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문화로 보는 성(性) 인문학 시리즈
유사이래, 생명의 탄생 이래 성(性)은 영원한 화두가 되고 있다. 신비로움, 호기심, 생리적 욕구의 중심에 있다. 개인의 삶도, 나라의 역사도, 인류의 문화도 밑바탕에는 성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이정택 후후한의원장이 영원한 테마, 성을 인문학 시리즈로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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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택의 성(性)으로 본 인문학
<62>사랑의 화학과 경제학, 그리고 생물학
인간과 동물의 차이는 ‘생각’에 있다 인간은 생각을 하고, 도구를 만들고, 불을 사용하면서 문명을 발전시켰다. 문화생활을 하는 인간은 성생활도 종족 보존을 뛰어넘어 즐거움으로 승화시켰다. 성을 2세 생산의 목적 외에 유희로써, 교감으로써, 소통으로써 즐긴다. 1년 365일 스킨십 하고, 관계할 수 있는 지구상 유일한 존재다. 이에 비해 동물은 발정기에만 수컷과 암컷이 한 몸이 된다.
남녀 사이의 중요한 소통과 교감 통로인 인간의 성에는 세 가지 법칙이 존재한다. 화학의 질량보존 법칙, 경제학의 한계효용 법칙, 생물학의 용불용설이다.
먼저, 질량보존의 법칙이다. 프랑스의 화학자 라부아지에(Lavoisier)가 발견한 이 법칙은 질량불변의 법칙이다. 화학 작용에서 반응 물질의 총 질량은 반응 후 물질 총량과 같다는 것이다. 인간의 성도 무제한이 아니다. 평생 쓸 수 있는 양은 대략 한정되어 있다. 다만 몸을 관리하는 정도에 따라 융통성이 있다. 큰 범위는 화학 방정식처럼 균일하지만 작은 틀 안에서는 양의 증감이 있다.
동의보감 정문에는 ‘정의신본(精爲身本) 정의비밀(精宜秘密)’ 구절이 있다. 정(精)은 성 호르몬을 포함한 몸과 마음의 기운, 활동력이다. 이 에너지 물질이 몸의 근본이기에 굳게 지키라는 의미다. 비밀스럽게 간직해야 하는 이유는 무한정 생산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동의보감은 구체적으로 마흔 살을 주목했다. ‘인간은 마흔 살이 되기 전에는 정을 많이 사용한다. 문득 마흔이 넘으면 기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이는 한정된 정(精)을 젊은 나이에 대량 소비하면 나이 들어 쓸 게 없음을 지적한 것이다.
둘째, 한계효용의 법칙이다. 경제학 용어에서 한계는 ‘추가 한다’는 뜻이다. 일정 기간 동안 소비되는 재화의 수량이 많을수록 재화가 추가돼 얻는 효용은 점점 줄어든다는 법칙이다.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처음 사용 때의 만족도를 뒤이어 사용할 때에는 미치지 못함을 의미한다. 이성을 사귈 때 첫 만남의 설렘이 최고로 강렬하다. 그 뒤의 만남은 처음의 흥분과 희열에 미치기 쉽지 않다. 또 오랜 시간이 되면 권태기에 빠진다.
처음 사랑의 스파크가 일 때는 바라만 보아도, 손만 잡아도 짜릿하다. 하지만 서로를 알게 될 수록 신비감과 긴장감이 떨어진다. 연구마다 다르지만 대략 사랑의 유효기간은 1년~3년이다. 이 기간이 지나면 감정에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적용돼 애착이 데면데면으로 바뀐다.
권태기는 남자 쪽이 더 강한 편이다. 종족보존 본능의 개념으로 볼 때 남자는 많은 곳에 유전자를 퍼트리려는 존재로 진화한 까닭이다. 그러나 사람은 문화를 형성했다. 문명사회의 지속적 부부관계는 본능을 참고 이성적으로 판단할 때 가능하다. 열정과 호기심의 연애 그래프를 믿음과 포근함으로 다시 그리는 단계가 인류가 추구해온 바람직한 남녀관계 문화다.
셋째, 용불용설이다. 프랑스 진화론자 J.라마르크의 주장이다. 자주 쓰는 기관은 발달하고 그렇지 않은 기관은 퇴화한다는 학설이다. 다윈의 자연선택설과 같은 맥락이다. 라마르크나 다윈의 생각은 ‘생물은 환경에 적응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인간의 성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들어 사용하지 않으면 더 퇴화한다. 계속 사용하면 퇴화의 속도가 늦춰진다. 큰 범위의 용불용설에 부합한다.
인간의 성은 성장기, 장년기, 종식기로 신생 성장 사멸한다. 태어나 이성에 눈뜨는 게 성장기이고, 왕성하게 즐기는 때는 장년기이고, 성의 기능이 끝난 때가 종식기다. 그런데 몸 관리를 잘하면 성의 장년기를 길게 할 수 있다. 계속 사용하려면 체력이 필수다. 체력관리는 무엇보다 규칙적인 운동이 좋다. 과도한 스트레스도 금물이다.
또 섭생도 중요하다. 동의보감에서는 ‘단능담식곡미(但能淡食穀味) 최능양정(最能養精)으로 표현했다. 담백한 5곡 섭취가 스태미너를 최고로 기른다는 것이다. 맵고, 짜고, 기름진 음식 대신 잡곡 위주의 담백한 식단이 정력음식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남성호르몬인 테스트스테론 분비에 도움이 되는 아르기닌, 아연 등의 무기질 성분이 포함된 음식을 먹는 것도 활력 넘치는 인생으로 안내하는 방법이다.
글쓴이 이정택
후후한의원 원장으로 경희한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성의학계에서 시선이 집중되는 한의사로 2013년에 조루증치료 한약 조성물인 기연탕을 특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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