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법으로 본 토끼와 닭의 물건

이정택의 성(性)으로 본 인문학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6-04-11 10: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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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문화로 보는 성(性) 인문학 시리즈


​​유사이래, 생명의 탄생 이래 성(性)은 영원한 화두가 되고 있다. 신비로움, 호기심, 생리적 욕구의 중심에 있다. 개인의 삶도, 나라의 역사도, 인류의 문화도 밑바탕에는 성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이정택 후후한의원장이 영원한 테마, 성을 인문학 시리즈로 연재한다.  

      

이정택의 성(性)으로 본 인문학


<42> 은유법으로 본 토끼와 닭의 물건


우리말은 운치가 있다. 은유법 덕분이다. 직유법이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을 곧바로 설명하는 데 비해 은유법은 다른 대상에 빗대 표현한다. 희망을 꿈으로 이야기 하고, 우직한 사람을 소로 설명하는 게 은유법이다. 참신한 비유인 은유는 문학작품이나 문장에서 생명력을 더하는 감초와 같다. 피천득은 수필을 푸른빛의 벼루, 청초한 난, 고아한 학, 몸맵시 날렵한 여인에 비유하고 있다.

은유는 내밀한 용어의 대체로도 적합하다. 남성 성기를 ‘물건’, 여성 성기를 ‘조개’라고 표현한다. 직접적인 단어를 쓰지 않고도 의미를 알 수 있다. 남자의 물건은 관념적으로 남자의 그것으로 생각하는 이가 많다. 이를 역이용해 마케팅 하는 기법도 있다. 일단 ‘물건’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시선을 끄는 기법이다.


상당수 남성의 고민이 조루다. 여성이 절정감을 느끼기 전에 사정하는 게 조루다. 킨제이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 75%가 2분 이내에 사랑을 끝낸다. 개인차와 전희 등의 여러 변수가 있지만 여성이 성적 만족감을 느끼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시간이다. 남성 상당수가 잠재적 조루 요인이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남성의 떨어지는 성 능력을 빗댈 때 토끼와 닭이 등장한다. 조루라는 직설법을 쓰면 고상한 체면이 다소 손상되는 느낌이다. 이때 토끼나 닭이라고 하면 뜻이 통한다. 토끼의 사랑 시간은 불과 5초 내외다. 토끼의 5초 사랑은 자연의 섭리다. 토끼가 맹수의 위협 속에서 종을 번식시키는 데 적합하게 선택 진화한 것이다. 따라서 토끼의 입장에서 조루 대명사로 통하는 게 기분 좋을 리는 없다.


닭도 사람의 조루에 거론되는 게 유쾌할 수는 없다. 옛사람은 조루를 계정(鷄精)이라고 했다. 수탉이 암탉의 등에 올라감과 동시에 사랑이 끝난다는 표현이다. 그러면서도 여러 암탉과 사랑을 나눈다. 사람도 한 명이 아닌 여러 이성에 관심을 보인다. 다만 사회적 관계를 위해 억제하는 이성이 있다.


닭의 번식을 위한 교미에 사람의 잣대를 대는 것은 지극히 불합리하다. 닭의 음경은 인간과 다르다. 인간은 사회적 관계, 소통 측면에서 음경이 발달해왔다. 반면 닭은 음경이 퇴화해 왔다. 수만 년에 걸친 퇴화로 이제는 흔적만 남은 정도다.


전문적인 감각이 필요한 직업 중 하나가 병아리 감별사다. 병아리의 암수를 구분하는 직업인데, 학원에서 1년 이상 교육을 받아야 가능한 전문인이다. 게다가 현장교육과 실습도 오랜 기간 거쳐야 실력 있는 감별사로 인정받을 수 있다. 병아리 감별사 되기가 어려운 이유는 눈으로는 암수를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랜 경험을 쌓아야, 감각으로 성별을 구분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닭의 음경이 거의 퇴화돼 특징 구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물건이 거의 표 나지 않으면 파트너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수탉은 암탉의 질에 넣을 물건이 사실상 없다. 암수가 배설강을 접합해 관계를 가져야 한다. 이런 짝짓기로 수탉의 정자를 암탉에 보낸다. 그렇다면 닭은 왜 음경이 소실됐을까. 학자들은 다면발현효과(pleiotropic effect)로 추정한다. 다면발현은 한 개의 유전자에 의하여 두 개 이상의 형질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 유전자가 다면발현 유전자(pleiotropic gene)이고, 이 영향이 다면적효과(pleiotropic effect)다.


유전자 발현은 꼭 유리한 방향으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닭의 생식기는 자연선택에 불리한 방향으로 나타난 것이다. 닭의 형태특성은 Bmp4 유전자 영향을 받는다. 세포의 사멸을 관장하는 유전자로 닭의 발생과정에서 음경으로 자랄 세포를 죽이는 역할을 한다. 그 결과 물건이 퇴화한 것이다. 인간은 흔적만 남은 수탉의 음경을 사람의 행위에 비유한 것이다. 비유 자체가 성립할 수 없는 조건인데 겉 행위로만 판단한 느낌이다. 닭은 조루가 돼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쾌감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문제 소지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조루의 원인을 중추성 사정조절장애, 생식기의 염증성 반응에 의한 사정조절장애 등 다양한 이유로 풀이한다. 처방도 전체 균형을 중시하는 가운데 증상을 해소하는 방법을 쓴다.


조루 치료에 접근하는 가장 단순한 형태가 흐르지 못하게 막거나, 단순히 음경을 둔감하게 하는 노력이다.동의보감에는서는 짧은 소견의 진단을 경계한다. “서투른 의사들은 울체(鬱滯-막혀서 정체된 현상)와 관련된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단지 삽제(澁劑)를 써서 정액이 나가는 것을 막으려고만 한다. 그것을 막으면 막을수록 울체가 더욱 심해지며 그 병이 오히려 더해진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글쓴이 이정택
후후한의원 원장으로 경희한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성의학계에서 시선이 집중되는 한의사로 2013년에 조루증치료 한약 조성물인 기연탕을 특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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