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인문학] 홍성재 박사의 모발 문화 탐험
모발은 인상을 좌우하고, 인생에도 영향을 미친다. 동양과 서양,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항산화제와 성장인자 도입으로 탈모 치료에서 한 획을 긋고 있는 홍성재 박사가 동서고금의 모발 문화 산책을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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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중국 3대 악녀인 서태후의 탈모
중국의 3대 악녀로는 서태후, 여태후, 측천무후가 꼽힌다. 서태후는 청나라 말기에 아들 동치제와 조카 광서제의 섭정을 한 여인이다. 47년간 중국을 다스렸다. 여태후는 한나라 유방의 아내다. 그녀는 죽은 남편 유방의 다른 아내인 척부인을 돼지로 취급했다. 당나라 고종의 아내인 측천무후는 중국 최초로 황제가 된 여성이다.
서태후는 1835년에 몰락한 만주족 관리의 딸로 태어났다. 가난을 탈피하고 싶었던 그녀는 16세 때에 궁녀가 되었다. 미모와 화술이 도드라진 그녀는 야망이 있었다. 황제인 함풍제 주변 환관들의 환심을 사고, 나아가 황제와 잠을 자는 데 성공했다. 그녀는 황제의 유일한 아들을 낳았다. 궁녀에서 귀비로 신분 상승된 서태후는 정치에 맛을 들였다. 함풍제는 그녀의 야망을 경계했다. 자칫 나라와 황실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음을 우려했다.
그런데 함풍제가 31세로 죽는다. 그녀의 아들이 6살에 임금이 된다. 그녀는 수렴청정을 시작했다. 권력욕이 앞선 서태후에게는 아들도 걸림돌이었다. 나이가 차면 친정을 하게 될 아들을 환락 생활에 빠지게 한다. 성병에 걸린 아들이 치료받지 못하게 방해한다. 아들이 고통 속에 죽어가자 임신한 며느리인 황후를 자살하게 만든다. 다음 황제로 4살에 불과한 조카를 임명했다. 그녀는 조정을 손아귀에 넣고 마음껏 주물렀다.
성장한 조카 광서제는 황제의 권위를 되찾고 싶어했다. 청일전쟁을 통해 황제의 입지를 넓히려고 했다. 이에 서태후는 전쟁 비용의 일부를 빼돌려 자신의 처소인 이화원을 치장했다. 다시 광서제를 허수아비로 만든 그녀는 실제적인 황제로 군림했다. 광서제가 죽은 뒤에는 청나라 마지막 황제인 푸이를 옥좌에 올렸다. 푸이의 나이는 3세였다.
외치와 내치 실패로 청나라를 망국으로 이끈 서태후는 의식주에서 초호화 향락 생활을 했다. 한 끼 식사에 무려 128가지 음식이나 차려졌다. 농민이 1년 동안 먹을 양이었다. 비취 진주로 머리를 치장하고, 비취 팔찌와 반지로 팔과 손가락을 장식했다. 옷도 3000여 상자나 됐다.
천하를 움직인 그녀도 마음대로 하지 못한 게 있다. 모발 관리다. 그녀의 중노년 사진에는 모발이 풍성하다. 이는 가짜 머리였다. 정수리에는 꽃을 붙여 휑한 부분을 채웠고, 다른 부위는 모발을 붙였다. 그녀는 젊은 날부터 머리카락 손상이 많았다. 40대 부터 탈모가 시작돼 60대에는 귀 위쪽에만 몇 올이 남은 상태였다. 여자에게는 거의 없는 대머리였던 것이다.

서태후의 탈모 원인 중 하나는 지루성두피염이다. 지루성피부염은 장기간 지속되는 습진의 일종이다. 피지의 분비가 왕성해 일어나는 염증의 형태다. 두상 두피에 발생하면 염증으로 인해 모낭의 건강이 악화돼 탈모를 일으킬 수 있다.
청나라 황제에게는 보통 120~130가지 음식이 올랐다. 음식 준비 시간도 2~5일이 걸렸다. 그녀의 상차림도 이 기준이 적용됐다. 서태후는 특히 상어 지느러미(샥스핀)와 전복, 제비집을 즐겼다. 또 역대 황제가 좋아한 오리고기와 돼지고기도 자주 찾았다. 오리고기, 돼지고기, 어류는 많이 섭취하면 지루성두피염을 악화시킨다.
서태후는 탈모 해소를 위해 전국의 명의를 여러 차례 불러 치료를 받았다. 의사들은 국화산, 민두수 등의 처방을 하고 머리카락을 빗고 씻기는 방법을 썼다. 혈을 보호하고 신장을 따뜻하게 하는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모발탈락을 막지는 못했다.
서태후의 탈모는 유전, 환경 요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 심한 탈모는 집안의 내력 가능성이 높다. 또 기름진 궁중 음식과 스트레스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아마 두 가지 영향이 모두 미쳤을 개연성이 크다. 천하를 움직인 여걸, 희대의 악녀라는 서태후도 끝내 모발탈락은 막지 못하고 74세인 1908년 숨을 거뒀다. <홍성재 웅선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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