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기후변화는 ‘냄비 속 개구리?’…인류 건강 및 의식주에 ‘직격탄’

기후변화로 인한 삶의 변화들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9-12-30 10: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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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디어= 김명화 기자] 강우량 변화, 해수면 상승, 가뭄 발생 등 풍수해뿐만 아니라 꽃의 개화 시기가 빨라지고 한강의 결빙일수가 달라지는 등 기후변화 영향이 현실화하고 있다. 환경의 변화로 인한 우리 삶의 전반적인 변화 중에서 의식주 및 건강에 미치는 영향 몇 가지에 대해 짚어본다.

어획량과 경작물 감소
가장 중요한 식탁의 변화가 시작됐다. 열대지방의 해안가에 사는 사람들은 수온이 올라가면서 어획량의 감소를 체험하고 있다. 밭작물의 변화도 심각하다. 옥수수와 밀 같은 주요 경작물의 생산량도 감소하는 추세이다. 태풍이나 가뭄 같은 극심한 기후 현상의 빈도나 강도가 증가하면서 전 세계 경작지와 농민들, 특히 단일 작물경작에 의존하는 지역의 경우 직격탄을 맞고 있다.


▲ 커피나무
케냐의 경우 지난 2008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강수량이 줄고 동시에 연료비마저 높아진 상황 속에서 옥수수 가격은 60% 가까이 치솟았다. 이로 인해 약 500만 명이 식량 수급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 과정에서 케냐 사회의 구조가 흔들리면서 폭동마저 일어났다. 단순히 케냐의 경우에 국한된 사례가 아님은 식량문제가 단순히 먹고사는 문제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이는 줄어드는 어획량과 농산물의 경작량에서도 짐작할 수 있는데, 부유한 국가에서도 식자재 가격이 점차 오르고 급기야는 일상생활에서 사라져 가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직접적인 체감이 어려운 경우에도 서서히 진행되는 가운데 결국에는 우리의 식탁에서 사라질 농작물로 인한 식생활에는 커다란 구멍이 생겨날 것이란 짐작은 어렵지 않다는 사실이다.

 

사라지는 음식
현대경제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8년 한국 성인 1인당 연간 353잔의 커피를 마신다. 세계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이 132잔이라는 통계에 비춰볼 때 3배 가까운 수치다. 그야말로 한국은 커피공화국이라는 얘기가 허투루 나온 말이 아니다. 그러나 석유처럼 커피 보유량을 체크하며 국가적으로 커피 소비를 조절해야 하는 때가 올지도 모른다. 전 세계 하루 커피 소비량은 20억 잔이 넘고 매해 그 양이 증가하는 추세에 비하면 기후변화로 커피 수확량이 줄고 있기 때문.  


커피는 15~24℃의 선선한 기후에 풍부한 강수량을 필요로 하며 고온에서는 병충해를 입기 쉬워 고지대를 선호하는 예민한 작물이다. 브라질,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베트남 등 적도지역을 중심으로 커피가 자라는 일명, ‘커피 체인’이 형성된 것도 바로 기후적 영향 때문이다.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연구결과(2017년)에 따르면 이대로 평균 지표 온도가 2도 이상 높아질 경우 중남미에서 생산되는 커피의 양이 최대 88%까지 줄어들고, 2040년에는 아라비카 커피 종은 멸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호주의 기후학회는 2080년에는 사실상 커피가 멸종할 것이라는 보고를 내놓았다.


사과나무도 세계 곳곳에서 개화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어 저온 환경에 더 취약해지고 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기온 상승으로 인해 수확량 감소와 과육의 품질 하락이 예상되며 경작 가능 지역 또한 크게 변할 것이란 보고가 나왔다.


