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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여객기와 로고 |
1급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에게 화상을 입혀놓고 3개월을 넘게 나 몰라라 하는 대한항공은 과연 기업 윤리, 아니 기본적인 양심이 있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올해로 창립 70주년이 된 한진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우리 항공업계의 자존심격인 대한항공이 이 사건 초기부터 지금까지 말 바꾸기와 시간끌기로 피해자 측을 무시한 채 해결을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은 지난 11월 2일 창립 70주년 기념사에서 “앞으로 보다 많은 가치를 창출하며 국가와 고객에게 헌신, 더욱 더 사랑받는 한진그룹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있어왔던 대한항공 관계자나 가족 등의 사회적 물의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그룹 총수가 국민에게 머리를 숙이며 재발방지를 약속했었는데 회사 관계자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지난 8월 10일 1급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 모(34)씨는 러시아서 해외 연주를 마치고 대한항공편으로 귀국 도중 승무원의 부주의로 뜨거운 커피를 김 씨에게 쏟아 허벅지 부분 등에 화상을 입었다. <본지 10월 19일자 웹 기사 단독 보도>
화상을 입은 김 씨는 한 달여간 치료에 전념했고, 피아노 연습은 물론 출강을 하던 대학 강의도 포기했다. 김 씨는 장애인이면서 여자로서 예민한 부분에 화상을 입어 병원가기를 꺼렸고, 다행히 모친이 간호대학 출신이라서 약을 직접 구입해 와 치료를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김 씨 가족 측의 말을 빌면 대한항공 측은 지금까지 처음 3일간 치료를 해줬을 뿐 어떤 사후조치도 없었고, 전화 연락을 고의로 피하는가 하면 치료비 지급 등을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다.
그러던 중 한 달쯤 지나 2000만 원을 치료비 겸 피해보상으로 지급한다고 하더니, 한시간 후에 실수로 ‘0’을 한 개 잘못 기재했다며 200만 원으로 정정(?)해서 알려왔다. 그것도 전화 한통 없이 문자로 달랑 ‘통보’해 왔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기자에게 이런 사실을 제보한 것이 지난 10월 17일이었는데 아직까지도 해결을 해주지 않고 있으니, 대한항공 측은 사회적·경제적 약자인 피해자 측이 지칠 때만 기다리겠다는 심사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피해자 측은 큰 보상도 치료도 요구하지 않았다. 사고 후 위로의 말이나 사과와 함께 최소한의 피해 보상과 치료 등을 해줬다면 이렇게 섭섭해 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피해자 측은 커피를 쏟은 승무원이나 상사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
기자도 이런 사실과 함께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200만 원은 너무 적다는 것을 대한항공 측에 전달했고, 대한항공 측도 성의를 다해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런데 100일이 넘도록 별다른 연락도 없이 시간을 끄는 이유는 도대체 무슨 배짱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물론 그동안 서로의 시간이 맞지 않았거나 의사소통이 잘 안됐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해결의지가 없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게 아닌가 하는 쪽으로 생각이 기운다.
대한항공 측에선 그동안의 선례나 내부 규정 운운 할 수 있다. 그러나 학업과 생업, 외부활동을 하지 못했던 피해자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려고 해 봤는지 묻고 싶다.
다행히도 얼마 전 대한항공 관계자가 연락을 취해왔다니 통큰 해결을 기대해 본다.
<환경미디어 박원정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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