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의 글로벌 문화와 남성의 능력

이정택의 성(性)으로 본 인문학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6-07-14 10: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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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문화로 보는 성(性) 인문학 시리즈


​​유사이래, 생명의 탄생 이래 성(性)은 영원한 화두가 되고 있다. 신비로움, 호기심, 생리적 욕구의 중심에 있다. 개인의 삶도, 나라의 역사도, 인류의 문화도 밑바탕에는 성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이정택 후후한의원장이 영원한 테마, 성을 인문학 시리즈로 연재한다.    

 
이정택의 성(性)으로 본 인문학

 

<64>코의 글로벌 문화와 남성의 능력


얼굴에서 정중앙에 위치하고 튀어나온 게 코다. 다른 얼굴의 기관은 파인 데 비해 코만 솟아난 것이다. 코는 얼굴의 윤곽을 분명히 하고, 이미지를 확실하게 결정한다. 그렇기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코에 대한 관심이 깊다. 코를 통해 옷에 가려 있는 신체 부위도 추측한다. 코에 대한 동서양 인식의 공통점은 ‘성(性)’과의 연관성 추론이다. 코의 형태나 길이를 인간의 성적 기능, 출산과 연결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우리 문화에는 코 숭배사상이 있다. 돌부처를 비롯한 석상의 많은 코가 부드러워져 있다. 자녀 생산, 아들 출산을 바라는 여인들이 석상의 코를 만지며 기도한 까닭이다. 또 코가 크면 남성의 중요부분도 크다는 속설도 있다. 서양에서는 코의 길이와 여성의 그것을 견주어 생각했다. 마릴린 먼로는 입술을 안으로 넣으면서 대화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 경우 코가 작고 가늘게 보이는 착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심리학자 오베르도르프는 유년기 성욕과 코를 연결하는 연구를 했다. 그는 유년기에는 코가 성기와 같은 기능을 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의사이자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코에 자신이 없었다. 알러지 비염 증세에 시달린 그는 코카인으로 치료를 하다 부비동염으로 수술을 했다. 그러나 코카인 흡입을 멈추지 않아 결국 코와 입이 거의 붙은 상태가 되었다. 병원에 누운 그를 나치가 알아보지 못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프로이트의 영향을 받은 20세기 초반의 미국 정신분석학자들은 사람의 주요한 행위와 심리, 치료법을 코에서 찾기도 했다. 이비인후과 의사인 에밀 마이어는 생리통에 버거워하는 여성에게 코 밑에 코카인을 바르는 처방을 했다.
코를 성적 능력과 연계시키는 시도는 얼굴 이미지로 해석할 수 있다. 얼굴의 중심인 코가 크고 잘 생겼으면 미남으로 보인다. 자신감도 넘치고, 힘도 용솟음 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반면 여성은 코가 크고 높은 것 보다는 길면서 오밀조밀한 게 섬세한 아기자기하게 보인다.

그런데 동양의 의서인 동의보감에서는 코와 성적인 능력은 다루지 않았다. 즉 무관하게 본 것이다. 동의보감은 코를 ‘좋은 기운이 들어가는 통로’로 풀이했다. 도가의 경서인 황정경에 소개된 ‘코를 잘 통하게 해야 코로 드나드는 기운이 단전으로 들어 간다'고 설명했다. 의학적 기능은 소화기관인 비위나 호흡기관인 폐와의 연관성으로 살피고 있다. 코와 피부의 상태를 보아 비위, 폐의 건강 상태를 파악했다.


전통시대 의학에서는 코의 크기와 남성의 크기, 남성의 능력과는 관련을 두지 않은 것이다. 코를 호흡기관으로 인식하고, 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생각했다. 그렇기에 남성의 시원하고 큰 코에서 리더십을 읽었고, 여성의 오목하고 가지런한 코에서 아름다움을 떠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간에서는 코와 성의 속설이 끊이지 않았다. 의사의 생각과 민간의 인식이 일치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보여주는 조선 후기의 민담 한 편이다.


과거시험을 앞둔 선비가 책을 열심히 읽었다. 문장을 출제 가능성 상중하에 따라 적색 동그라미, 적색 점, 적색 밑줄로 분류했다. 또 이해하지 못한 문장에는 종이를 붙였다. 선비가 책을 읽다가 잠들었다. 붉은 색 붓을 든 아내가 남편의 심벌 끝에 동그라미를 치고, 음낭에 점을 찍고, 코끝에 종이를 붙였다. 잠은 깬 남편이 짜증을 내자 아내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물건 끝은 크고 힘차서 동그라미이고, 음낭은 있으나 마나해서 점이오."


선비가 물었다. "왜 코끝에는 종이를 붙였소." 아내가 미소 지며 설명했다. “코가 크면 그곳이 크다고 합니다. 그런데 낭군은 코가 작은데도 그것이 크고 묵직합니다. 이해가 안 돼 종이를 붙였습니다.”


글쓴이 이정택
후후한의원 원장으로 경희한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성의학계에서 시선이 집중되는 한의사로 2013년에 조루증치료 한약 조성물인 기연탕을 특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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