세계 도처에서 가뭄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는 가운데 미국 주요 농작물들의 20% 정도를 생산하는 캘리포니아 지역은 큰 타격을 맞고 있다. 과학자들은 옥수수, 밀과 쌀 등 주요 작물들이 기온 상승으로 수확량이 줄고, 이로 인해 특히 빈국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 전망한다. 작물 생산 가능 지역이 기온이 낮은 곳으로 점차 이동함에 따라, 아프리카의 사하라 남부 지역 같은 열대지방에서는 전혀 농사를 지을 수 없는 형편에 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와인 같은 경우는 무엇보다 지역의 문제가 중요하다는 걸 프랑스 보르도 지방이나 이탈리아의 키안티, 캘리포니아 소노마 지역의 농민들은 잘 알고 있다. 기후변화로 포도 재배가 가능한 지역 또한 변화할 것이 예측되면서 프랑스의 와인 생산업자들은 미래 대비책으로 영국 남부 지방의 땅을 사들이고 있다. 고온으로 인한 열 스트레스는 젖소가 우유를 생산할 수 있는 양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해수면 온도의 상승으로 어류들은 한류가 있는 곳을 찾아 떠나고 오랜 생활 어업에 의존해왔던 지역 사회를 와해시킬 정도로 영향을 미친다.


또 세계 초콜릿 원료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는 아프리카 서부의 가나와 아이보리 코스트 등지의 국가들에서 코코아 생산량이 고온현상으로 인한 공급량의 감소가 현실화하고 있어 코코아 경작에 의존하는 농민들 삶의 기반이 무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각종 질병과 전염병에 노출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온은 인류의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화석 연료를 태우면서 이산화탄소와 같이 열을 가두는 가스들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고 있다. 이것이 기류의 흐름을 왜곡시켜 인류는 점점 더 극단적인 기온에 자주 노출되고 있다. 따라서 과거보다 더 변화된 환경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에 자주 노출하게 되면서 전염병 확산에 내몰리고 있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를 겪는 인류를 ‘뜨거운 물 속의 개구리’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이는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 안에 사는 인류의 재난 불감증에 대한 경고인 셈이다.


북극의 해빙은 33년 만에 절반 이상이 줄었고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모두 녹을 거라는 게 학자들의 연구로 가시화하고 있다. 수만 년 동안 얼어 있던 빙하가 녹고,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바다에 잠기는 섬나라도 있다. 급격한 기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생물은 멸종 위기를 겪고 있다. 또 강수의 패턴이 변화하면서 가무는 곳은 더 가물고 비가 많이 오는 곳은 더 많이 오게 되어 사막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사막화로 인해 아프리카에서는 오염된 물과 음식을 먹고 설상성 질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설사성 질병에는 콜레라, 장티푸스, 이질, 식중독 등이 있는데 5세 미만 어린이의 사망 원인 2위이기도 하다.

 

▲ <표1>
모기는 말라리아, 뎅기열,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등 전염병을 옮기는 매개체이기 때문에 기온이 오르고 강수의 패턴에 민감하다. 특히 기온이 높아지면 모기의 알이 일찍 부화하고 살아남을 확률도 높아진다. 습하면 번식과 생존에 유리하고 비가 적게 오면 바닥에 더러운 물이 고여 서식지가 늘어난다. 말라리아로 고통받는 나라는 100여 개국에 달하는데, 매년 평균 2~3억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그중 100만 명 가깝게 사망한다.

폭염으로 인한 열질환
온난화로 인한 폭염은 탈진, 열경련 등 열 관련 질환뿐 아니라 심장 질환, 고혈압, 호흡기 질환 등을 악화시킬 수 있고,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2003년 유럽에서는 기온이 40도가 넘는 폭염으로 약 3만5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낮시간대의 지표 온도는 2001년보다 10도 안팎으로 올라갔다.


▲ <표2>
황사나 기후변화로 오존이나 미세먼지, 황사 같은 대기 오염물질이 늘어나면서 세계 각국에서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 비염, 천식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 증가하고 있다. 꽃가루와 곰팡이 포자와 같은 알러지 유발 물질 증가는 알레르기, 만성 폐쇄성 폐질환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2007년에 약 180만 명의 미국인이 이 때문에 천식으로 응급실에 호송되었고 3500명이 사망했다. 미국뿐만이 아니라, 벨기에, 아일랜드와 네덜란드에서도 오존 레벨과 온도 상승에 의한 사망의 수가 늘고 있다.


