고 비꼬았다.
쿨리지의 표정은 딱딱했다. 사진을 보아도 온화한 얼굴은 아니다. 비서들은 대통령 재선에 도전한 그에게 환한 얼굴을 짓도록 조언했다. 그러나 마음대로 얼굴이 펴질 수는 없다. 비서들은 홍보전문가 버네이즈를 영입했다. 그는 유명한 연예인들을 백악관에 초청해 부드러운 유머로 대통령의 경직된 얼굴을 풀어주는 웃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아무도 웃기지 못했다. 마침내 유머작가 월 로저스가 나섰다. 그는 비서가 대통령을 소개하자 이해하지 못한 척하며 “다시 한 번”을 외쳤다. 이에 의외로 쿨리지가 박장대소했다. 언론은 ‘쿨리지가 웃는다!’는 헤드라인을 뽑았다.
근엄한 쿨리지는 엉뚱한 의학심리용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새로운 이성에 관심을 보인다는 쿨리지 효과(Coolidge Effect)다.
하루는 그의 아내가 시범농장을 방문했다. 농장에서 키우는 수탉 한 마리가 대단한 정력을 과시했다. 쿨리지의 아내는 얼굴을 붉히며 물었다. “저 녀석은 매일 저렇게 암탉과 많이 하나요. 지친 기색도 전혀 없는데------.” 농장 주인은 “네. 매일 셀 수도 없이 많이 합니다”라고 답했다.
쿨리지의 아내는 “수탉 이야기를 대통령께도 꼭 전해 주세요”라고 당부했다. 이야기를 들은 쿨리지는 농장 주인에게 물었다. “수탉은 항상 같은 암탉과 관계를 갖나요.” 농장주인은 “아닙니다. 상대는 매번 바뀝니다”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이 말했다. “그 이야기를 그대로 아내에게 전해 주세요.”
쿨리지부부 일화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이름에서 연유된 쿨리지 효과는 성의학에서 큰 의미가 있다. 남성은 새로운 여성을 볼 때마다 성적 매력을 느낀다. 부부관계에서 발기부전인 남편도 새로운 여성과의 잠자리는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다. 신선한 자극에 남성이 반응한 결과다.
남성의 바람은 쿨리지 효과로 잘 설명된다. 원만한 부부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눈을 다른 데에 돌리는 것은 호기심 충족 측면이 크다. 호기심과 신비함은 잠자는 남성도 자극하게 한다.
동물 중에서 쿨리지 효과가 가장 민감한 게 황소로 알려져 있다. 황소는 암소 욕심이 많다. 농부들은 이 성질을 알기에 한 우리 안에 두 마리 이상의 황소를 잘 키우지 않는다. 한 영역 안에는 가급적 한 마리 황소에 여러 마리 암소를 사육한다. 황소는 새로운 암소가 있는 한 한 번 관계를 맺은 암소를 쳐다보지 않는다. 이를 쿨리지 효과에 빗대 ‘황소법칙’이라고 한다.
그런데 남성에게는 ‘쿨리지의 효과’를 꿈꾸면서도 ‘꿀리지 공포’도 있다. 남성은 파트너를 완벽하게 리드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 지나친 책임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질환이나 기질적 이유로 발기부전이나 조루가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다른 남자에 비해 꿀린다는 자책감에 빠진다.
이를 필자는 ‘꿀리지 공포'라 이름했다. 남성들에게는 수컷 의식이 있다. 상대 여성이 관계했던 어떤 남성 보다 압도적인 기억을 남겨놓고 싶어한다. 파트너의 기억 속에 일종의 영역표시를 남겨야 여성으로 부터 거부당하는 불안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강박은 자유로운 성적 반응을 억제한다. 발기가 약해지거나 과도한 긴장이 사정조절을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쿨리지 효과도, 꿀리지 공포도 바람직하지 않다. 눈 딱 감고 옆에 있는 사람에게 잘하는 게 최선이다. 서로 둘 만의 성생활을 하면 쿨리지도, 꿀리지도 알 수 없다. 모르면 행복하다.
글쓴이 이정택
후후한의원 원장으로 경희한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성의학계에서 시선이 집중되는 한의사로 2013년에 조루증치료 한약 조성물인 기연탕을 특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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