매년 식중독은 3000명의 미국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4800만 명을 병들게 한다. 일례로써, 온도 상승은 살모넬라로 인한 식중독 사례를 훨씬 더 빈번하게 만들 수 있다. 높은 온도는 또한 어패류를 감염시키는 조류 대증식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여성건강에도 영향
미국 인구 조사국(United States Census Bureau)에 따르면, 50.8%의 미국인이 여성이다. 기후 현실 지도자이며 건강 전문가인 브루스 베카(Bruce Bekkar), 수잔 파체코(Susan Pacheco)가 연구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가 사춘기 소녀들에게는 천식 증가, 중년기 여성에게 폐암과 심장병, 노인 여성들에게 심장마비, 뇌졸중과 치매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특히 임신부들에 관한 것들이다. 평생 영향을 주는 미숙아, 저 체중 출산 같은 유해 임신 또는 사산은 더위와 대기 오염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주립대 알바니캠퍼스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미국 신생아들의 선천성심장결함(CHD)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미국심장협회저널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인한 미국의 기온상승 예측과 이로 인해 산모들이 고온에 노출될 확률을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연구진은 임신 초기인 여성,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여성, 심혈관 및 폐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은 고온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2019.01) 특히 연구진은 아칸소, 텍사스, 캘리포니아, 아이오와,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뉴욕, 유타 등 8개 주에서는 앞으로 11년 동안 CHD를 지니고 태어나는 신생아가 7000명가량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CHD는 미국 신생아들에서 발생률이 높은 선천성 질환으로 매년 약 4만명가량이 이 질환에 걸린 채 태어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뉴욕주립대 알바니캠퍼스 샤오 린 교수는 “의사들은 임신한 여성,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여성들과 상담할 때 임신 후 가장 중요한 시기인 3~8주 가량은 폭염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 조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존 연구들에서는 산모가 폭염에 노출되었을 때와 태아 심장의 결함 사이의 연관성이 발견된 바 있지만 이런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에 대한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동물 연구에서는 높은 기온이 태아 세포의 죽음을 유발하거나 태아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열에 민감한 단백질의 작용을 방해할 수 있음이 확인된 바 있다.

인간 비용 초래
우리 모두는 탄소 오염이 기후변화와 거대한 태풍, 타이푼 및 다년에 걸친 가뭄과 같은 극단적인 기상 현상을 주도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단지 몇 가지만 나열하자면, 이러한 기상 현상들은 재건과 구호, 보험료 상승, 가전 수리비용 등 우리에게 매년 수십 또는 수백억 달러와 같이 많은 비용을 야기한다. 하지만 다수의 사람들은 기후변화가 우리의 건강에도 매우 큰 부담을 준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과학자들과 보건 당국은 기상 현상이 야기하는 위험에 대해서 점점 주목하고 경고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의학 저널 중 하나인 Lancet은 최근에 기후 변화를 “21세기의 글로벌 건강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칭하는 사설을 게재했다. 이러한 평가와 함께, 한 연구는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일어난 단 여섯 개의 기후변화 관련 사건들이 약 14억 달러의 잃어버린 삶과 건강 비용을 초래했다고 추정했다. 이 숫자와 통계는 엄청나지만 극히 일부일 뿐이다.


기후변화는 달러와 센트로 계산할 수 있는 경제적 비용뿐만 아니라 우리의 소중한 가족, 친구, 지역 사회의 건강과 행복에 의해 측정되는 인간 비용 또한 초래한다. 탄소 오염이 대기 중에 계속 증가함으로써 해수면 상승과 해수면 온도 상승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후변화가 우리의 건강에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사이트: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한 앨 고어 국제환경보호운동 NGO단체 기후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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